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돌아가시기 몇 주 전부터, 나는 ‘나의 어머니, 나의 장미’라는 제목으로 어머니에 대한 나의 사랑과 감사를 몇 가지 이미지로 담아내는 작업을 했다. 어머니의 병원 침대 곁에 앉아 있는 동안, 의식이 있으실 때나 없으실 때나, 나는 그 시를 읽어 드렸다. ‘어머니는 내 인생의 정원에 피어 있는 장미입니다 ··· .’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어머니가 더 이상 내 인생 정원에 ‘살아 있는 장미’가 아니라는 현실을 받아들이기 위해 발버둥 칠 당시에는 미처 알지 못했지만 이러한 이미지들은 나에게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특히 한 대목이 어두운 밤 같기만 하던 나의 슬픔에 한 줄기 빛을 비춰 주었다. 이 작은 빛은 내가 앞으로 나아갈 길을 천천히 찾을 수 있도록 도왔고, 아이들의 어머니이자 한 학교의 관리자로서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힘을 주었다.
---「들어가는 글」중에서
치유 이야기는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어린이, 청소년, 성인이 강의를 듣거나 그 문제를 직접 다루는 방식이 아니라, 상상이라는 여정을 통해 치유를 돕는 매개체이다. 듣는 사람이 주인공 또는 등장인물에 동화되어 장애물을 극복하고 해결할 수 있는 힘을 얻는 것이다. 이야기 치유는 온화하고 무난해 보이는 방법이지만 폭력적인 행동과 어려운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
---「치유이야기 만들기와 들려주기」중에서
〈런던 아동 정신 건강 센터〉의 교육 훈련 책임자인 마고 선덜랜드 Margot Sunderland는 은유(그림 언어)와 이야기가 아이들의 정서적 소화 기관을 건강하게 만든다고 주장한다. 마고 선덜랜드는 아이들이 느끼는 자연 언어란 융통성 없는 일상 언어, 즉 사고 언어가 아니라 이미지, 은유, 이야기 같은 상상 언어라고 믿는다. 이야기나 그림 언어는 문장의 한 단어 또는 한 구절처럼 단순할 수 있다. 아들의 치아를 때우기 위해 치과에 갔을 때다. 치과 의사가 아이에게 “이를 튼튼하게 하려면 은빛 별이 들어가야 해.”라고 하자 이전에는 꺼려했던 아이가 (별이 치아에 들어갈 때 조금 아플 거라고 치과 의사가 주의를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은빛 별’을 받으려고 입을 크게 벌렸다.
---「은유에 대한 고찰」중에서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얼마 안 된 5세 여자아이를 위해 손수 그림책 형식으로 쓴 이야기이다. 아이의 어머니는 수제트의 정성에 무척 감동받았고 감사해했다. 수제트는 이야기를 쓰고 아이와 나누는 행위가 아이의 비극적 상실을 알아준 것 자체가 ‘치유’였다고 기억한다.
수제트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알아준다는 단순한 행위 자체에 치유가 있다고 믿어요. 그런 것이 실제로 한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을 확실히 알기는 어렵지만요.(우리가 그걸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까요?) 하지만 ‘난 당신을 보고 있어요, 귀 기울이고 있어요, 관심 갖고 있어요’를 알게 해서 아이와 가족을 이어주는 방법을 찾아내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작은 양초] 최근에 아버지가 돌아가신 5살 여자아이를 위한 이야기」중에서
“슬픔의 눈물을 흘려도 괜찮아. 살면서 우리는 모두 서로 다른 시간에 울어본 적이 있단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길, 서로 다른 길을 가고 있는 거지. 우리는 모두 자신의 길을 선택하고, 자신의 산을 오르고, 자신의 모퉁이를 돌면서 자기 자신을 찾아야 해. 낮은 곳 없이는 높은 곳도 없고, 내리막길 없이는 오르막길도 없단다. 어둠이 없다면 빛도 없는 법이지.”
---「[밝은 빛] 퇴행성 눈병을 앓고 있는 8세 여자아이를 위한 이야기」중에서
최근에 가족처럼 지내던 반려견이 죽은 뒤 손주들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 준 한 친구는 이렇게 말했다. “이야기를 나눈 뒤 우리는 산책을 나가 솔방울과 들꽃을 모았어. 그리고 이야기에서 도나가 그랬던 것처럼, 우리 개의 무덤에 있는 꽃병 주위로 솔방울과 들꽃으로 동그라미를 만들었지. 그건 아이들이 처음 겪은 일을 ‘평범한’ 것이 되도록 하는 데 정 말 도움이 되었어. 아이들은 이야기 끝에 나오는 짧은 노래를 좋아했는데, 생각을 분명히 하기 위해서 앞으로 내가 집중할 게 바로 이거야.”
---「[도나와 강아지 스크러프] 사랑하는 반려동물을 떠나보낸 아이(그리고 온 가 족)와 많은 대화를 하고 애도하는 의식을 행할 수 있기를 바라며 쓴 이야기」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