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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번 산 고양이 백꼬선생 3~4권 세트

백 번 산 고양이 백꼬선생 3~4권 세트

[ 전2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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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번 산 고양이 백꼬선생 3』

태주는 백꼬선생이 캣폰에 한눈팔고 있을 때 『꿀돼지 책』을 꺼내 들고 표지에 있는 돼지의 눈을 꾹 눌렀다. 그러자 양손에 음식을 들고서 냠냠대는 돼지가 뿅 나타났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나는 그냥 돼지 아니고 꿀돼지. 아, 근데 나 식사 중일 때 불러내는 거 싫어하는 돼지. 꿀 꿀꿀~, 지금은 안 되지. 나중에 다시 부르면 되지.”
백꼬선생은 당황해서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 p.21

태주는 수업이 끝나고 학원에 가기 전에 다모아 문구점에 들렀다. 물건들이 서로 자기를 선택해 달라고 아우성을 쳤다. 캐릭터 열쇠고리, 슬라임, 머리핀, 다이어리 꾸미기 스티커……. 태주는 물건을 집었다 놓기를 수없이 반복했다. 한 시간이 훌쩍 지났다. 학원 갈 시간이 바짝 다가왔다. 한숨을 푹 쉬는데 때마침 진주알이 박혀 있는 머리띠가 눈에 쏙 들어왔다. 영롱하게 반짝반짝 빛났다. 유민이가 이 머리띠를 하고 기뻐하는 모습을 상상하자 세상이 환해졌다.
태주는 점퍼 안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그런데 있어야 할 이만 원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가슴이 쿵 내려앉았다. 얼굴이 벌게지고 진땀이 났다. 머릿속이 하얬다. 순간 실망하는 유민이의 얼굴이 떠올랐다. 태주는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그러고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형들 몇 명이 낄낄거리며 장난을 치고 있었고, 애들 몇 명은 물건값을 계산하고 있었다. 태주는 심장이 펄떡펄떡 뛰었다.
잠시 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문구점 밖이었고 주머니에 넣은 손아귀에 땀이 났다. 머리띠가 만져졌다. 태주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무작정 달음질쳤다.
--- p.27~28

참, 녀석들이 사과하면 받아 줄 용의는 있음?”
“절대 용서 안 해. 나쁜 짓 하면 벌 받는 게 당연해.”
백꼬선생은 잠시 뜸을 들이다가 말했다.
“꼬마 인간 네가 그런 말 할 자격이 되나 모르겠음.”
“내가 왜?”
“코 묻은 고양이가 똥 묻은 고양이 나무란다는 속담 있음. 아무리 상대적으로 잘못이 작다 하더라도 스스로 떳떳한지 한번 돌아보라는 뜻임.”
백꼬선생 말에 태주는 뒤통수를 맞고 돌부리에 걸려 자빠진 기분이었다. 그동안 형들한테 복수하느라 자기가 얼마나 큰 잘못을 저질렀는지는 잊고 지냈다.
--- p.107

“‘어른 말 잘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라는 속담 알아?”
“우리 세계에선 어른 고양이 말만 잘 들으면 생쥐보다 안 큰다는 속담이 있음.”
“어쩌면 그게 맞는 말인지 모르겠다.”
--- p.111

『백 번 산 고양이 백꼬선생 4』

“근데 헐, 내가 공부를 지나치게 많이 해서 어떻게 됐나? 고양이가 말을 하네. 꿈이 꿈 같지 않게 생생하고.”
“꼬마 인간 네가 우주의 비밀을 다 안다고 착각하지 말길 바람.”

백꼬선생이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백꼬선생은 예나의 질문에 일일이 설명하는 게 귀찮아졌다. 어차피 처음엔 믿지도 않을 거였다.
--- pp.17~19

“나는 백꼬선생이 양보 안 하고 애하고 똑같이 구는 거 상당히 거북해. 나이도 먹을 만큼 먹었잖아.”

없는 셈 치라고 할 땐 언제고 벌써 사사건건 간섭이라니. 백꼬선생은 꼬북영감이 예나 편을 들자, 심기가 매우 불편했다. 예나는 꼬북영감이 마음에 들었다. 꼬북영감과 한편이 되면 독불장군 같은 백꼬선생 마음대로는 되지는 않을 것 같았다.“
--- p.28

“근데 무슨 공부를 그렇게까지 함? 꼬북영감님 말마따나 초등학생이면 잘 놀고 잘 먹고 그럼 되지 않음?”
“백꼬선생, 조선시대에서 왔어? 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
“조선시대 살아 본 적은 있음.”
“말을 말자, 말을 말아.”
--- p.54

“걱정하지 말고 일단 푹 자 두는 게 좋음. 내가 노력해 볼 생각임. 근데 너무 믿지는 말길 바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큼.”

백꼬선생은 까칠하지 않은 목소리로 소곤댔다. 그러고는 잠든 예나를 지그시 바라보다가 문을 열고 예나 오빠 방으로 들어갔다. 침대에 몸을 던지자마자 잠이 쏟아졌다.
--- p.61

그날 밤, 백꼬선생과 꼬북영감은 예나가 자고 있을 때 또 한 번 작전 회의를 했다. 도저히 백꼬선생 혼자 힘으로 감당할 수 없었다. 오랜 논의 끝에 백꼬선생의 의견에 꼬북영감이 아주아주 느리게 동의했다. 꼬북영감은 백꼬선생 그림책방이 있는 산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 산 정상에서 희미한 별빛을 모으기 시작했다. 이내 꼬북영감 몸에 열이 오르고 땀이 나기 시작했다. 얼마 뒤, 하늘에서 별빛이 내려와 꼬북영감의 몸으로 흡수되었다. 꼬북영감의 등껍질이 서서히 보랏빛으로 빛났다.
--- p.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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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냥하고 다정하고 친절한 성격이 좋다고? 그건 여러분이 뭘 몰라서 하는 얘기임. 남 눈치 안 보고, 제멋대로이고, 까칠하고, 천방지축인 성격에 한 번 빠지면 헤어 나오기가 힘들 것임. 게다가 그게 사람이 아니고 고양이면 출구는 없을 거임. 더 이상 설명하기 귀찮으니까 당장 읽으란 소리임. 야옹.
- 김여진 (서울 상신초 교사, 좋아서하는그림책연구회 운영진)
어린이 마음에 쏙쏙 들어갈 유쾌하고 통쾌한 이야기가 능청스럽고 까칠한 고양이 백꼬 선생과 함께 펼쳐진다. 읽다 보면 백꼬선생의 탁탁 끊는 목소리가 옆에서 들리는 듯하다. 알알이 반짝이는 웃음 포인트도 반갑다. 술술 읽히는 재미 만점 판타지 동화책!
- 문경민 (『열세 살 우리는』 저자)
일단 책을 펼쳐 읽으면 끝까지 달릴 수밖에 없는 재미가 가득하다. 그림 책방을 운영하는 고양이가 마법으로 인간 세계로 오간다. 못하는 것, 싫은 것보다 잘하는 것, 좋아하는 것을 떠올리게 하는 깊이도 있다. 그림책을 안다면 책이 더 좋아질 동화임이 확실하다.-
- 최고봉 (인제남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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