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산타클로스가 선물을 줄 시간이 돌아왔소. 당신에게는 더 이상 놀라운 일이 아닐 테지만.
당신이 진짜로 늘 깜짝 놀라지는 않는다는 것쯤은 나도 알고 있다오. 당신이 좋아할 만한 게 무엇인지 당신의 친구 아멜리아나 페그가 내게 알려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지.
하지만 사실 당신이 선물을 받고 놀란다거나, 또 내가 그런 모습을 지켜보는 일이 뭐 그리 중요하겠소.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아요.
크리스마스 트리 아래 놓아둘 마땅한 게 아무것도 없어서, 나는 하늘에 있는 모든 다이아몬드별과 바다의 향기로운 미풍을 가져와 당신에게 줄 생각을 한번 해봤소.
하지만 당신은 이미 그것들을 가지고 있는데다가 트리 아래 놔둘 수도 없는 것들이지. 내 마음을 줄 수도 있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당신한테 내 마음을 돌려 받아야겠고 ….
아 … 내가 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가진 사람에게 내가 줄 수 있는 건, 이제 아무 것도 없는 것 같소.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진정한 축복이라면, 당신이 내게 준 것들에 대해 말해 볼까? 그래야 당신을 이 세상에서 가장 많은 축복을 받은 사람으로 만들 수 있으니까.
당신이 내게 준 선물들은 결코 어떤 것으로도 보상할 수 없는 것들이오. 그 어떤 보상으로도 그것을 갚지는 못할 거요. 집으로 향할 때의, 흥분과 기대감으로 벅차 오르는 감정을 어떻게 이 세상의 가치기준으로 따질 수가 있겠소? 조금이라도 빨리 집에 도착하기 위해 서두르는 내 발걸음과, 한시라도 빨리 당신을 보기 위해 재촉하는 이 마음을 말이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따스한 충만함이 느껴지는 건, 당신이 바로 거기에 있기 때문이오. 당신이 없다는 걸 난 바로 알 수가 있어요. 집안 전체가 공허해지는걸 …. 당신은 마치 제철에 나는 싱싱한 과일이나 영원히 멈추지 않는 행복의 기계와도 같소. 날마다 새롭고 신선한 아침을 열며, 나의 온 세상을 밝게 비추는 빛처럼 …. 날 사랑해줘서 고맙소. 그리고 당신을 사랑할 수 있을 만큼 날 현명하다고 판단해준 것에 대해서도.
메리 크리스마스,
1971년 크리스마스에 당신의 남편이
--- pp.173~174
오늘이란, 다만 '사이에 낀' 하루일 뿐... 일년 전 내가 당신을 사랑했던 것보다 더 사랑하는, 365일 가운데 단 '하루'이며, 앞으로의 일년동안 이보다 더 상랑하게 될, 365일 가운데 '하루'일 뿐이오. 내가 당신을 만나기 전, 365일 그 하루하루들을 어떻게 살아올 수 있었는지... 잘 모르겠소.
--- p.166
'당신을 만나면서 내 인생은 시작되었습니다.'
'남자는 사랑이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데
내게는 그 사랑이 바로 당신이오..'
---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