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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건널수는 없더라도

: 내 차 타고 떠난 유라시아 대륙횡단 35,000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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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에세이 29위 | 에세이 top100 1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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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7월 11일
쪽수, 무게, 크기 328쪽 | 412g | 128*188*21mm
ISBN13 9791191384970
ISBN10 1191384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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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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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 담아뒀던 여행의 조각들을 천천히 꺼내어 당신께 건넨다. 특별한 이야기는 아니다. 그저 과거의 고통과 미래의 불안에 힘겨워하던 한 사람이, 많은 것을 유예하고 훌쩍 떠났던 유랑의 기록이다. 내가 어떻게 도망쳤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이 진부한 '도망기'가 도움이 된다면 좋겠다. 언제든 도망칠 수도, 돌아올 수도 있다는 사실은 우리를 도망 없이도 살게 하니까.
--- p.15

나는 정말로 별의 노랫소리가 존재할지도 모른다고 상상한다. 먼 과거부터 이어진 문명의 소음에 우리의 귀가 덮여 이제는 들을 수 없게 퇴화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 상상을 할 때면 설렘과 슬픔을 동시에 느낀다. 잃었으나 잃은 사실조차도 알 수 없는 것들이 얼마나 많을지를 생각하곤 한다. 방향과 지형만으로 길을 찾아내는 능력, 평범하지만 낯선 것을 보고 즐거워하는 마음, 언어 없이도 진심을 전할 수 있는 방법 같은 것들. 알렉산드리치를 보며 나는 때로 내가 무엇을 잃어버렸는지 알아채기도 했다.
--- p.58

때로 내면의 소란이 잠재워지지 않는 날이면 차를 몰고 아무 숲이나 찾아 들어가 캠핑을 했다. 평온한 가운데 머리 위로는 별이, 발치에는 모닥불이 반짝이는 곳. 하루를 머무르면서도 숲의 이름은 알지 못했다. 그저 어느 도로와 어느 도로가 마주치는 곳 근처라고 말할 수 있는, 지구의 가로선과 세로선으로만 위치를 찾을 수 있는 곳. 이름난 관광지보다 그런 곳들을 나는 더 사랑했다. 고요와 무명의 축복이 그곳에 있었다.
--- p.89

우리말에는 자동차로 국경을 넘어 여행하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표현이 없다. 그럴 일이 없기 때문이다. 반면 영어에는 '오버랜더(overlander)'라는 표현이 있는데, 직역하자면 '땅을 넘는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나는 그것이 우주를 건너는 일에 가깝다고 말하고 싶다. 편리하게 한 가운데 떨어지는 대신 행성의 열기를 온몸으로 느끼며 진입하는 일. 다른 것이 품은 중력에 영향 받으며 그에게로 건너가는 추락. 이렇게 보면 좋은 여행은 좋은 사랑과 닮았다.
--- p.119

햇살은 나무와 나뭇잎, 흙, 호수나 물웅덩이에 각기 다른 색을 부여한다. 자작나무는 한낮의 흰색도 됐다가 힘찬 새벽의 짙은 파란색도 됐다가 노을 지는 붉은색, 어스름의 연보라가 되기도 한다. 물의 색깔도 날씨와 시간에 따라 다르다. 자연의 색깔은 하나로 고정되지 않고 어떤 햇살을 받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사람도 그런 걸까, 나도 이런 햇살 아래라면 더 싱그러운 사람으로 살 수 있을까. 호수에 얼굴을 비추며 나는 지금 어떤 색인지, 과거와는 다른 색인지 헤아려보기도 했다.
--- p.124

노르카프 지구본의 두 철골이 겹치도록 바다 쪽으로 서면 그 앞에는 북극이 있다고 한다. 끝없는 북극해를 멍하니 응시했다. 보이지 않지만 언젠가 닿을 수는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다가도 아마 그럴 수 없으리라 낙담하기도 했다. 그렇더라도 닿을 수 없는 곳에 닿으려는 마음을 사탕처럼 입안에서 굴리는 것은 늘 그렇듯 효험이 있었다. 그날 나의 마음은 바다를, 그 끝의 얼어붙은 신기루를 향해 있었고 바다는 내가 디딘 육지로 계속해서 철썩이고 있었다.
--- p.142

마운틴가드는 축 처진 나를 깨우려는 듯 아무 일도 아니라고 연신 강조해 말했다. 따스하고 낯선 이 사람은 힘들 때 꺼내 먹을 수 있는 달콤한 것이 항상 주머니에 있어야 한다며 초콜릿과 사탕을 한 움큼 쥐여 주고는 또 다른 오두막으로 떠났다. 그가 준 초콜릿을 나는 여행을 끝마칠 때까지 하나씩 아껴가며 먹었다. 입에 넣고 온기를 더하면 그날의 어둠이, 추위가, 굶주림이 슬며시 다가왔다가 사르르 녹아 없어지는 것 같았다. 앞으로 내게 다가올 것들도 그렇게 녹여 없앨 수 있을 것 같았다.
--- p.167

그런데도 나는 온종일 즐거웠다. 카잔차키스를 만나기에 환상적인 날씨가 아니냐며 박물관 직원과 농담을 주고받았다. 소설 속 조르바와 주인공 '나'가 처음 만나는 항구의 날씨도 딱 이렇게 모든 것을 적셨다. 소설의 정취를 느끼러 왔다면 최고의 날씨인 셈이다. 그들이 전 재산을 쏟은 사업이 깡그리 망한 날 저녁, 둘은 통쾌하게 웃으며 바닷가에서 춤을 춘다. '나'는 그때 비로소 스스로가 살아 있다고 느낀다. 그 마음의 한 조각이라도 얻을 수 있다면, 나도 '나'가 되어볼 수 있다면. 고작 일정 몇개 어그러진 게 문제일리가 없었다.
--- p.244

괴레메에는 동굴을 개조한 비싼 호텔이 많다. 돈을 들이면 동굴에도 별을 달 수 있는 것인지, 성급을 자랑하는 호텔들은 화려한 빛과 음악을 늦은 시간까지 발산한다. 그 사이사이 움푹 파인 구석마다 빛도 바람도 들지 않는 어둑한 동굴이, 진짜 동굴집에 사는 사람들이 있었다. 관광산업이 소외 당하는 이들의 양식을 비싼 값에 파는 동안 그들의 삶은 점점 비싸지기만 할 뿐 나아지지 않았다고 한다면 원망이 지나친 것일까.
--- p.260

매일 머무르는 곳이 바뀌니 공간에 익숙해질 틈이 없다. 대신 주변의 낯섦에, 그 익숙하지 않음 자체에 익숙해지고 있다. 유목민은 공간을 길들이기보다 공간을 넘나드는 스스로를 길들인다. 그렇게 정주민이 세계 안에 담길 때, 유목민은 자기 안에 세계를 담는다. 그래서 나는 유목을 꿈꿨나 보다. 그것은 틀 안에 담기는 것이 두려웠던 나약함, 공기를 철창처럼 느꼈던 비루한 상상에 기인한 것이지만 덕분에 내 숨에는 자유와 용기가 스몄다.
--- p.316

느릿느릿 저물던 해는 결국 바닷속으로 가라앉았다. 이제는 밤이 일어서고 있었다. 타오르던 한낮을 삼키고 출렁이는 불안을 디딘 밤이 깊은 물속으로부터 몸을 일으켜 세우고 있었다. 밤은 걸어갈 것이다. 이제는 작고 어두운 것들의 시간이었다. 한낮의 찬란함에 가려 빛나지 못하던 것들도 포근한 이 밤 아래서는 괜찮을 것이다. 미흡하고 위태로운 것들도 저마다의 색깔을 가질 것이다. 그러니까 괜찮지 않았던 것들도, 앞으로는 다 괜찮을 것이다.
--- p.322

너는 우울한 사람이라는 말을, 먼 과거 타인으로부터 듣고 오랫동안 시달렸다. 그때는 전부 부인했으나 지금은 반쯤은 동의한다. 나는 그저 우울과 슬픔을 잘 조영하는 사람이 되고 싶을 뿐이다. 두려움과 나약함을 숨기지 않는 것도 선함의 한 종류일 수 있다고 믿을 뿐이다. 고통도 불편도 없는 문학이 유행하는 요즘, 그런 믿음을 붙잡고 나신 같은 감정들을 당신께 꺼냈다. 당신은 몰랐거나 알고도 지나갔을 것 같다. 이 이야기를 읽은 뒤 당신이 지을 표정이 조금 두려우나 앞으로도 우리는 함께였으면 좋겠다. 고요한 바다에 숨어 깊은 숨을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
--- p.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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