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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백겸 | 심지 | 2024년 06월 3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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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6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04쪽 | 276g | 148*210*12mm
ISBN13 9788966272570
ISBN10 89662725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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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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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의 입구가 드러났다
입구 안에는 황금사과가 새벽의 어둠 속에서 빛났다
곧 사라질 신비를 향해 심장이 두근거렸고
발걸음을 멈춘 내 발길을
늙은 역사가 호기심으로 쳐다보았다
늙은 역사가 내 뒤를 따르면 비밀은 새 이름을 지울 것이 분명했다
정원의 입구를 그냥 지나쳤다

정원으로 가는 길을 찾기 위해
나는 얼마나 많은 이정표를 들여다보았던가
정원에 대한 소문과 단서를 찾아 도서관과 밀렵꾼들의 시장을
돌아다닌 구두의 낡음은 무엇으로 보상할 것인가
왕궁과 부자들의 울타리에서부터 은자들의 고졸古拙한 뜰에 이르기까지
정원의 설계도를 들여다 본 눈의 피로는
또 얼마인가

그 정원의 입구가 내 앞에 순간적으로 드러났다
나는 그 앞을 그냥 지나쳤다
황금사과에의 유혹이 여신을 향한 욕망처럼 갈증을 불러일으켰다
입구는 안개처럼 왔다가 안개처럼 스러지는 새 이름이었는데
늙은 역사가 담배를 피우며 죽음의 냄새를 풍겼으므로
나는 눈을 내리깐 채 정원의 입구를 지나쳤다

그 정원의 아름다움
비늘구름이 노을을 받아 거대한 붕새의 날개로 불타오르는 변신이나
들판의 잡초였던 풀이 구절초의 꽃을 피워 올리는 둔갑의 순간에서
잠깐 동안 모습을 드러내었던 비밀정원을 놓쳐버렸다
지식과 경험의 울타리에서 문지기로 사는 늙은 역사의 간섭 때문에
내 심장이 황금사과처럼 빛이 나는 피안을 질투한
죽음의 훼방 때문에
--- 「비밀정원」 전문

하늘 흐리고 안개 낀 숲엔 우울이 내려와 있음
구름에 갇힌 빛살들
허공에 날개 자국을 긋고 가는 멧새
모두 표정을 남기고 있지 아니함
길 잃은 고아처럼 서서 플라타너스는 적막을 날리고
풀씨로 흩어진 슬픔은 북북동에서 북북서로 방향을 바꿈
폐부로 흘러드는 저기압의 음모
백마일 밖 한랭전선은 풀잎들의 잠 뿌리 뽑을
폭풍을 몰고 오는 중임

지금은 모든 사랑이 위험함
외투를 걸친 우리의 꿈
방독면을 쓴 채 큰길로만 다님
골목마다 비수를 품고 매복한 어둠
시간들의 휘파람 대꼬챙이로 눈 찔러 오는 저녁
지금은 모든 생각이 위험함
문 닫고 굳게 빗장을 지른 거리의 불빛들
창틈을 엿보는 소문과 함께
얼굴 까맣게 죽는 지금은
모든 그리움이 위험함

찬비가 내림
우산을 들고 사람들은 사람을 비껴감
낯선 총을 멘 겨울의 척후병들이 요소요소 서 있고
바이칼 호수를 지나 시베리아 삼림을 막 빠져나온
러시아의 절망도 보임
공중엔 바람의 채찍 가득해
두려움에 야윈 나목들의 어깨 더욱 가늘고
겨울잠에 젖어 봄날을 꿈꾸는 개나리 새 눈
소롯이 숨결에 싸여 있는
한 개피 성냥으로 남겨놓은 최후의 불꽃임
--- 「기상예보」 전문

제비꽃 같은 하늘의 푸른 옷소매를 보느라고
숲으로 달아나는 마파람의 흰 발목과 어둠의 어깨에 기댄 황혼의 목덜미를 보느라고
눈에 병이 들었네
한밤중에 회나무 이파리로 핀 달빛의 침묵을 듣느라고
창백한 지붕들이 검은 그림자를 물방울처럼 떨어뜨리고 밤하늘 별들이 개망초 꽃처럼 피어나는 소리를 듣느라고
귀가 병이 들었네

우울과 탄식이 드센 억새처럼 피어 있고
시간의 강물은 그 수량을 줄여 바닥의 험한 돌들이 들여다보이고
나비와 곤충들이 비밀 꿀을 찾아 나서던 허공의 길들이 모두 사라져버린 몽상의 숲에서
나는 슬펐다네
--- 「아름다움을 위한 병고病苦」 전문


늦여름 녹음이 위험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저녁입니다
하늘에는 검은 구름이 늑대처럼 울부짖기 시작하는 저녁입니다
벌판 소나무 숲이 바늘 같은 침묵의 푸른 빛을 허공에 내뿜는 저녁입니다
소나무 뿌리가 뱀 무리처럼 드러난 공터에서 청설모들이 나뭇가지를 뛰어넘는 저녁입니다
까마귀 검은 날개와 황혼이 칵테일처럼 섞인 저녁입니다

당신께서는
쐐기풀에 날개를 접은 산제비나비와 저녁 하늘에 뜬 얼음 같은 흰 달을 불러주세요
밤하늘 정원에서, 탄생과 죽음의 이상한 수수께끼 속에서
아름다움이 가리키는 존재의 신비-그 부적符籍을 개망초꽃처럼 보게 해 주세요
--- 「개망초꽃―부적符籍」 전문

공원의 벚나무 숲속으로 형상과 이름의 관계를 생각하며 저녁 산책을 나갔네
숲속 산책길에서 홀로 오던 눈이 빛나는 고양이야
너는 나를 흘낏 보고
나보다 앞서 오던 길로 달아난다
나는 호랑이처럼 성큼성큼 걸어가는데 저만치 달아나다가 나를 다시 흘낏 본다
동무도 없이 가는 소롯길에 바람이 으스스 불고
벚나무 낙엽은 오그라져서 발 빠른 쥐처럼 움직인다
갈색 등 털에 목덜미가 흰 고양이야
너는 왜 나를 자꾸 쳐다보는가
검은 눈은 공포와 연민이 불꽃처럼 일고 황혼의 해를 받아 더욱 빛이 난다
황금 쟁반처럼 떨어지는 태양은 까마귀 울음과 풀벌레 소리 속으로 떨어진다
가시철망 울타리가 나타나고
너는 개구멍을 지나 명부의 어둠 같은 숲으로 사라진다
울타리의 쐐기풀은 날개를 접은 나비처럼 움직이지 않고 어둠이 물줄기처럼 스며든다

너와 나는 그렇게 작별했지
이상한 연인의 비상한 감정으로 헤어졌지
저녁이 오자 캄캄해진 숲
길들이 모두 어둠에 지워져 함정이 된 숲
버드나무 줄기들이 뱀의 눈초리로 나를 노려보는 숲을 지나 왔네
달빛이 내린 울타리 주위로 쐐기풀 이파리가 천년 여우의 갈기처럼 빛을 냈네
검은 구름 사이로 저녁 흰 달이 고양이 눈처럼 나를 바라보자 나는 알아차렸네
고양이 눈 속에서 나는 고양이였음을
고양이는 내가 죽으면 다음 세상으로 안내할 영혼의 친구였음을
--- 「고양이 눈 속의 고양이」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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