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 살면서부터 달라졌다. 마흔이 되어서야 ‘나는 그림 그리는 사람이다. 그림에 담긴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한다.’라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 나를 알게 된 것이다. 앎은 주체적인 삶을 살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 p.21
나는 바뀔 생각이 없으면서 상대방이 바뀌지 않는다고 불평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을 기대하는 것과 같다. 불가능한 일에 매달리고 싶지 않다. 생각보다 인생은 짧으니까. 다른 사람은 바꿀 수 없지만, 나는 나를 바꿀 수 있다.
--- p.27
인간은 로봇이 아니기에 기준에 맞춰 매번 똑같이 생각하고 행동할 수 없다. 하지만 나만의 기준이 있어야 흔들리더라도 다시 제자리를 찾을 수 있다.
--- p.35
목표를 향해 나만의 속도로 걸어가는 줄 알았다. 착각이었다. 몇 년 동안 무리한 삶을 살고 있었다. 무리해야 손에 잡히고 눈에 보이는 결과를 얻을 수 있지만, 지속적인 무리는 건강을 빼앗아갈 수 있다. 돈과 명예를 다 가져도 건강을 잃는다면 그것이 무슨 소용인가. 나이가 들면서 점점 더 깨달았다. 한번 나빠진 건강을 되돌리기는 생각처럼 쉽지 않다. 건강할 때 건강을 지켜야 한다. 목표를 이루기 전에 내 몸을 돌보는 것이 우선이다.
--- p.40
변화를 수용하고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 과정을 거쳐야만 성장할 수 있다. 안전지대에서 벗어나야 성장한다. 성장할수록 다른 사람에게 줄 수 있는 것이 많아진다. 30대보다 성장한 40대를 보내는 요즘, 50대가 기대된다.
--- p.57
진짜 공감은 허기진 배를 자극하는 것이 아니라 채우기 위해 음식을 주는 것이다. 음식은 속을 든든히 채우고 안전한 관계는 망망대해 같은 삶의 작은 등대가 되어준다.
--- p.79
모든 것이 변해가지만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내 삶을 녹여낸 영화 속의 주인공이 ‘나’라는 사실이다. 삶은 선택의 연속인데 어리석음에 취해 사는 것은 아닌지. 쓸데없는 일에 시간을 빼앗기지는 않는지. 각자의 영화가 아름답기를 바라며
--- p.86
나와 타인과의 거리, 사회와의 거리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나와 나의 거리다. 나와의 거리가 안정적이어야만 불완전한 모든 것에서 나와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킬 힘이 생긴다. 이전보다 강해진 마음은 불완전한 세상이 잔인한 문제를 내더라도 감정에 매몰되지 않고 해결책을 찾게 했다. 문제를 풀어나가는 과정과 결과가 쌓일수록 불평이 아닌, 나에 대한 믿음 점수가 올라갔다. 나의 노력으로 어느 정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 p.101
누군가에게 나눠주는 것이 마이너스가 아닌 플러스의 삶이라는 것을. 다른 사람을 통해 나에게 없는 것을 얻을 수 있고, 있는 것은 나누면 배가 된다는 것을. 삶은 나눌 때 빛난다는 것을. 주변 사람들 때문에 힘든 것이 아니라 나 때문에 힘들다는 것을. 나의 적은 나 자신이었다.
--- p.107
걸으면서 서로의 생각과 감정을 나눌 수 있다는 것, 희망의 내일을 함께 그려나갈 수 있다는 것, 함께 걷고 있는 순간에 서로 감사한다는 것, 남은 인생을 함께 걸어갈 사람이 있다는 것. 지갑은 가볍지만, 마음은 두둑했다.
--- p.115
남은 인생을 이끌어 갈 사람은 ‘나’이기에 마음이 이끄는 것을 하기 시작했다. 그림을 그릴수록 나에 대한 의심이 사라져 갔다. 그 남은 공간에는 나를 사랑하는 마음이 차올랐다. 나를 사랑하는 마음이 커질수록 나만 사랑하는 것을 경계하게 되었다. 나에 대한 사랑이 타인과 세상에 대한 사랑으로 향했다.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흘러가는 것처럼 당연한 흐름이었다.
--- p.123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루틴을 만들었다. 루틴은 중요하지만, 자신을 살피지 않는 루틴은 잘못 처방된 약과 같다. 쉬어야 하는 순간이 찾아왔지만 괜찮다고 생각하며 이전과 같은 일정을 소화했다. 나를 위한 습관이 나를 해치고 있음을 자각하지 못한 채 계획표에 따라 움직이는 시간의 노예가 되어가고 있었다.
--- p.131
일상은 머리가 행동을 이끌게 하지만, 여행은 행동이 머리를 이끌게 한다. 인생을 여행처럼 살라고 하는데, 지금처럼 때에 따라 주어를 자유자재로 바꾸다 보면 인생 여행의 풍미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어떤 날은 주어를 머리로 하고 또 다른 날은 행동으로 하면서 나만의 인생을 걸어가면 되지 않을까. 남은 인생의 주인공은 ‘나’라는 책임감을 장착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 p.133
문제를 탓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이 문제를 견디고 이겨낼 수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 문제 자체에 고립되었다는 것은 인생 내공을 키울 기회라는 것을 모르기 때문이지 않을까. 내공이 강해질수록 크고 작은 인생의 파도를 가볍게 탈 수 있다.
--- p.158
행운을 상징하는 네잎클로버보다 행복을 상징하는 세잎클로버가 나에게 더 소중하다. 매일 느끼는 소소한 행복의 감정이 성숙을 넘어 완숙의 단계에 이르게 해줄 것이라 믿는다.
--- p.166
공감 능력의 향상은 창작활동의 발전을 가져왔다. 그림을 그리기 전에 하는 아이디어를 스케치하는 시간이 줄어들었고, 그림 작업의 과정이 자연스럽게 흘러갔다. 내가 표현하려는 것을 어떻게 하면 타인에게 잘 전달할 수 있을지 생각하는 사람이 되었기 때문이다.
--- p.171
아이가 어떤 어른으로 성장하기 전에 내가 어떤 엄마로 성장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자식은 부모의 뒷모습을 보고 자라니 말이다.
--- p.173
크고 작은 깨달음이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 되게 했다. 감사하는 마음은 하루에 느낄 수 있는 행복의 빈도수를 높여주었다. 삶을 풍요롭게 살기 위해서는 무한한 성장보다 아름다운 성품이 중요하다. 이것을 깨닫기 전에는 어제보다 성장한 사람이 되는 것이 목표였다.
--- p.175
공부가 많은 것을 가르쳐줄 수 있다. 그러나 모든 것을 가르쳐 주는 것은 고난이라는 것을 아는 나이가 되었다. 인생 풍파를 정통으로 맞으며 깨달은 것은 나만의 삶의 나침반으로 살아가도 된다는 것이었다. 내가 어떤 음악을 듣건 누구와 있건 어떤 환경에 놓였건 반응은 내 몫이다. 세상 탓도 다른 사람 탓도 아닌 내 탓이다. 반응에 관한 결정을 내리는 사람은 ‘나’다. 입을 닫고 창밖 구경만 했던 그날의 반응은 나에게 옳았던 거겠지.
--- p.180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나’다. 나와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나에 대한 정보가 충분히 있어야 한다. 정보가 수집되었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갑작스러운 경험이 준 감정 정보를 통해 새로운 점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런 날은 노트나 머릿속에 플러스 버튼을 눌러 추가했다. 나에 대해 알아가는 것이 다른 사람에 대해 알아가는 것보다 재미있었다.
--- p.189
상담사가 길을 알려줄 수는 있어도 결국, 생각하고 움직이는 사람은 ‘나’라는 사실이다. 나는 다른 사람을 바꿀 수 없지만 ‘나’는 바꿀 수 있다. 스트레스가 다가오면 그것이 내 삶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바꾸려 노력하고 있다.
--- p.200
감사하는 마음으로 주머니에 있는 돈을 사용하게 하는 것, 괴롭더라도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그림을 그리게 하는 촉매제, 시작할 때는 막막해도 완성하고 나면 날아갈 듯 기쁜 일, 일상에 지쳐 힘든 나를 빛나게 해주는 별, 나이 들어 몸은 쇠해져도 마음은 점점 강해지게 하는 행동. 이것은 나에게 ‘일기’다.
--- p.2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