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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 | 샘터 | 2000년 05월 3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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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0년 05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39쪽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46413108
ISBN10 8946413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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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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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도종환
청주 운천동 산직말에서 태어나 충북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충남대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교직에 몸담고 있던 시절, 동인지 <분단시대>에 '고두미 마을에서' 등 5편의 시를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그동안 펴낸 시집으로 『고두미 마을에서』『접시꽃 당신』『내가 사랑하는 당신은』『지금 비록 너희 곁을 떠나지만』『당신은 누구십니까』『부드러운 직선』등이 있고, 산문집으로『지금은 묻어둔 그리움』『그대 가슴에 뜨는 나뭇잎 배』『그때 그 도마뱀은 무슨 표정을 지었을까』가 있다. 제8회 신동엽 창작기금과 제 7회 민족예술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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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노래한 시를 볼 때도 나는 그런 생각을 한다. 자연 그 자체만을 노래한 것도 물론 시임은 분명하지만 사람과 함께 있는 자연을 노해한 시가 훨씬 더 정감을 느끼게 한다. 단순히 대상화된 자연은 액자의 틀 속에 갇혀 버린 화조도처럼 느껴지는데 비해, 사람의 삶과 함께 하는 자연일 때는 여유로움과 친근함을 준다.

자연속에서 태어나 산과 물, 들판과 하늘 그런 것들과 함께 살아왔고 그것들이 우리 삶의 당연한 일부가 되어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인간의 모습을 그린 그림 속에 꽃 한 송이 풀 한 포기가 들어 있지 않으면 삭막한 느낌이 들고, 자연을 그린 산수화 속에 사람사는 느낌이 빠져 있으면 허전하게 느껴지는 것은 인간과 자연이 본래 하나가 되어 섞여 살도록 되어 있기 때문은 아닐까.
--- pp.195-196, ---'사람이 빠지면 수묵화도 허전하다' 중에서
사람들은 가끔씩 혼자만 찾아가 보고 싶은 곳이 있습니다. 혼자 거닐고 싶은 옛날의 오솔길, 지는 잎을 바라보면서 오래도록 앉아 있다 가고 싶은 낡은 벤치, 계단을 올라갈 때 삐걱하는 소리가 나던 그 찾집, 처음 가보았던 바닷가, 비틀거리던 젊은 날 몇해를 보냈던 그 도시, 첫 입맞춤을 했던 골목길.
그래서 정호승 시인은 ''누구나 바닷가 하나씩은 자기만의 바닷가가 있는 게 좋다''고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친구를 위해 내 목숨을 버리지 못했을 때
서럽게 우는 어머니를 껴안고 함께 울었을 때....
바다에 뜬 보름달을 향해 촛불을 켜놓고 하염없이
두 손 모아 절하고 싶을 때
바닷가 기슭으로만 기슭으로만 끝없이 달려가고 싶을 때
누구나 자기만의 바닷가가 하나씩 있으면 좋다
자기만의 바닷가로 달려가 쓰러지는 게 좋다
-정호승, '바닷가에 대하여'

그렇게 말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자기만의 바닷가, 자기만의 산기슭, 자기만의 숲속, 정말 힘들고 지쳤을 때 달려갈 수 있는 그런 곳 하나씩을 사람들은 갖고 있지 않을까요. 달려가 쓰러지고 싶은 바닷가, 마음껏 소리쳐 동곡할 수 있는 산기슭, 울다 지쳐 가누기 힘들어하는 몸을 가만히 받아줄 수 있는 숲속, 그런 공간 하나씩을 갖고 싶어하지 않을까요. 그런 바닷가 같은 사람들..
--- pp.94-95
바람에 몸을 맡긴 채 한가로이 머리칼을 흔드는 나뭇잎의 모습이 이런 날은 그저 싱그럽기만 하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햇빛이 쏟아질 때 뜨거운 햇살을 제일 먼저 맞는게 나뭇잎이다. 비가 내일 때 차가운 빗발을 가장 먼저 맞는 것도 나뭇잎이다. 세찬 바람이 불어올 때 제일 많이 그 바람에 시달리는 것도 나뭇잎이다.

꽃이 피었을 때처럼 아름다운 모습으로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지도 못하고, 열매가 열렸을 때처럼 대견하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도 없다. (중략) 눈여겨 보아 주지 않는 동안 그저 저 혼자 푸르게 나무를 덮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눈에 뜨이는 화려함이나 돋보이는 빛깔 같은 것을 지니지 못한 나뭇잎이 모여 나무를 이룬다. 평범한 이파리들이 가장 오랫동안 나무를 떠나지 않고 나무와 함께 있으면서 기쁨과 고난과 시련을 같이 한다. 꽃은 잠깐 있으면서 나무가 받을 명예로운 이름을 제가 가져가지만, 나뭇잎은 꽃 없는 나머지 날들을 말없이 지키면서 명예와는 거리가 먼 삶을 푸르게 엮어갈 뿐이다. 그런 나뭇잎이 모여 그늘을 만들고 숲을 이룬다. 저는 빗발과 찬바람에 시달리면서 비바람을 피할 그늘을 만들어주고, 햇볕 한 점 피할 데 없이 폭양 속에 노출되어 있으면서 다른 사람들이 더위를 피할 곳을 마련해 준다.

이 세상에는 그런 나뭇잎 같은 사람 많다. 그런 보잘 것 없는 이파리 같은 이들이 모여 비로소 세상을 이룬다. 그렇게 별로 눈에 뜨이는 구석이 없는 사람들이 모여 사람 사는 세상을 이룬다. 이 세상 사는 동안 꽃의 자리에도 앉아 본 적이 없고 열매의 위치에 서서 선망의 눈초리를 받아 본 적도 없는 많은 이들이 모여 숲을 이룬다.
--- pp.47-48
들에 피어 있는 꽃을 바라보다가 그 중에 가장 아름다운 꽃 몇 송이를 골라 누군가에게 주고 싶은 생각이 든다면 당신은 지금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 입니다.
아름다운 음악을 듣고 있다가 그 음악의 가슴 저미는 부분을 모아 누군가에게 전해주고 싶은 생각이 든다면 당신은 지금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동강처럼 아름다운 강가에 갔다가 푸른 산을 굽이굽이 돌아내려오는 맑은 물과 한 폭의 한국화 같은 풍경 속에 꼭 누군가와 같이 있고 싶은 생각이 든다면 당신은 지금 누군가와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중략)
그 사랑이 비록 혼자사랑일지라도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는 때처럼 아름다운 때는 없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만남이 빗발과 나뭇가지처럼 서로 스미지 못하고 바람과 구름처럼 스쳐 지나기만 한다해도 자기 생에 있어서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는 동안만큼 아름다운 시절은 없습니다. 그 시절만큼 마음이 순수해지고 맑아지는 때는 없습니다. 사랑하고 있는 동안처럼 순수하게 설레이고 가슴 조이는 시간은 없습니다.
생에 있어서 그렇게 설레는 때가 많이 오는게 아닙니다. 설레임을 잊은 지 오래인 사람들은 알고 있습니다. 문 여는 소리, 발자국 소리, 전화벨 소리, 낮은 숨소리 하나에까지 온몸의 솜털이 모조리 일어서곤 하던 그 기대와 기쁨과 환희와 좌절과 실망을, 사랑의 기쁨이 왜 고통이고, 사랑의 아픔이 왜 행복인지를.
천지에 꽃은 가득가득 피는데 설레임도 두근거림도 사라진 지 오래되었구나 하고 느끼는 사람은 알고 있습니다.
--- pp.49-51
낮고 작고 느리게 사는 삶

작게,낮게,느리게 살아가는 삶이 더 가치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소수다. 크고 특별한 것만을 좇아가는 삶이 아니라 작지만 소중한 것들과 함께 하는 생활에서 정말 인간다운 삶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높은 곳을 향해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는 삶, 경쟁에서 어떻게든 뒤떨어지지 않으려고 몸부림치는 삶이 우리 모두를 비인간화한다는 걸 알고 있지만 많은 이들이 그 대열 속에 함께 섞여 있다. 뒤떨어져서는 안 된다는 강박 관념은 함께 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게 한다. 생존의 문제를 경쟁의 관점에서만 바라보게 하는 이 지극히 자본주의적인 사고는 생존이란 근본적으로 공존, 공생의 방법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잊어버리게 해왔다.

경쟁은 있으되 공존의 도, 공생의 덕은 없는 것이 우리 현실이다. 어떤 일이든 빠르게 해치우고 빠른 시간 안에 일의 성과를 거두려 하고 남들보다 더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이 성공한다는 것을 우리는 많이 보아 왔다. 그러나 빠르게 가면 차근차근 볼 수 없는 것은 정한 이치이다. 그래서 차분히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의 삶의 모습을 돌아보며 생각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삶을 살지 못한다. 그런 이들에게서는 깊이 있는 삶의 모습, 삶의 태도를 발견할 수 없다.
--- p.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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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발간된 산문집 『모과』에서도 보면 평소 내가 글로 쓰지 못하고 마음속으로만 생각하던 것들을 대부분 써놓았으니 다시 한번 무릎을 치지 않을 수 없다. … 나는 도종환 시인을 인생의 비밀을 많이 엿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눈빛은 열정적이면서도 또한 담담하다. 그의 미소는 따뜻하면서도 또한 쓸쓸하다. 그의 옷자락엔 인생의 비밀을 엿본 자의 쓸쓸함과 담담함이 먼지처럼 묻어 있다. 그런데 이번 산문집을 읽노라니 그의 이제 인생의 비밀 뿐만 아니라 자연의 비밀도 엿본 듯하다. 그는 이 산문집에서 자연의 비밀을 통하여 인생의 비밀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렇다. 도종환은 자연을 인간처럼 이해하고, 인간을 자연처럼 이해하는 시인이다. 그와 시와 산문에는 자연과 인간에 대한 깊고 맑은 통찰의 눈이 빛난다. 자연의 이치야말로 삶이 이치라는 점을 일깨워준다. 자연을 통해 인간이 어떻게 살아하며 살아가야 하는가를 일깨워준다. 진주의 크기는 조개가 상처와 싸운 만큼의 크기라는 것을 말하고 있으며, 모과가 향기로운 것은 그 상처 때문이라는 것을 고요히 어머니처럼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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