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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상] 명문가의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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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상] 명문가의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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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12월 12일
쪽수, 무게, 크기 267쪽 | 490g | 150*225*20mm
ISBN13 9788956253428
ISBN10 8956253420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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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석한남
한문과 고서화를 독학해 약 3만 자 정도의 고문 문장을 외우고, 초서로 쓴 옛 편지 1천여 편과 고서를 탈초(脫草), 번역했다. 특히 『논어』, 『맹자』, 『중용』, 『대학』 등 사서(四書)에 능하다.

2008년부터 국민대학교, 예술의전당, 추사박물관, 단재 신채호 기념회, 육군박물관, 소암기념관 등에서 고서화 전시 자문을 맡았다. 대형 법률사무소와 기업체, 미술 교육기관, 공무원 연수원 등에서 사서, 장자, 공자, 우리 옛 글씨와 그림을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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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역사는 통치의 역사다. 우리가 배운 역사는 통치 행위를 전제로 사실을 기술하고 그 가치를 평가한 기록이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역사 기록 속에는 백성의 소리가 생략되거나 감추어져 있다.
타락한 통치자들의 폭정과 벼슬아치들의 가렴주구, 참을 수 없는 굶주림을 견디다 못해 목숨을 내어놓고 저항했던 민중운동은 민란과 역모라는 작은 카테고리에 갇혀 있다. 그러나 변덕스러움과 분노조절장애, 심지어 잔인성으로 일그러진 임금이 백성을 공포로 몰아넣고 폭정과 전횡을 일삼아도 이것은 왕권 강화로 미화되거나 적어도 통치 행위의 한 행태로 정의되어 그 시대 역사의 주된 관심사로 분류되고 있다.
백성들에게는 통치 주체를 선택할 권리가 허락되지 않았고, 조선이 통치 이념으로 삼은 성리학에선 왕에 대한 무조건적인 충성이 종교적 가치와 맞먹는 윤리 규범으로 굳어버린 것이다.”
?「책을 펴내며」중에서

“조선 사회의 매카시즘, 사문난적(斯文亂賊)
성리학의 사상과 예론(禮論)에 조금이라도 다른 의견을 내는 사람은 예외 없이 나라와 사회를 어지럽히는 도적으로 인식되고 공격 대상이 되었다. 조선시대에 충(忠)과 역(逆)의 평가는 권력을 잡은 사람의 입장과 심기에 달렸으며 개인의 부침과 가문의 영욕은 통치 주체의 결정에 좌우될 수밖에 없었다. 유교의 사상적 토대 위에 형성된 성리학은 정치와 역사 상황이 판이한 조선과는 애당초 어울리지 않는 것이었다.
…신중한 선비들은 편지에서도 절제된 언어로 속내를 숨겼다. 당대 사대부의 심경을 제대로 살피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다행히 이들이 남긴 유려한 문장, 한두 쪽 서간에 내로라하는 당대 선비들의 생각과 철학, 나라에 대한 충성과 염려, 선비로 살면서 겪은 갈등 등 인간적인 목소리가 묻어난다. 후학들이 이들의 삶을 다소나마 엿볼 수 있는 것만 해도 고마운 일이다.”
---「성리학에는 공자가 없다」중에서

“부친상을 당한 신 생원께
누인 시열은 머리 숙여 재배하고 아룁니다. 선친의 부음을 받고 놀라움과 슬픔으로 견딜 수 없습니다.
귀양살이를 하게 되면서 인사에 관계된 일도 감히 평소에 비할 수 없으며, 삼가 서신으로 위로하는 일조차도 감히 생각할 수 없었는데, 홀연히 파발 편으로 편지를 먼저 보내셔서 위리안치되어 죄를 기다리는 이 몸의 안부를 물어주시니 무척 부끄럽고 송구스러워 마음을 가눌 수 없습니다.
선장께서 후학을 버리심이 우리 유학의 운수와 기운에 관련되어 있으니, 또한 어쩌면 좋겠습니까. 아우님의 재주도 뛰어나지만 그 뒤를 따를 수는 있겠습니까? 돌아가신 분은 가신 것이고 남은 부인과 아이들을 생각하니 참으로 슬퍼서 눈물만 납니다.
저는 풍토병으로 아침저녁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어, 장차 임금님의 호생의 은혜에 보답할 길이 없으니 가슴 아플 뿐입니다. 이전에 매번 달력을 올려드렸습니다만, 옛 뜻을 갑자기 접을 수 없어 한 부 올립니다. 저의 서글픈 마음은 헤아려지시지요. 만나서 위로할 길 없으니 오로지 슬픔을 참으시고 잘 적응하셔서 먼 곳에 있는 저의 바람에 부응하시기만 바랄 뿐입니다.
이만 줄입니다. 슬픔 속에서일망정 살펴주시기 바라며 답장을 올립니다.”
1676년 1월 14일, 신 생원 상가에 누인 송시열 올림
---「성리학에는 공자가 없다」중에서

“지금 『주자대전서』를 읽고 계시다는데 이 공부는 매우 광대하여 다 읽기 어렵습니다. 빨리 끝마치려 하면 마음만 앞서 겉핥기에 머물기 쉽습니다. 반드시 제 조언을 받아들여 긴 세월을 기약함이 어떠신지요.
백종도 근래 이 책을 읽다가 과거 때문에 자주 책을 덮었습니다. 비록 바로 놓아버리지 않고, 또 실제 공부에 전념한다고 하더라도 여력으로 과거에 응시하는 일은 무척 어렵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본디 이런 생각이 있지도 않으니 어찌 힘써 공부한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유찬기가 접때 와서 『계몽약해대의』를 받아갔습니다. 오 서방이 어려움을 당하고 있으나 잘 버티고 있습니다. 그러나 손자아이들이 기댈 곳이 없으니 매우 가련할 뿐입니다.
석이버섯과 죽순을 보내주셔서 고맙고 고맙습니다.
이만 줄입니다. 남은 섣달, 하늘의 보살피심이 있길 빕니다.”
1704년 12월 18일, 죄인 창협
---「성리학에는 공자가 없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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