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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들의 합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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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장 ] 황금알 시인선-292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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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6월 27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144쪽 | 128*210*20mm
ISBN13 9791168150812
ISBN10 1168150817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사순절 중에도 봄은 기지개하며 눈뜨고
꽃들의 기도 소리에 유독 관심이 가던 시절,
이제 생각해 보니 우리는 가야 할 길을
황홀하게 취해서 간 것뿐이야, 그렇지?
그 길이 이렇게 오래 만나지 못할 길인 걸
우리가 정말 몰랐을 뿐이야. 그렇지?
그래 그것뿐이다. 우리는 사랑이란 게
보이지도 만져지지도 않는다는 걸 몰랐다.

저기 표정 죽이고 떠나는 나비 한 마리
그 그림자가 되어버린 동생의 기일,
애벌레의 어두운 시절을 기억할 리 없지만
이마에 바른 재도 다 지워지고
긴 꿈 깨어났다고 우리까지 흔드는구나.
후회도 없이 세상도 지워버리는구나.
그해에 나비가 웃기만 하던 이유는
산 것과 죽은 것의 차이를 몰라서였을까.
그 사이의 낙심과 무서움을 몰라서였을까.

너무 늦은 것은 아니겠지?
내처 달려온 길이 얼마나 긴지 보이지 않네.
헤어져 살아온 날들은 늘 밤으로 이어지고
젊었던 날 잠 못 들고 불을 켜던 별들이
이제는 낮 동안에는 내 가슴에서 살고
밤이 되면 하늘에서 네가 되는구나.
저 끝없는 봄, 동생의 나비들.
--- 「초대시/ 마종기- 동생의 기일」중에서

1.
처음에는 흐린 하늘이 천천히 내려와
나를 감싸는 줄 알았지, 그런데
누구의 입김인지 잔바람을 타더니
아, 함박눈이, 함박눈이 내렸어.
확실히 그게 첫눈이었지.
사각사각 눈 내리는 소리 흐려지면서
오랜만이다, 오랜만이다 하는 말이
사방에서 내게 들려왔어. 한데
왜 그 인사가 확 눈물 나게 했을까.

매해 빌려서 사는 오피스텔을 나와
걷는 사람 드문 광화문 근처의 저녁,
갑자기 눈이 내리기 시작한 거야.
어두워지는 사직공원은 놀라지도 않고
고개 들고 반갑게 눈을 받아먹으면서
거봐라, 거 봐라, 하면서 나를 놀리데.
아무도 보지 않은 광대놀이 한 평생이
지난날은 잊어, 어쩔 수 없었잖아, 한다.
얼마나 잊고 살아야 하는 것인지,
참는 법을 몰라 여직 헤맨 것이었는지,
그래서 당신의 응답은 눈이 된 것인지.

2.
그래, 이제는 눈치 안 보고 말하지만
사는 게 늘 춥고 흐리고 무서웠지.
젊었을 때부터 신이 나서 장난하듯
하루라도 다 잊고 버틸 수가 없었어.
내가 살던 나라는 내 나라가 아니었고
내가 맡은 역은 칼과 피와 살과 약,
사람을 살리려 애쓰다 죽이기도 하는
수고했다 말 듣기보다는 공포에 질려
밤에도 마음 놓고 편히 잘 수가 없었어.
정말이다, 두 손 놓고 살 수가 없었다.
내 실수 하나로 사람을 다치게 할까 봐.

내리고 또 내리는 사직공원의 함박눈
하늘을 다 채우고도 앞을 가리는 눈,
--- 「초대시/ 마종기- 겨울의 응답」중에서

울타리 밖으로 한 발짝
더 나아가 보려나
한 손에 청진기
다른 손에 망원경

박동과 숨소리 따라
원천을 더듬으며
기원을 엿보려는
꿈과 동경의 눈빛이지

갈릴레오의 망원경은
16세기 밤하늘을 열었지
적외선 망원경은 지금
빅뱅의 문턱을 서성대지

신비는 벗길수록
더욱 놀라워지고
기적은 넘을수록
더욱 경이로우리
--- 「초대시/ 이원로- 울타리 밖」중에서

너머에서 왔기에
거기를 바라보리
안 보이고 안 들리지만
마음에 닿아 끌기에
늘 거기로 기울이지

숨어 있는 네트워크
오묘한 무선통신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으리
놀라운 메시지가 수없이
위아래를 오르내리지

경이와 경외에 잡혀
보내오는 신호를 따라
무수히 가려진 신비의
장막을 하나씩 들치며
한없이 위로 기어오르지

우리는 모두
저 너머를 향한
채울 수 없는
갈망의 길 위에서
그리움을 품고 살아가리
--- 「초대시/ 이원로- 길 위에서」중에서

1.
흙을 밟는다 바람이 흐른다
어서 오라 손짓하는 무등산
중머리재를 타고 넘는
무등의 햇살과 바람을 보라

얼굴 붉히며 꽃단장했던 너
빛고을의 한을 무등에 품고
토끼등 산비알을 휘감는다
인고의 세월을 얼리기도 했던

다가선다 그댈 향하여
휘몰아치던 눈보라를 뚫고
지친 마음을 달랬던 기억
바스락거리며 바람을 탄다

2.
천왕봉을 바라본다, 천지인
울퉁불퉁한 너덜겅을 지나
따스한 장불재에 피어난 야생화
억새는 이울고 희망의 춤을 춘다

가없는 바다 미지의 하늘로
지평선 너머 솟구치는 주상절리
미끄러질 듯 펄럭이는 서석대
울긋불긋 인정人情의 띠를 두르고

호랑나비가 가파른 숨을 날린다
땀방울 없이 그대 앞에 설 수 없다
무등산의 희망봉, 천지인이여
한반도의 기상을 세워라
--- 「박세영- 무등산의 희망봉」중에서

전 지구적인 고온 현상과 북태평양 고수온으로
대기에 수증기가 다량 유입되어 한없이 팽창한다

봄에는 논바닥이 갈라지고
저수지가 제 속을 보이더니
이젠 비가 너무 와서 탈이다
잠수교는 잠수 모드에 들어가고
문지방까지 넘실댄다
소와 돼지는 허우적거리며 목놓아 울고
구조대는 베니스의 상인처럼
곤돌라 타듯 지나간다
물먹은 자가용을 두고 나와 부르짖는 소리
폭우에 앞차만 따라가다
영문 모르고 눈앞이 캄캄해져 가는
지하 차로에 갇힌 별들
양치기 소년이 되어버린 아비의 눈물
둔탁해진 동작으로 출동에 때를 놓치고
2023년 7월은
천재지변과 인재가 뒤섞였다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냉탕과 온탕을 오가며

맑은 하늘에 번개 치며 소나기 퍼붓는다
기후 변화
누가 순리를 뒤바꾸고 있을까
--- 「박세영- 순리는 어디로 가고」중에서

새끼손가락을 걸고 약속했다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만남을 갖자고

우리에게 내일이 있다는 건 얼마나 다행인가
서로를 닦달하며 맹세했다
완전하진 않더라도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평화를 이어가자고

그래도 살아가리라 이왕이면 두 손 꼭 붙잡고
궁벽한 초야를 마치고 서약했다
불완전하고 검증 불가능하더라도
돌이킬 수 없는 전쟁만은 피하자고

전쟁 같은 30년이 흘렀다
침대와 부엌엔
미사일과 핵잠수함이 떠다니고
거실과 현관엔
철조망과 핵 쓰레기가 널려있다

DMZ의 긴장과 권태
긴박한 일탈과 지루한 일상

비핵화를 포기했다
불완전하고
검증 불가능하며
언제든 돌이킬 수 있을지라도
비무장지대 같은 혼인만은 유지하자고
--- 「김연종- 비핵화 선언」중에서

시집 한 권 보내고 싶었는데 주소를 물어보기는 겸연쩍고 주소를 알만한 단서는 보이지 않아
차일피일 미루다가 누구인지 가물거리고

혼사 소식을 들었는데 모바일 단체 청첩장이라 가기도 쑥스럽고 안가기도 체면이 아니라
계좌번호만 확인했는데 날짜가 지나가 버리고

신문 동정란 보고 병원장 등극한 동창 소식 접했는데 축하 전화도 축하난도 어색해서
우물쭈물하다 보니 어느새 퇴임 소식

부고를 접하고 망자 대신 장례식장을 확인하는데 주중에는 시간이 없고 주말에는 거리가 멀어
핑계 대신 반가운 계좌번호만 하릴없이 바라보고

보조미러를 달고
두 눈 부릅뜨고
귀 활짝 열고

말없이 ‘좋아요’만 누르고 사라진 지인에게
메신저를 통해 안부나 전할까
전화로 직접 목소릴 확인할까 고민하다가
다시 들어가 보니
이미 페친 삭제
--- 「김연종- 사각지대」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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