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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 노래

한의 노래

: 슬픈 역사를 노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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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6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343쪽 | 148*210*30mm
ISBN13 9791198788511
ISBN10 1198788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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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를 할 때면 돌아가신 어머니가 함께 있는 것 같아요. 눈물을 흘리며 꼼짝달싹하지 않는 미옥의 모습에 재효는 어쩔 수 없는 운명에 한탄했다. 재효는 내려놓은 북채를 다시 집어 들고는 소리쳤다. 소리는 가슴에 깊은 한을 담아 꺾여 들어가야 한다. 미옥은 눈물을 그치곤 의문이 든 얼굴로 재효에게 묻는다. 한을 어떻게 가슴에 넣어 꺾는 것이에요? 재효는 답답한 듯 탁하고 장구를 치며 말한다. 사랑하고 미워하는 애정의 감정이 교차하여 가슴 속 깊은 곳에서 삭히고 삭히면. 마침내 소리가 절로 꺾여서 얽히고설키고 구속된 한이 터져 나와야 하는 거란다.
--- p.30

지금 여기엔 한 맺힌 혼령들이 너무 많아. 일본군들이 뿌린 죄악들로 마을 곳곳에 한 맺힌 혼령들이 가득해. 게다가 악귀들이 그 가여운 혼령들을 먹어 치워 악한 기운을 키우고 있어. 한설은 말을 잊지 못하곤 슬픈 표정을 짓더니, 천천히 다시 말을 이었다. 거대해진 악귀들이 이 마을의 수호신들마저도 봉쇄해 버렸어. 일본군들은 떠나갔지만, 그 들이 남긴 죄악들이 씻겨지지 않은 채 온 마을에 죄악과 악귀들만 남겨져 버렸다.
--- p.58

악귀는 인간의 미혹된 마음을 먹고 살아가. 그렇게 자란 미혹된 마음이 죽음을 넘어설 때 악귀가 되는 거지 그런 악귀들이 사람들을 탐욕과 죄악에 구렁텅이로 유혹하여 세상을 어지럽히지! 저 일본군들이 이 땅을 어지럽힌 것처럼 말이다.
--- p.60

여인들의 혼령에서 일본군에게 죽어가는 모습들이 생생히 떠올라요. 미옥은 주저앉아 하염없이 울고 있자, 할머니가 다가와 안아주며 말했다. 미안하구나. 인간의 죄업을 대신 짊어져야 하는 게 만신의 숙명이란다. 이 죄악을 홀로 짊어진 채 이겨내야 하는 고통의 업보이지. 이 업보를 홀로 떠안게 해서 미안하단다. 할머니는 미옥을 토닥여주면서 강직하게 말했다. 이제 벗어날 수 없는 운명인 걸 알고 강해져야 해. 미옥아 저 여인들의 아픔을 알았다면 어서 일어나 한을 풀어주고 저승으로 가게 해 주렴. 미옥은 하염없이 나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 그러자 할머니는 일어나 말했다. 권력자들의 탐욕으로 얼룩진 시대에 민중들은 한을 먹고 자라나는 나무란다. 저 한을 먹고 자라난 민중들의 고초를 가엽게 여기고 누군가 그 아픔을 헤아려 줘야 한다.
--- p.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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