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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루스트와 함께하는 여름

프루스트와 함께하는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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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7월 03일
쪽수, 무게, 크기 312쪽 | 306g | 118*188*15mm
ISBN13 9791161111315
ISBN10 116111131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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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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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대한 가장 멋진 말들을 우리는 위대한 작가들에게서만이 아니라 특히 만족을 모르는 독자들에게서도 듣는다.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읽고 모작까지 쓴 프루스트가 그런 독자다. 그에 의하면, 소설가만이 우리를 우리 자신으로부터 “해방해줄” 수 있고, 한 편의 “아름다운 소설”을 읽는 동안, 등장인물들의 가상의 삶을 통해 다른 여러 삶을 살게 해줄 수 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는 그런 삶이 5백여 개나 된다….
--- p. 55

『되찾은 시간』의 마지막 페이지는 내가 무척 좋아하는 페이지 중 하나다. 그 페이지는 이 책 전체를 담은 것 같고, 3천 페이지 전에 등장한 첫 단어, “긴 세월”로 우리를 다시 데려가는 것 같다. 처음과 끝이 그렇게 결합하여, 프루스트가 다른 무엇보다 우리에게 시간의 의미를 되새기게 해준 시간의 위대한 소설가임을 확인해준다.
--- p. 58

동성애 성향의 작가는 프루스트 이전에도 많았으나 그만큼 용기를 보여준 이는 아무도 없었다. 왜소하고, 허약하고, 병들고, 이미 다른 많은 이유로 사람들의 비판을 받아온 그가 넓은 의미의 소수자들 - 병자, 유대인, 동성애자는 물론이고 어떤 면에서는 늘 이해받지 못하는 소수의 위대한 예술가들까지 포함하여 - 의 대변인을 자처한다.
--- p. 82

프루스트는 “우리가 진실을 늘 아는 건 아니다”라는 골로의 문장을 거듭 인용하는데, 매우 단순화된 표현이기는 하지만 그것이 바로 프루스트의 진실이다. 진실은 여기에 있으나, 우리는 그것을 알지 못한다.
--- p. 89

프루스트에 대한 여러 일화가 떠돌아다니며 우리의 뇌리를 사로잡고 있다- 어머니를 깊이 사랑했고 자신의 성性에 의문을 품었던, 천식 환자에 화를 잘 내는 속물이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는 정말 어떤 사람이었을까? 그의 매끈한 얼굴, 어두운 눈길, 잘 빗은 머리는 무엇을 감추고 있을까? 지금까지도 우리가 모르는 다른 프루스트가 있을까?
--- p. 108

만약 그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마지막 단어를 쓴 직후인 1922년 11월 18일에 51세의 나이로 죽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아마도 그는 전쟁 전에 출간된 제1권 『스완네 집 쪽으로』를 재검토하고 수정했을 것이다. 그가 다른 시대를 살았더라면, 그의 작품이 그를 집어삼키지 않았다면, 늘 그가 원고 뭉치로 뒤덮인 침대에 누워 지내지 않았다면, 그의 운명은 어떻게 되었을까?
--- p. 111

프루스트에게 사랑은 우리가 다가갈수록 달아나는 행복을 기다리는 일이다. 어떤 사람의 필요성을 느끼게 해주는 건 오직 그 사람의 부재뿐이다. 그러나 그 사람이 곁에 존재하기만 해도 우리가 무엇 때문에 그 사람을 갈망했는지 이해할 수 없게 된다. 그러니까 프루스트의 세계에서 끊임없이 나를 매료한 세 가지 주제는 기대, 실망, 상상의 매혹이다. 세 번째 주제가 앞의 두 주제를 이어준다.
--- p. 119p

프루스트를 읽는 일은 훈련 그 이상이다. 그것은 진정한 체험이다. 모든 작가가 자기만의 길을 찾기 위해 마음을 열어야 할 체험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런데 그 길은 ‘어린 마르셀’이 내는 길이다.
--- p. 160

우리 사회는 최근 들어서야 성적 도착을 죄악시하지 않고, 그것이 어떻게 내밀한 영역에 속하는지 이해하기 시작했다. 사도마조히즘, 동성애, 질투 등. 프루스트는 한 세기도 더 전에 이미, 그것도 섬세한 방식으로, 어떤 대의나 공동체의 신봉자를 자처하지 않고서 그렇게 했다.
--- p. 172

그는 평생 어느 집단에도 ‘소속’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동화되지 않으려고 피한다. 그에게 딜레마는 햄릿의 딜레마인 “사느냐, 죽느냐”가 아니라, “속하느냐, 속하지 않느냐”였다. 이런 태도로 그는 프랑스 사회를 통렬히 비난하는데, 그의 말에 따르면 프랑스 사회는 소속을 모든 실존의 조건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그는 분류를 좋아하지 않고, 모든 것의 주변에 머무는 걸 선호하며, 오늘날 우리가 집단주의라고 부르는 것, 파벌주의에 갇히는 데 대해 극도로 경계심을 보였는데, 그렇다고 그가 어떤 대의에도 동조하지 않은 건 아니었다.
--- p. 184

프루스트는 그 어떤 이론으로도 포착할 수 없는 미, 그 돌연한 출현이 자명한 만큼이나 수수께끼처럼 나타나는 미의 철학자다. 사실 우리는 모두 아름다운 것이 무엇인지는 알지만 아름다움이 무엇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프루스트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이런 경험을 해볼 기회를 제공한다. 설명할 순 없지만 부인할 수 없는 그 수수께끼 같은 미의 분출, 그런 감정을 느껴볼 수 있게 해준다.
--- p. 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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