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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지 못한 해병

: 채 상병 사건 수사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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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정치 top100 1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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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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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4년 06월 21일
쪽수, 무게, 크기 232쪽 | 140*210*20mm
ISBN13 9791157063567
ISBN10 115706356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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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내일의 참변을 예고하는 중요 회의가 저녁 식사를 마치고 이어졌다. 임성근 1사단장은 이날 저녁 8시 30분부터 화상원격회의(VTC)를 열었다. 임 사단장은 “내려가서 수풀을 헤치고 찔러보면서 찾아야 한다. 그런 방법으로 71대대가 실종자를 찾은 거 아니냐”며 “도로 위를 걸어가면 잘 보이지 않으니 수변으로 내려가서 의심되는 물체에 대해 꼼꼼히 확인하고, 장화를 신고 작전을 수행하라”고 지시했다. (…) 수색 방법에 대해 이야기할 때 사단장은 손을 가슴에 올리며 “여기까지 오는 장화를 뭐라고 그러지?”라고 물었다. 사단장 말을 들은 지휘관들은 가슴 장화를 말한다고 생각했다. 7여단 관계자는 이 상황을 두고 “사단장께서는 늘 그렇듯 ‘결단이 미흡하다, 정리가 안 된다’ 등의 질책을 했다”고 말했다.
--- 「비극의 씨앗: 무릎 높이냐, 허리 아래냐」 중에서

한편 수사가 한창 진행되던 7월 24일 월요일, 해군본부 소속 군검사 2명이 해병대 수사단 제1광역수사대를 방문했다. 채 상병 시신 검시에 참여했던 검사였다. 수사팀은 검사들과 1시간 가까이 수사 내용을 놓고 의견을 나눴다. 검사들은 지휘관이 사건 현장을 방문해 충분히 위험을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안전 장비를 지급하지 않아 사건을 발생시켰고, 심지어는 입수 지휘에 대한 ‘무언의 압력’을 가했다고 판단된다며 임 사단장 처벌 가능성에 대해 공감하는 의견을 표시했다. (…) 해군 검사들은 특히 철도 선로 노동자 사망사고와 관련된 관리자의 업무상과실치사 책임을 물은 판례 등 6건의 판례를 정리해 보내주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의견서도 써주겠다고 했지만 해군검찰단 직속상관인 부장검사가 반대해 의견서는 무산되고 말았다. 해군 군검사는 나중에 박정훈 수사단장의 항명 사건을 수사한 국방부 검찰단에 진술서를 제출했다. 사실 군에서는 대대장급(중령) 장교 1명 입건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하물며 군사경찰이 2성 장군인 사단장을 혐의자로 특정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 이 검사는 ‘자신이 총대를 메고 욕을 먹는 한이 있더라도 의견서를 써주려 했다’는 취지의 말을 덧붙였다. 아무리 봐도 사단장을 입건하는 건 상당히 힘에 부칠 것 같아 의견서를 써주면 군사경찰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고 한다.
--- 「“억울함이 남지 않게 수사하겠다”」 중에서

이 장관은 “임성근 1사단장도 형사 처벌의 대상이 되어야 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김 사령관은 “사단장도 저희가 자체 초동수사를 해보니까 과실의 혐의가 있고 또 어느 정도 물증이 확보돼서 수사의 주체인 경찰로 넘겨 정확하게 입건 여부를 판단하도록 해야 합니다”라고 대답했다. 사령관 답변이 너무 정확해서 박 단장도 짐짓 놀랐다. “사령관님이 설명을 잘하시는데”라고 혼자 생각했다.
전 대변인은 “내일 이 사건에 대한 언론브리핑이 있을 예정인데 ‘충북 오송 지하차도 침수사고’도 있고,8 사단장까지 처벌 범위에 포함되어 있어 국민들이 보기에 엄정하게 수사가 잘되었다고 생각할 것 같다”고 의견을 말했다. 해병대 수사단 수사에 전폭적인 공감을 표시한 것이다. 허태근 국방부 정책실장에게도 물었다. 허 정책실장 또한 대변인 말에 동의한다는 취지의 대답을 했다. 이날 보고에서 사단장 처벌을 놓고 더 이상의 언급이나 수사상 문제점은 일절 지적되지 않았다.
--- 「국방부 장관 결재 완료」 중에서

사령관에게 물었다. “대체 국방부에서는 왜 그러는 것입니까? 사령관님.” 김 사령관은 오늘 오전 11시경 대통령실에서 회의가 있었는데 거기서 국방비서관이 대통령에게 해병대 1사단 사망사고 수사 결과를 보고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방비서관은 ‘사단장 등 8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가 있는 것으로 경찰에 이관하겠다’는 해병대 수사단의 입장을 보고했다. 그런데 여기서 사달이 났다는 것이다. 대통령은 그 보고를 듣자마자 ‘국방부 장관을 연결해’라고 말하면서 그간 군사 관련 보고를 받은 것 중에 가장 크게 격노를 했다고 박 단장은 전해 들었다. 대통령이 도대체 이런 걸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대한민국에서 사단장을 누가 하겠냐고 말했다는 내용이었다. 이 말을 듣고 박 단장 또한 얼마나 놀랐던지 사령관에게 다시 질문했다. “정말 VIP가 맞습니까?”
--- 「‘VIP 격노’의 진실」 중에서

7월 31일 월요일 오전 11시 45분에서 50분경이었다. 이종섭 장관은 점심을 먹고 오후 2시 30분 우즈베키스탄 방문을 위해 공항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다. 갑자기 대통령실에서 국방부 장관실로 전화가 걸려왔다. 02로 시작하는 대통령실의 유선전화였다. 대통령실과 통화를 마치고 몇 분 남짓 지난 11시 57분, 이종섭 장관은 김계환 사령관에게 급히 전화를 걸었다. 김 사령관은 막 오찬에 들어가려던 참이었다. 이 장관은 “사령관님! 오늘 오후 2시에 예정된 해병대 수사단의 채 상병 수사 결과 언론브리핑과 국회 설명을 취소하시오. 그리고 경찰에 사건을 이첩하는 것도 보류하시오”라고 지시했다. 사령관도 사령부 관계자들도 모두 당황했다. 자세한 자초지종을 물을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김 사령관은 즉시 국방부 청사에서 언론브리핑을 준비하고 있는 박정훈 단장과 이윤세 공보정훈실장에게 연락했다. “브리핑이 취소됐으니 부대로 복귀하라”고 지시했다.
--- 「대통령실과 국방부 간의 긴박한 전화」 중에서

법무관리관의 외압 정황 증거는 사령관의 업무수첩에도 낱낱이 기록돼 있다. 김 사령관의 업무수첩에 밑줄 친 ‘수사의 위압(외압)’이라는 단어 아래 “사망했다는 사실만 넘기란 것이냐?”는 메모가 확인된다. 사령관은 또 “〈법무관리관 조언〉 ①이첩 시 확대·축소/광의·협의 ②우리가 혐의자를 예단해 줄 필요가 없다. 따라서 혐의자를 특정 짓는 것이 맞지 않다. ③우리가 조사한 것에 대한 평가는 받을 필요 없다. ④결과를 다르게 볼 수 없을 것이다.(조사본부) 두 개의 결과가 나왔을 때 군 전체 의심 받게 되면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적었다. 법무관리관은 김 사령관과도 8월 1일과 2일, 양일에 걸쳐 5차례 통화했다.
--- 「국방부 법무관리관의 등장」 중에서

사령관은 신범철 국방부 차관 및 우즈베키스탄에 있던 박진희 군사보좌관 등과 연락하며 대책을 논의하느라 정신이 없을 정도였다. 군사보좌관의 새 문자가 12시 6분경 도착했다. “확실한 혐의자는 수사 의뢰하고, 지휘 책임 관련 인원은 징계로 하는 것도 검토해 주십시오”라는 문자였다. 부정청탁에 가까운 문자였다.
혐의자에서 임성근 1사단장을 완전히 빼고 ‘징계’로 해달라는 사실상의 청탁이다. 박 단장이 직접 들었다면 ‘이젠 대놓고 외압을 행사하는구나’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사건을 축소하라는 수사 지침을 문자로 남겨놓고도 국방부는 ‘내로남불식’ 변명만 늘어놓는다. “장관은 이첩 보류만 지시했을 뿐, 특정인 혐의 제외나 수사 자료 정리 등의 내용을 언급한 사실이 전혀 없다”는 말만 국회와 언론브리핑에서 앵무새처럼 반복했다.
--- 「국방부의 노골적인 수사 외압」 중에서

김 사령관 어떻게 하냐?
박 단장 제가 오늘 10시 30분에 이첩이 예정돼 있어 출발을 시켰습니다. 포항에서 안동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지금 이동 중에 있습니다. 오늘 이첩을 안 하면 경찰청 출입기자들에게 의혹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이첩해야 합니다.
김 사령관 내가 지금 너에게 ‘멈춰!’라고 하면 어떻게 되냐?
박 단장 안 그러셨으면 좋겠습니다.
김 사령관 (1분여간 침묵 뒤) 알았다. 나가봐라.
박 단장은 수사단 집무실로 돌아왔다. 박세진 중수대장에게 사령관의 반응을 전해주었다. 사령관님이 이첩 사실에 대해 “알았다”고 했고 지휘보고를 준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 단장은 한편으로는 사령관이 버팀목이 되어주리라고 마지막까지 기대했다. 김 사령관이 이첩 보류를 명료하게 지시했으면 지금도 질책해야 마땅했다. “박 단장! 너 뭐하는 거야, 당장 부하들에게 이첩을 중지하도록 명령해!”라고 과단성 있게 지시를 해야 한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 「정직한 해병대가 살아남는 길」 중에서

그러나 국방부 조사본부의 재검토 과정에서도 이 장관을 포함한 지휘부가 ‘외압’을 가했고 조작이 이뤄졌다는 정황이 드러나 공수처가 수사하고 있다. 조사본부 내에 설치된 재검토 TF는 재검토 결과를 발표하기 일주일 전인 8월 14일, 현장의 여군을 제외한 임성근 1사단장과 7여단장, 채 상병이 속한 부대의 대대장 등 6명을 무조건 경찰에 이첩하겠다는 내부 결론을 내렸다. 이 결과를 이종섭 장관에게도 대면 보고를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으나, 재검토 TF는 그날 ‘재검토 결과 법리 판단’이라는 문건을 첨부해 국방부 검찰단과 법무관리실에 각각 의견을 구했다. 국방부 검찰단과 법무관리실은 기다렸다는 듯이 다음 날인 15일 검토 의견을 회신했다. 우연의 일치인지, 두 조직 간 협의의 결과인지 알 수 없지만 회신 내용도 똑같았다. 대대장 2명은 그들의 과실과 채 상병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성립하므로 이첩 의견에 동의하지만, 임 사단장과 여단장은 제외시키라는 것이었다. 나머지 4명은 인과관계가 분명치 않으므로 처분하지 말고 그냥 사실만 적시해 경찰에 보내라고 했다.
--- 「용산 핫라인」 중에서

이종섭 장관은 7월 30일 일요일 채 상병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고 결재했다. 그러나 그다음 날 결재를 뒤집고 경찰에 이첩하는 것을 보류하라고 김 사령관에게 지시했다. 이첩 보류 지시의 배경은 ‘이런 식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하겠냐’는 대통령의 격노에서 비롯됐다고 봐야 한다. 장관은 법무관리관 등 참모를 통해서도 사실상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자에서 제외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내렸다. 심지어 군사보좌관은 “지휘 책임 관련 인원은 징계로 해달라”고 문자를 보냈다. 장관이 수사에 개입한 정황 증거들이다. 군인은 상관의 정당한 명령에 당연히 복종해야 한다. 그렇다고 법률에도 없는 장관의 위법적 지시를 수명하는 것은 다른 문제이다. 입법자가 해병대 사령관에게 지휘권을 부여한 것은 합법적 지휘를 하라는 것이지, 장관의 명령이면 무조건 따르라고 한 것이 아니다. 사령관과 장관 둘 다 ‘대통령의 격노’를 부인하고 있지만 이첩 보류 지시의 정당성을 훼손시킨 것은 사실이다.
--- 「이첩 보류 명령의 허와 실」 중에서

그(김계환 사령관)는 군검찰 1차 조사에서 “박 대령이 내 지시를 어긴 것은 명확하지만 이것을 단순한 사실로 볼 것이 아니라, 다른 사정들이 혼재해 있다는 점이 고려돼야 합니다”라고 진술했다. (…) 생각이 많으니 머릿속도 복잡했을 것이다. 박 단장이 자신의 지시를 어겼지만 거기엔 다른 사정도 혼재돼 있다는 말은 장관 지시의 정당성을 사령관 본인도 흔쾌하게 받아들이지 못한 상태라는 얘기가 된다. 정당한 지시가 아니라도 상관인 장관의 지시를 어긴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박 단장은 46시간 동안 사령관과 붙어살다시피 했다. “사령관님! 해병대는 정직해야 합니다. 그래야 해병대가 삽니다”라고 여러 번 건의했다. 해병대 안팎에서는 김 사령관의 결정장애에 가까운 우유부단함이 해병대 초유의 항명 사건을 잉태시킨 원인이라는 지적이 많다.
--- 「박정훈과 김계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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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해병대원이 억울한 죽음을 당했습니다. 사건의 진실을 밝히라는 국민의 목소리도, 권력의 부당한 외압 의혹을 밝히려던 입법부의 노력도 정부는 끝내 외면하고 무시했습니다. 그러나 진실은 언젠가 드러나게 되어 있습니다. 구용회 기자의 《돌아오지 못한 해병》은 해병대원 사망 사건의 기록이자, 가려진 진실을 밝히려는 촛불입니다. 이 촛불이 횃불이 되어 해병대원의 억울한 죽음을 밝히고, 정의가 실현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채 해병 순직의 진상을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하는 것은 전혀 정치적 문제가 아니었다. 통상적 형사 절차에 따라 처리되었으면 아무 문제가 없었을 이 사건에 대통령, 대통령실, 국방부가 다 나서 방해했다. 저자는 이 해괴한 사태의 전말을 소상히 밝히고, 드러나지 않고 있는 미스터리를 조명한다. 책임을 져야 할 자와 사건을 은폐하려 한 자가 다 드러나고, 죗값을 받을 때 비로소 채 해병의 넋은 위로받을 것이다.
-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기자의 시각에서 냉정하게 정리된 이 책은 채 상병과 박 대령의 억울함을 풀어내는 열쇠다. 대통령은 군통수권자다. 의무복무로 국가를 위해 봉사하는 장병들과 그 가족이 안전에 대한 불안감을 가질 때 우리의 안보는 위험에 빠진다. 또한 제복군인의 명예를 하찮게 생각하는 사람은 군통수권자의 자격이 없다. 이 책을 읽으면 박정훈 대령이 항명수괴라고 생각할 수 없다. 그래서 나는 본인의 격노로 안보를 위험에 빠뜨린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 책을 정독하도록 추천하고 싶다.
- 이준석 (개혁신당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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