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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문 농사 일기

고병문 농사 일기

: 1964년 5월 ~ 196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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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6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60쪽 | 150*210*30mm
ISBN13 9791168671720
ISBN10 116867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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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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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봄이 깊었다. 바다는 옥빛으로 점점 투명해지고, 풀잎은 어린 티를 벗고 초록으로 물들어 간다. 따뜻한 물을 타고 올라오는 멸치떼를 기다려 그물을 던지는 ‘보제기’(어부)와 겨울 찬물에 무럭무럭 자란 ‘메역’(미역)과 ‘톨’(톳)을 ‘비러’(베러) 나서는 ‘잠수’(해녀)의 손길이 바쁘다. 들판과 오름은 봄볕을 쬐며 풀을 뜯는 소들의 차지가 되고, 유채꽃 진 자리에 유채씨가 여물고, 청보리 누릿누릿 물들어 봄바람에 물결친다. 중산간의 봄은 수확과 파종으로 부산한 때지만 보리를 거둘 5월 말까지는 때마다 끼니를 마련하기가 힘들었다.
--- 「보리 익어가는 봄」 중에서

6월은 타작의 시간이다. 베어 놓은 보리는 밭에서 말라가고, 유채와 무까지 마저 베면 타작할 일이 태산이었다. 갑자기 비라도 내리면 애써 지은 곡식들이 젖어 썩게 되고, 조 파종도 코앞이니 더욱 부지런을 떨어야 한다. 타작은 밭에서 하기도 하고 집에 실어와 마당에서 하기도 했다. 도리깨로 타작할 때는 ‘마당질소리’로 박자를 맞추었다. 마당질소리는 제주도 농업노동요 가운데 가장 힘찬 소리다. “어야도 하야 어가 홍아!” 앞소리에 이어 다같이 받는 소리가 6월의 밭과 마을을 가득 채웠다. 사람도 소도 바쁠 때지만 ‘고팡’(광)에 곡식이 쌓이는 기쁨으로 고단함을 씻었을 것이다.
--- 「보리가 쌀이 되는 여정」 중에서

지루한 장마가 끝나면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된다. 제주도 사람들은 장마가 끝났다고 판단되면 즉시 조 파종에 들어갔다. 조 파종을 위해 장마 전에 미리 잡초를 뽑고 밭을 갈아두었다. 때를 놓치지 않고 파종하느라 제주도는 일시에 소란스러워졌다. 조를 파종하고 나면 반드시 밭을 다져 밟아야 하기 때문에 온 마을의 소와 말과 사람이 다 동원되어 ‘밧볼리기’에 나섰다. 집집이 돌아가며 수눌음으로 밭을 밟고 나면 이번엔 여름 볕을 받고 쑥쑥 올라오는 잡초에 맞서 끝없는 김매기의 날들이 계속됐다.
--- 「하늘을 읽는 조 농사」 중에서

조파종을 끝낸 뒤로 목장에 올라간 소들은 한동안 테우리의 보호 아래 온 동네 소들과 어울려 여름을 보낸다. 고생한 소들이 쉬는 여름에도 사람들은 8월 뙤약볕 아래 산듸밭과 콩밭과 조밭을 오가며 김매기를 계속한다. 김매기는 고되지만 제법 바람에 한들거리며 커가는 곡식을 보는 낙으로, 어서 키워서 아이들 먹일 낙으로 하루하루가 갔다. 그 사이 여름 ‘폿감’으로 갈옷을 장만하고, 마을 사람들이 함께 모여 백중제를 지낸다. 그리고 올해 여름농사의 마지막 파종이 다가온다. 메밀 파종은 다른 곡식과는 또 다른 방식으로 전승되어왔다.
--- 「제주의 마음, 메밀」 중에서

바람이 바뀌자 풀들의 기세가 꺾이기 시작한다. 가을이 왔다. 9월의 오름과 들은 사람들로 새벽부터 부산하다. 찬바람에 누렇게 쇠기 전에 소 꼴을 베어내려는 낫질이 바쁘다. 그저 여기 저기 잡풀을 베는 것이 아니다. 봄부터 꼴밭에 담을 추스려가며 길러온 것이다. 9월은 단연코 소 꼴을 위한 시간이었다. 추석 명절도 잠깐, 다시 꼴을 베었다. 그 어떤 수확도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는다. 소 꼴을 마련하는 일이 왜 이렇게 정성스러웠던 걸까?
--- 「촐 베는 날들」 중에서

농사에만 의지해 살던 때는 ‘닭 굶는 8월(음력)’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보릿고개 못지않게 9월을 보내기가 힘겨웠다고 한다. 사람 먹을 것이 부족하니 그 부스러기조차 없어서 닭도 굶을 정도로 힘든 때였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제 조가 익었다. 조를 거두어 밥도 하고, 떡도 찌고, 술도 내릴 것이니 조를 수확하는 마음이 부풀었다. 북서풍이 매서워지기 전에 고팡에 좁쌀을 채워놓으면 겨울 걱정을 덜 것이다. 겨울을 날 땔감까지 마당에 그득하다면 걱정이 없다.
--- 「조가 익고 술이 익는 계절」 중에서

남풍에서 북풍으로 바람이 바뀌고 나날이 추워지고 있다. 이제 보리 갈 때가 되었다. 하지만 그 전에 서둘러 콩도 걷고, 밭벼와 메밀도 베어야 하고, 베어낸 곡식들을 실어와 타작도 해야 하니 바쁘고 바쁘다. 밭을 갈고, 돗통시에 쌓인 거름을 꺼내고, 거름을 실어 날라 무사히 보리씨를 파종하고 나면, 이제는 새(띠)가 기다린다. 초가지붕을 일 새는 첫눈 오기 전에 베어야 하니 정신없이 새를 베다가 어느 틈에 11월은 꼴깍 넘어간다.
--- 「보리 갈 때가 되었구나」 중에서

10월부터 이어진 조, 밭벼, 콩, 팥, 촐, 메밀, 새 수확과 보리 파종까지 기나긴 가을이 끝났다. 고팡에는 좁쌀, 곤쌀, 콩과 팥, 메밀이 저장되어 있고, 마당에는 촐과 새, 땔감이 쌓여 있다. 고생한 소도 촐을 먹으며 쇠막에서 쉬고, 고생한 사람도 한숨 돌리며 쉬어가는 겨울이 왔다. 그래도 마냥 쉴 수는 없다. 여자들이 수확한 곡식들을 갈무리하고 보리밭을 돌보는 사이 중산간마을 남자들은 숯을 구웠다. 숯은 실내 난방과 조리용으로 쓰이는 고급 연료로 좋은 값에 팔 수 있었다. 조선시대에는 세금으로 숯을 내기도 해서 숯을 굽는 일은 중산간마을 남자들에게 대대로 이어져 오는 기술이었다.
---「숯 굽는 겨울」 중에서

제주의 겨울은 춥다.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는 일은 드물지만, 바다를 건너온 북서풍이 몰아치면 납작 엎드려야 한다. 구들에 불을 때도 흙집은 한기가 가시지 않았다. 가족들이 모여 앉아 화로에 숯을 때고 마당에 묻어놓은 고구마를 꺼내와 구우면 다시 온기가 퍼졌다. 추운 겨울이라 해도 새벽마다 물허벅을 지고 물을 뜨고, 불을 때고, 맷돌질을 하는 일상은 계속되고 있다. 조금 여유가 있을 때 멱서리를 짜고, 부서진 구덕을 수리하며 봄을 준비한다. 쇠막에 들여놓은 소들도 추위를 견디고 있다. 정월 명절을 준비하느라 1년을 기른 돼지를 잡았다.
--- 「겨울 일거리」 중에서

겨울 동안 고병문의 가족에게 여러 차례의 장례가 찾아온다. 11월에 삼촌이 돌아가시고, 1월에는 마을에 상이 나고, 2월에는 진룡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3월에는 선옥 시아버지와 와산의 사돈이 돌아가신다. 봄부터 가을까지는 한 차례의 장례도 없다가 겨울에 이렇게 상이 많은 것은 의약품과 의료시설이 거의 없다시피 했던 60년대에 지병이 있던 사람이나 쇠약한 노인들이 추운 겨울에 손써볼 수 없이 돌아가셨던 것이다.
--- 「겨울에 세상을 등지고」 중에서

봄이 왔다. 봄은 보리밭에 제일 먼저 오는 듯싶었다. 보리밭 잡초들이 웅성웅성 일어나 돗거름으로 채워놓은 땅의 양분을 다 먹어버릴 참이다. 김매기로 봄농사가 시작된다. 보리밭 김매기가 급하니 수눌음으로 서둘러 김을 매었다. 품을 빌리고 품을 갚으며 보리밭, 유채밭 김을 매며 3월은 바삐 간다. 그 공으로 커가는 보리와 유채를 보면 마음에 의지가 되었다.
--- 「수눌어 김매고, 수눈값 갚아 김매고」 중에서

청보리 넘실대는 봄이 다시 왔다. 키가 커진 보리와 유채가 빽빽해도 그 사이로 머리를 내미는 잡초를 뽑아내며 마지막 김매기가 한창이다. 겨우내 마른 풀만 씹었던 소들도 들판에 나와 싱싱한 봄풀로 배를 채운다. 비가 한 번 내릴 때마다 고사리는 기지개 펴듯 쑤욱쑤욱 올라오고, 부지런히 고사리를 꺾어 팔면 보리 수확할 때까지는 견딜 만할 것이다. 지난 가을 베어두었던 띠를 엮어 초가 지붕을 새로 인다. 겨울 동안 딱딱하게 굳은 밭을 뒤집고 곰방메로 두드려 흙덩이를 풀어주며 봄농사를 준비한다. 다시 시작이다!
--- 「일어서는 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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