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직장인이 어느 날 갑자기(본인만 모르고 있는 상태에서) 회사를 떠나게 된다. 내가 만나본 후배들의 대부분은 정년퇴직인 경우라도 아무 준비 없이 퇴직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부모로부터 많은 재산을 물려받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현재 거주하는 집, 기획 부동산 회사(?) 소개로 산 매매가 어려운 땅, 퇴직금(정산이 되지 않은 경우) 정도가 남는다. 그때부터 최소한 10년 이상은 더 일해야 한다. 우리나라 직장인의 평균 퇴직 나이가 최근에는 52세인데, 지금은 70세 이상까지 일해야 한다니 산술적으로 최소 18년 이상, 적어도 20년은 더 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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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퇴직 후 막막한 상황에서 임대수입이 나오는 건물을 먼저 장만했다. 그 건물 1층에 회사에서부터 해왔던 안전환경보건 컨설팅 사업을 차렸다. 초기에는 사업이라고 하기에는 부끄러운 소규모였다. 봉사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시작해 업무도 열심이었지만, 건물 관리업무도 같이 했다. 건물관리는 처음에는 아무것도 몰라 전문가를 불러 일을 맡기면서 배우고, 인터넷에서 동영상을 보면서 하나씩 익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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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후에 내 모습은 그동안 내가 살아온 결과물임을 인식하고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중도에 퇴사한 후배가 찾아올 때면, 여러 가지 조언을 하더라도 귀담아듣는 것 같지 않다. 이미 모든 결정을 한 후에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남의 이야기를 들을 때는 자기 마음대로 들으면 큰 실수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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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최소한의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버팀목을 마련하는 길과 내가 하고 싶은 사업 두 길을 동시에 준비했다. 퇴직금과 융자를 안고 건물을 하나 사서 임대업을 하는 길과 내가 그동안 준비하고 열심히 해왔던 안전·환경 컨설팅 사업을 함께 준비했다. 우선 먼저 시작한 선배 중에 이 분야에서 나름대로 성공했다고 알려진 분들을 알아보고 선택해, 한 분씩 차례대로 만나고 자문을 받으면서 열심히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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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때문에 일하는 것보다 즐거워서 하는 일이 훨씬 더 재미있고 능률이 높으며, 성과도 배가된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재미있다면 더 잘할 수 있고 능률이 높다면 결과도 좋을 수 있다. 직장인으로 살았던 사람이라면 이제 새로운 삶을 살아볼 것을 권한다. 그러나 창업은 실업자의 탈출구도 아니고, 취업을 못하는 사람의 해방구로도 권장할 만한 것이 아니다. 충분히 검토하고 길을 정했다면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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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내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직장인이라면 우리 모두 언젠가 퇴직을 할 수밖에 없고, 그 시기가 다소 늦거나 빠를 수는 있어도 충분히 근로 역량이 소진된 뒤에 퇴직할 수는 없다는 사실이다. 100세 시대를 맞이해 퇴직 후에도 최소한 10여 년은 일해야 하고, 30여 년은 더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퇴직 후 30여 년 동안 지식경제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이고,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확실해진다. 지금부터라도 현재 있는 자리에서 어떻게 일하고, 또 자기 자신을 어떻게 스스로 관리해야 하는지를 생각해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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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이 퇴직할 때가 되어가거나, 퇴직했다면 이제라도 100세 시대에 맞는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지금까지 충분한 부를 축적해 쌓아 놓았다면 노후를 즐기기만 하면 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평생 노후 생활을 할 수 있는 정도의 매달 수입은 계획해야 한다. 3~5년 직장생활을 연장하는 것은 남은 40년 여생에서 그리 긴 기간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가능하다면 사회생활을 계속할 방안을 찾아야 하고, 할 수 있다면 은퇴를 고려하지 말아야 한다. 본인이 스스로 은퇴하지 않아도 사회가 은퇴할 나이가 되면 은퇴시켜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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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살면서 어찌 항상 이익만 보면서 살겠는가?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고 나이나 사회에서의 직위, 현재 상황 상관하지 말고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벗이면 충분하지 않은가? 앞으로 나이를 생각하면 만날 수 있는 사람은 점점 줄어든다. 과거 지위를 생각하면 배울 수 있는 사람은 없어지니 오늘 내가 만나는 젊은이에 게 감사하고, 양보하는 마음 자세를 가져야 한다. 항상 존경하고 배우고 익히는 자세를 잃지 말아야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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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인 측면 말고도 퇴직 후 30~40년을 어떻게 보람되고 재미있는 노후를 즐길 것인가는 또 다른 차원의 문제다. 나이별로 할 수 있는 일이 다르긴 하지만, 퇴직 직후에는 오라는 곳도 많아 그렇게 들어간 직장은 길어야 3~4년이고, 그 후에는 다시 퇴직자가 된다. 나는 퇴직자들에게 이 과정을 생략하고 바로 인생
이모작에 돌입하라고 여러 번 권했다. 자기가 하고 싶은 것, 잘할 수 있는 것. 주변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이 가장 좋은 아이템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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