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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과 달리기

파란시선-0141이동
정우신 | 파란 | 2024년 06월 2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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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6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156쪽 | 128*208*20mm
ISBN13 9791191897777
ISBN10 119189777X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바람의 얼굴을
열고
고개를 내밀어 봅니다

염소가 발굽을 긁고 있네요

지푸라기를 보다가
콧김이 느껴져
뺨을 긁었습니다

트랙을 달리다 보면
앞니가 시리고
오른쪽 무릎이 절룩입니다

신발 끈이 풀리면 기분이 좋습니다
바닥을 자세히 볼 수 있으니까요

금이 간 곳을 한참
들여다보면

개미는 보이지 않고
누군가 술에 취해
골목을 헤매고 있습니다

날벌레를 머금은
가로등
내 허벅지로 퍼지고

뒤를 보지 않고 달리면
지붕 옆으로 무지개가 놓입니다

나는 지금 트랙을 비집고
자라는 풀

내가 흔들리면
염소가 다가옵니다

염소는 트랙에서
들판을 보고
들판은 별을 복사합니다

개구리는 별과 별이
부딪치는 소리를 냅니다

누군가의 한쪽이 기울어 갈 때

나의 얼굴을 열고
움직이는
염소가 있습니다

이제 운동화 끈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됩니다

나는 발굽에
풀이 낀 채로
또각또각 뛰어다니는
바람입니다
--- 「미분과 달리기」 중에서

아지랑이가 귀를 쫑긋 세우곤 태양이 흔들리는 소리를 듣고 있었다.

그을린 털을 보여 주거나 검은 발바닥을 보여 줘도 그들은 이해하지 못했다.

때때로 발생하는 산불이 나의 바뀐 눈동자에서 시작된다는 걸 왜 모를까.

*

사랑하는 사람의 눈동자에서 정말 셀로판지 구겨지는 소리를 들었어?

사랑을 해 보긴 한 거고?

걸레를 삶는 일보단 아무래도 양털을 밀어 주는 편이 낫겠어.

샤워를 해도 톱밥은 어딘가 남아 있고.

나무의 기본이 뭔지 몰라서 여기까지 왔어요. 그렇다고 나무의 기분을 알고 싶은 건 아니고.

이러나저러나 구원은 오지 않으니까. 아니 이미 낡은 것이니까.

전통은 어디까지?

섞어찌개 먹으며 토끼털 떠다니는 소주 마신다.

질문을 던지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간단합니다.

쉬운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I would prefer not to

하지만 그게 편해요.

왜 돈 없어도 돈 없는 일을 해요?

파노라믹 옥상에 올라

박하사탕 같은 안개를 물고 키스해요.

시를 써서 아이를 키울 순 없지만

돌반지를 팔아 시집을 사요.

세상이 그런 거지 뭐. 아무것도 아닌 거.

아무것도 아니었던 일이 제일 커다란 일이 되는 거.

여러분의 법은 무엇인가요?

I would prefer not to

무엇을 위해 그렇게 열심히 살아요?

기분을 미루세요.

사랑은 나중에 챙기시고.

*

여러분, 흰빛을 본 적 있나요?

내가 보이지 않는 곳까지. 이끌려 간 적 있나요.

그 흰빛에 누워. 겨울 동안 내리는 눈발을 바라보면서.

사랑하는 사람의 눈빛과 부딪혀 녹아내리는 것들을 오랫동안 지켜보면서.

모닥불 주변으로 모여드는 사람들.

죽은 토끼의 소리가 들려오는 겨울이 있습니다.

*셀로판지 구겨지는 소리: 최승자, ?청파동을 기억하는가?.
--- 「일용직 토끼」 중에서

꽃을 보면 식도가 타오른다. 소년은 철을 갈고 찬밥 먹고 어머니께 돈 부치고 기차역, 포구, 공장, 물보라, 연꽃, 백악관, 봄봄 전전하거나 탕진하였다. 절단기가 도는 동안 고기는 식어 가는 것일까 부활하는 것일까. 비린내가 풍기는 곳엔 돈이 돌고 돈이 오가는 곳엔 새끼가 있다. 피는 흘러 흘러 다음 육체를 찾아갈 것이다. 피는 피를 만나 꽃을 피울 것이다. 번식을 할 것이다. 식물의 입장에서 나는 안쪽부터 썩는 잎맥이다. 푸른 구멍을 가진 뼈다귀다. 나는 전생을 걸어 겨우 해가 지는 방향을 아는 돌멩이다. 나는 거울 속에 걸린 소년을 바라본다. 갓 지은 흰 쌀밥에 뭇국을 딱 한 그릇만 먹고 갔으면 한다. 졸린다. 자꾸만 졸린다. 살아야지. 이렇게 살려고 꽃을 꺾은 건 아닌데. 입안으로 가득 찬 흙이 무겁다. 천장에 걸어 둔 갈빗대로 햇살이 예리하게 놓인다. 나는 나의 절반을 툭 잘라 당신에게 준다.
--- 「식육점에서」 중에서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이곳은 누가 만든 세상일까요. 표본실 유리 서랍 안에 박제된 것 같은 이 삶을 당신에게 뭐라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좋아하는 일은 돈이 되지 않습니다. 살기 위해서 노동을 해야 하고, 노동을 하다 보면 아름다움과 멀어집니다. 눈부신 흰빛에 이끌려 여기까지 왔습니다만 그러는 동안 사랑하는 사람을 아프게 하였어요. 미안해요. 나 혼자라면 괜찮겠지만 사랑하는 나의 사람들은 무슨 죄가 있을까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죽은 척 눈에 띄지 말고 살면 될까요. 여러 마리의 새가 한 마리의 새를 뜯어먹는 소리가 들립니다. 내 가슴이 뜯겨 나가는 것 같아요. 차라리 기계처럼 살고 싶습니다. 부품을 교체하면 다시 되살아나는 기계처럼. 하지만 사람이니까, 우리는 이 연약한 몸을 가지고 살아가야 하니까. 기계와 금속이 나의 일부처럼 대신 울어 줍니다. 그런 게 고마워요. 눈이 오고 있네요. 밤의 운전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면 아이의 종이접기를 도와주려고 합니다. 희미한 구원을 기다립니다. 아니, 존재의 돌연변이를 기다린다고 말하는 편이 좋을까요. 눈과 함께 내 몸에 쌓여 가는 이 아름다운 희고 흰 빛들. 이 도시를 살아가는 나는 그럼에도 시인입니다.
- 박상수 (시인,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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