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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쾌 조신선 이야기
조신선전(曹神仙傳) 죽서조생전(?書曺生傳) 조신선전(曺神仙傳) 조신선전(曺神仙傳) 조생(曹生) 조신선예지봉주강감화(曺神仙預知鳳州綱鑑禍) 부록 I : 근대 이전 책쾌 관련 문헌 미암일기초(眉巖日記草) 영조실록(英祖實錄) 승정원일기(承政院日記) 이재난고(?齋亂藁) 여사서서(女四書序) 고동서화(古董書畵) 흠영(欽英) 유의평례(類義評例) 공사(供辭) 봉곡계선생행장(鳳谷桂先生行狀) 부록 II : 20세기의 책쾌 한상윤 노인(韓相允老人) 송신용 노인(宋申用老人) 세시책방기(歲時冊房記)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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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비록 책은 없지만, 아무개가 어떤 책을 몇 년째 소장하고 있다면, 그 책 중엔 필시 내가 판 책이 있을 것이오. 내 비록 책의 뜻은 모르지만, 어떤 책을 누가 지었고, 누가 주석을 달았으며, 몇 권 몇 책짜리 책인지는 다 안다오. 그런즉 세상의 책이란 책은 다 내 책이요, 세상에 책을 제대로 안다는 사람 중에 나만큼 아는 사람도 없을 것이오. 만약 세상에 책이 없어진다면, 나는 더 이상 달리지 않을 것이고, 세상 사람들이 책을 사지 않는다면, 날마다 내가 술 마시고 취하는 일도 없을 것이오. 이는 하늘이 세상에 있는 책을 나에게 지키라 명한 것이기에 나는 내 생애를 책과 함께 마쳐도 여한이 없소.
--- 「조수삼_ 죽서조생전」중에서 |
‘문(文)’의 가치를 가장 숭상했지만, 서점도 도서관도 없었던 조선 사회에서 그것의 원천인 ‘책’은 아주 오랫동안 소수의 전유물이었다. 이때 조선 사회에서 책이 돌 수 있도록 지식 유통과 확산의 윤활유 역할을 담당했던 이들이 바로 ‘책쾌(冊?)’다. 오늘날 서적 외판원에 해당하는 책쾌는 흔히 ‘서쾌(書?)’, ‘서책쾌(書冊?)’, ‘책 거간꾼’, ‘책 주릅’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다. 전기수(傳奇?) 같은 이야기꾼이 무형의 지식과 이야기를 음성과 몸짓으로 전달하던 주체였다면 책쾌는 유형의 지식 매체인 ‘책’을 직접 전달해 주던 주체였다. 이들 대부분은 생계유지 차원에서 지식과 책, 그리고 이야기를 중개했다. 그러나 다른 상인들과 달리 일정 수준의 문해력과 교양을 갖춘 준지식인이기도 했던 책쾌는, 비록 그들이 의도하지는 않았더라도 자연스레 근대 이전의 지식 창출과 확산의 전위대 역할을 감당했다.
영·정조 시대에 한양에서 활동했던 ‘조생’은 책쾌 중에서도 가장 전설적인 인물이다. 정약용, 조수삼, 조희룡, 서유영 등의 굵직한 문인들이 그를 직접 만났던 이야기를 전(傳)으로 남겨, 이후 많은 이들에 의해 회자되었다. 이들 이야기는 모두 조생을 기이한 신선의 면모를 갖추고 있는 이인(異人)으로 그린다. 나이를 종잡을 수 없는 외모, 책에 대한 박학함, 재물과 출세에 집착하지 않고 책 판 돈 모두를 술 마시는 데 썼던 속세를 벗어난 듯한 행적 때문이다. “하늘이 세상에 있는 책을 나에게 지키라 명한 것이기에 나는 내 생애를 책과 함께 마쳐도 여한이 없소”라는 분명한 소신과 절묘한 영업 방식으로 책을 필요로 하는 다양한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켜 주었던 조생. 그의 이야기를 통해 지금과는 판이한 조선 시대 서적 유통과 지식 전파의 한 면을 살필 수 있을 것이다. 부록에는 여러 책쾌들의 이야기를 수록했다. 송희정, 박의석, 박온정, 배경도, 정행철, 박사억, 박사항을 비롯해 조선 지식 사회의 마중물 역할을 했던 수많은 이름 없는 책쾌들의 활약상을 다양한 문헌에서 발췌했다. 책쾌들의 활동은 전근대기를 넘어 20세기 중반까지 이어졌다. 이들은 고서를 위주로 학자나 문인, 식자층을 상대로 거래했다. 산재한 고서를 한곳에 모으거나, 해방 후 일본인들이 소장하고 있던 서적, 일본으로 반출된 서적을 찾아내 이를 연구자나 기관에 공급함으로써 국학 연구에 기여하기도 했다. 이들 가운데 가장 활발하게 활동해 ‘20세기의 조신선’이라 할 만한 한상윤(韓相允, ?∼?)과 송신용(宋申用, 1884∼1962)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