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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순원

: 순수와 절제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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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6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196쪽 | 148*210*20mm
ISBN13 9791189171766
ISBN10 11891717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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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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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순원의 문학은 시에서 출발하여 단편소설로 그 세계를 확대하고 다시 장편소설로 영역을 확장한 뒤 말기에서는 함축적인 단편과 시의 자리로 돌아오는 완결성의 미학을 보인다. 이 보기 드문 과정은 서구문학의 괴테가 그러했듯이 일생을 두고 지속적 시간과 함께 창작한 작가에게서 목도할 수 있는 현상이다. 사소한 일에 일희일비하며 먼 길을 내다보는 눈이 허약한 우리 시대의 지도층 인사들이 반드시 학습해야 할 덕목에 해당한다. 문학평론가 천이두는 황순원의 이와 같은 면모에 ‘노년의 문학’이란 이름을 붙이고, “단순히 노년기의 작가가 생산한 문학이 아니라 노년에 이르도록 작품 활동을 한 작가에게서 볼 수 있는 원숙한 분위기의 문학”이라고 설명했다.

황순원은 일제 말기에 읽히지도 출간되지도 않는 작품들을 은밀하게 쓰면서 모국어를 지켰다. 이 소설들은 광복 후 『기러기』라는 표제를 달아 상재되었다. 모두가 동시대의 압제적 권력에 밀려 숨죽이거나 훼절을 일삼을 때, 한 작가의 외로운 창작실은 그 혼자만의 불을 밝히고 있었으니 이것이 나라 사랑의 실천이 아닐 수 없다. 기실 황순원의 부친 황찬영은, 3.1운동 때 평양에서 교사로 있었으며 평양 시내 태극기 배포 책임자로 투옥되었고 나중에 독립유공자로 추서되었다. 우리가 오늘의 대선주자들에게 정파적 정권 욕망을 버리고 민족적 국가적 차원에서 생각하라고 요구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이러한 작가의 염결한 정신주의가 우리 곁에 살아 있는 까닭에서다.
--- pp.14-15

6·25 동란이 발발하기 넉 달 전인 1950년 2월, 황순원은 첫 장편 『별과 같이 살다』를 정음사에서 간행한다. 1947년부터 ‘암콤’, ‘곰’, ‘곰녀’ 등의 제목으로 이곳저곳에 분재 되었던 것에 미발표분까지 합쳐서 묶은 이 소설은 그 중간 제목들이 말해 주듯이 일제 말기에서부터 해방 직후까지의 참담한 시대상을 통해 우리 민족의 수난사를 담으려 했다. 그의 장편소설로서는 유일하게 ‘곰녀’라는 한 여인을 주인공으로 설정하고 있기도 하다. 6월에 동란이 나고 황순원은 가족들과 경기도 광주로 피난했으며, 1·4 후퇴 때에는 또다시 부산으로 피난한다. 이 부산 망명 문인 시절 김동리, 손소희, 김말봉, 오영진, 허윤석 등과 교유하며 그 포화의 여진 속에서도 작품 창작을 계속해 나간다.

1951년 8월에는 전기한 바와 같이 해방 전에 써서 모아 두었던 작품을 모아 단편집 『기러기』를 명세당에서 내었다. 간행 순으로는 『목넘이마을의 개』에 이어 세 번째이지만, 집필 순으로는 본격적인 소설 창작의 길로 들어선 두 번째의 것이 된다. 주로 아이와 노인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며 민족 전래의 설화적 모티프와 현대소설의 정제된 기법이 악수하는 깔끔한 작품들이다. 부산에 머무르던 1952년 1월, 단편 「곡예사」가 《문예》에 발표되었다. 피난살이의 설움과 고생을 핍진하게 드러낸 작품으로, 황순원 일가의 어려운 삶과 작가의 울분 그리고 뜨거운 가족 사랑을 명료하게 드러내고 있다.

이들은 잠잘 방 때문에 곤욕을 당했으며 그는 피난 학교의 교사로 나가면서 잘 팔리지도 않는 소설을 쓰고 부인과 아이들은 가두에서 신문과 껌을 팔아야 했다. 황순원은 인생이 힘든 곡예요 인간은 능숙한 곡예사라고 생각했고 소설 속에도 자연히 인생에 대한 환멸과 쓰라림이 스며들곤 했다. 그해 6월에 그러한 작품들을 묶은 단편집 『곡예사』가 명세당에서 간행되었다. 여기에 수록된 작품은 모두 열한 편으로 전란 발발 이후에 쓰인 작품이 여덟 편이다. 가까이 지내던 김환기 화백의 장정으로 7백 부 한정판으로 찍었다.
--- pp.44-45

선생은 일제 병탄의 초엽인 1915년 3월, 평양 부근의 평남 대동군 재경면 빙장리에서 출생했다. 황씨 가문은 조선 초기 저 유명한 황희(黃喜) 정승의 후예로서 향리에서 누대에 걸친 명문이었고 조부 황연기(黃鍊基) 공이 조선의 참봉을 지냈으니 만약 지금이 조선 시대라면 선생은 큰 갓에 도포를 입고 다녔을 법하였다. 조선의 영조 때 평양에 ‘황고집’이라는 유명한 효자가 있었고 그의 조상 공경과 강직 결백함은 이름이 높아 이홍식 편 《국사대사전》에까지 올라 있는데, 이 ‘황고집’ 또는 이를 호로 딴 집암(執庵), 곧 본명이 순승(順承)인 분이 선생의 8대 방조다.

30여 년에 걸쳐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승급하면서도 순수문학과 미학주의를 지향하는 그 전열을 흩트리지 아니한 황순원 작품세계의 본질을 구명함에 있어, 우리는 이와 같은 황고집 가문의 기질과 음덕이 밑바탕에 잠복해 있음을 간과할 수 없는 것이다. 열다섯 살 나던 1929년, 선생은 정주의 오산중학교에 입학했다. 건강 때문에 다시 평양의 숭실중학교로 전학하기까지 한 학기를 정주에서 보냈다. 이 무렵 선생은 거기서 교장을 지낸 남강 이승훈 선생을 보고 ‘남자라는 것은 저렇게 늙을수록 아름다워질 수도 있는 것이로구나’하는 느낌을 얻었다고 술회했다는 것은 앞에서의 언급과 같다.

나이에 비추어 관찰력과 생각의 깊이가 이미 범상하지 않았다는 증거일 터이며, 단편 「아버지」에서 남강의 이러한 기품을 부친에게서 발견했다고 적고 있는 것 또한 그와 같다. 부친은 3·1운동이 일어나던 해, 곧 선생이 다섯 살이던 해에 평양 숭덕학교 고등과 교사로 재직 중이었으며 태극기와 독립선언서 평양 시내 배포 책임자로 일경에 체포되었다. 그리하여 부친은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감옥살이를 했다. 선생이 그러한 말씀을 하실 때면, 제자들이 선생을 바라보면서 자연히 선생도 늙어가면서 아름다워지는 남자라는 생각을 하곤 했다.
--- pp.78-79

「소나기」는 짧은 단편이면서도 황순원 문학의 진수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어쩌면 단편 문학에서 그의 문학적 특징과 장점을 가장 확고하게 드러내고 있는 작품이라 할 수도 있겠다. 「소나기」가 실려 있는 단편집 『학』은 1956년 작가와 가까웠으며 이름 있는 화가 김환기의 장정으로 중앙문화사에서 간행되었다. 이 책에는 1953년에서 1955년 사이에 씌어진 단편 열네 편이 수록되어 있다.

전후의 시대상과 힘겨운 삶의 모습들, 그리고 그러한 와중에서도 휴머니즘의 온기를 잃지 않고 있는 등장인물들과 마주칠 수 있다. 「소나기」는 청순한 소년과 소녀의, 우리가 차마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기가 조심스러운, 그 애틋하고 미묘한 감정적 교류를 잘 쓸어 담고 있어 이 시기 작품세계의 극점에 섰다고 해야 옳겠다. 「소나기」는 「학」 「왕모래」 등과 함께 활발한 번역으로 영미 문단에 소개되었으며, 유의상이 번역한 「소나기」는 1959년 영국 《Encounter》지의 컨테스트에 입상, 게재되기도 했다.

이 작품의 중심인물은 시골 소년과 윤초시네 증손녀인 서울서 온 소녀이다. 이들은 개울가에서 만나 안면이 생기게 되고 벌판 건너편 산에까지 갔다가 소나기를 만난다. 몰락해 가는 집안의 병약한 후손인 소녀는 그 소나기로 인해 병이 덧나게 되고, 마침내 물이 불은 도랑물을 업혀서 건너면서 소년의 등에서 물이 옮은 스웨터를 그대로 입혀서 묻어 달라 말하고는 죽는다.

그런데 「소나기」에서 정작 중요한 것은 그와 같은 이야기의 줄거리가 아니다. 간결하면서도 정곡을 찌르는, 속도감 있는 묘사 중심의 문체가 우선 작품에 대한 신뢰를 움직일 수 없는 위치로 밀어 올린다. 정확한 단어의 선택과 그 단어들로 이루어진 문장이 읽는 이에게 먼저 속 깊은 감동을 선사할 수 있다는 범례를 우리는 여기서 볼 수 있다. 또한 이 작품은 단 한 차례도 글의 문면을 따라가는 이에게, 토속적이면서도 청신한 어조와 분위기 밖으로 나설 것을 강요하지 않는다.
--- pp.95-96

그러나 『일월』과 그 이전의 작품들을 보던 시선으로 『움직이는 성』을 볼 때, 우리는 이 작가의 구성기법으로부터 어떤 특이한 변화를 감각 할 수 있다. 그것은 일관성 있게 이야기를 진행하는 집합적 구조에서 다양한 사건들을 얼기설기하게 풀어나가는 해체적 구조로 변화해 가는 조짐이다. 이 작품에 빈번히 등장하는 에피소드들, 예거하자면 연하의 남성이 가진 고통을 잠재울 줄 아는 창녀나 무속 세계와 관계된 짧은 이야기들이나 지적 조작을 통한 꿈과 같은 것은 모두 개인적인 차원의 것이다.

작물의 품종개량, 매사냥, 개의 습성 등에 관한 서술·묘사도 일견 개별적인 삽화에 불과한 듯이 보인다. 그러나 이것들이 한국인 의식 세계의 내면 풍경으로 확대되고 우리 사회의 속성을 대변하는 범례가 되고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면밀히 관찰해보면 이 작은 단락들이 전체적인 작품구조 속에서 흥미로운 정보를 제공하기도 하지만, 소설의 흐름을 부드럽게 하는 윤활유이자 빈틈없는 조직성을 부여하는 안전판으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인물들의 행동과 사건 역시 그러하다. 『일월』에서 인철을 중심으로 통일되어 있던 것이 『움직이는 성』에 이르면 준태, 성호, 민구 등 등장인물들의 개성적 성격과 행동이 산발적으로 나타나면서 작품의 주제를 부각하는 데 다각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마치 “진리는 하나이지만 네카의 입방체처럼 다방면에서의 관찰이 가능하다”는 기하학의 원리와도 유사하다. 이 개인적이고 개별적인 단락들의 관계가 함께 엮어지면서 소설이라는 조직체를 이루는 것은, 그 배면에서 유기적 통합을 감리하는 작가의 구성력을 인식하게 한다.
--- pp.12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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