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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눈의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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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눈의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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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2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208쪽 | 334g | 152*195*12mm
ISBN13 9791167030962
ISBN10 1167030966
KC인증 kc마크 인증유형 : 적합성확인
인증번호 :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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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매자 :   stayy5   평점4점
  •  출간 20231227, 판형 152x195, 쪽수 208
  •  특이사항 : 특서 어린이문학 6-국내창작동화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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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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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씨 아저씨가 아버지 어깨를 움켜쥐었다. 아버지가 세차게 고개를 돌려 김 씨 아저씨를 노려보았다. 아버지의 초록색 눈동자와 김 씨 아저씨의 검은색 눈동자가 마주쳤다.
“도깨비 눈이 초록색이라지? 그래, 자네는 조선 도깨비인가? 북방 도깨비인가?”
김 씨 아저씨는 입꼬리를 씰룩거리며 아버지를 향해 기분 나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자네는 여전히…….”
아버지가 가까스로 입을 떼었다.
“오호, 조선말을 용케 하는 북방 도깨비셨네.”
김 씨 아저씨는 바닥에 떨어져 있는 지푸라기를 한 움큼 집어 들더니, 아버지를 향해 풀풀 날리기 시작했다. 아버지 머리와 어깨 위로 지푸라기가 흩날렸다. 지푸라기는 아버지 머리색과 비슷했다.
“북방 도깨비는 길에 머리카락을 흘리고 다니는가 보오?”
김 씨 아저씨는 신이 난 듯 말을 멈추지 않았다.
“어디 더 꼭꼭 숨어 봐. 그래도 머리카락 보인다 이거야.”
아버지는 커다란 눈을 끔뻑이며 떨어지는 지푸라기를 바라볼 뿐이었다. 아버지가 참고 있는 건 끝단이 때문이었다. 김 씨 아저씨 옆에서 이 모든 걸 다 지켜보고 있는 창기 때문이었다.
--- p.18~19

남만국에서 온 붉은 머리칼을 가진 초록 눈의 거인 ‘얀 벨테브레이’, 조선인이 되고 얻은 이름 박연. 그 거인과 결혼한 조선의 여인 그리고 그들 사이에서 태어난 장희와 양희. 양희는 어려서부터 사람들의 신기한 시선과 눈총을 동시에 받으며 자랐다. 하지만 양희는 그 말에 크게 신경을 쓰고 싶진 않았다. 팔도 두 개, 다리도 두 개, 눈도 두 개, 코랑 입술은 하나. 똑같은 사람인데 구별 짓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을수록 심심해지는 건 참을 수가 없었다. 또래 아이들은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볼 뿐, 가까이 다가오려 하지 않았다.
- 괜찮아. 나에겐 화약 공부가 동무나 마찬가지니까.
양희는 화약을 만드는 것에 더 정성을 쏟았다. 화약의 재료가 되는 두엄을 찾으러 정신없이 쏘다니다 보면 외로움도 사람들의 시선도 깡그리 잊어버릴 수 있었다.
--- p.61~62

“거봐. 네가 한 짓이잖아. 할머니도 방금 전에 누가 부엌에 몰래 들어갔다고 하셨거든.”
양희는 할머니가 설렁탕을 먹고 가라고 해서 들어온 것뿐이었다. 억울했다. 똑 부러지게 말하고 싶었지만 너무 당황해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당장 우리 집에서 나가. 또 찾아오면 그때는 혼쭐을 낼 테니 그리 알아!”
끝단이는 화를 내면서도 마음이 좋지 않았다. 자신과 비슷한 아이라 정이 갈 만도 한데 화가 누그러지지 않았다.
‘우리 같은 사람들은 더 똑바로 살아야 한다고. 저렇게 남의 집이나 뒤지고 다니면 돼? 저러고 또 어디서 사고라도 치면 다 같이 더 욕을 먹는 거라고.’
아버지는 끝단이, 끝동이에게 항상 언행을 똑바로 하고 다녀야 한다고 가르쳤다. 누구보다 더 올바르게 살아야 한다고 했다. 부엌에 쪼그리고 앉아 있는 양희를 보자, 끝단이는 아버지 말이 어떤 의미인지 알 것 같았다.
--- p.90

“자네도 벌써 알고 있겠지만 나의 아버지도 조선 사람이 아니오. 나 역시 스스로 집에 숨어 있을 때가 많소. 주변 사람들이 우리를 향해 언짢은 이야기를 하는 것도 다 알고 있소. 하지만 그들 때문에 내가 해야 할 일을 저버리지는 않소.”
끝단이는 할머니를 떠올렸다. 기억과 숨바꼭질 중인 할머니는 왜 상처만 준 염 씨 할머니를 잊지 못하는 걸까. 양희의 말을 무시하고 다시 등을 돌리자, 할머니 목소리가 끝단이의 귓가를 맴돌았다.
‘용서하고 싶어서 그래.’
할머니를 위해서 온 일, 나쁜 일도 아니고 누군가를 용서하기 위해서라면 어떻게 하는 것이 옳은 일일까? 끝단이는 양손의 주먹을 꼭 쥐었다.
--- p.121

둘은 놀이하듯 돌을 계속 냇물을 향해 던졌다. 후암이랑 시내골 아이들도 저마다 괴성을 빽빽 지르며 냇물을 향해 돌을 던졌다. 두엄 장사 대회에 나온 애들을 죄다 불러 온 모양이었다. 돌들은 아이들 각자의 힘에 따라 여기저기로 날아갔다. 덕분에 불어나는 물속에서도 서서히 길이 나기 시작했다. 모두 같은 힘이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었다. 어른들은 자루에 흙을 담아 돌 사이사이를 막았다. 서로가 땀을 흘리며 길을 냈다. 얼마 후 짙은 어둠 속에서도 보일 정도로 징검다리 길이 만들어졌다.
“야호, 최고야. 우리가 길을 만들었어.”
“내가 제일 많이 던진 거 알지?”
“아닐걸. 내가 너보다 두 개는 더 던졌을걸.”
티격태격하던 끝동이랑 창기는 서로 마주 보고 펄쩍 뛰어올라 가슴팍을 부딪쳤다. 뿌듯한 미소가 두 아이의 얼굴에 똑같이 번져 나갔다.
--- p.182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아미산 골짜기에 사는 ‘끝단이’는 초록 눈에 갈색 머리칼을 가진, 백정의 딸이다. 아버지가 어릴 때 조선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허튼 소문이나 괴롭힘에 시달려 가족들이 모두 마을을 벗어난 산골에 살고 있다. 어느 날, 끝단이는 동생 끝동이를 따라간 시내골 두엄 장사 대회에서 하얀 두건으로 얼굴을 가리고 두엄에 대해 묻는 이상한 아이 ‘양희’를 보게 된다. 끝단이는 우연히 양희 역시 붉은 머리칼과 초록 눈동자를 가진 아이라는 걸 알게 된다. 두엄이나 흙, 찌꺼기를 모아 화약을 만드는 것이 꿈인 양희와 백정의 딸인 끝단이는 몇 번의 부딪침 끝에 조금씩 가까워지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두 사람은 끝단의 할머니를 대신해 염씨 할머니 댁에 설렁탕을 전해주러 길을 떠나게 된다. 제 아버지가 조선인이 아니라고 핍박하던 염씨 할머니에게 간다는 것이 싫어 무거운 마음으로 길을 걷던 끝단이는 발을 헛디뎌 항아리를 깨뜨리고 만다. 두 사람은 자신의 꿈을 이루고, 차별과 배척을 받던 조선 사회로부터 화해와 용서를 이룰 수 있을까? 네덜란드 출신 조선 최초의 귀화인 ‘박연’의 자식을 모티프로 삼은 조선시대 다문화 소녀들의 이야기. 폐쇄적이고 차별적인 조선 사회에서 우연히 만난 두 ‘초록 눈의 소녀’들이 겪어가는 사건을 통해 다문화와 다양성에 대한 메시지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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