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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6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180쪽 | 222g | 125*210*12mm
ISBN13 9791193480137
ISBN10 119348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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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포되기 전, 마티아스 올반은 작품을 많이 쓰는 작가는 아니었다. 청소년기부터 글을 쓰고자 하는 욕구에 사로잡혀 있긴 했지만, 명백한 결말을 위해 출간되는 작품에 담길 만한 산문을 제작할 필요성을 느끼지는 못했다. 그는 시적인 놀이, 단어들의 일시적인 조립, 이미지 속으로의 몰입이, 자신의 존재에는 중요한 차원이지만, 이런 활동은 아무리 시급하다고 해도 책장에 꽂혀 죽은, 규격화된 한 권의 책으로 귀결되면 곤란할 거라고 여겼다. 그는 원고를 방치된 상태로 놔두었고, 마무리하려 애쓰지 않았으며, 그의 작품이 어떤 상태인지 친구들이 물어보면 더러 미완성에 관한 이론을 주장하기도 했다. 이렇게 그는 출간할 만한 작품을 하나도 만들지 못한 채 몇 년을 보냈고, 그 뒤로는 무명 시인이라는 자랑스러운 계급에 속한다는 주장도 무뎌지기 시작하면서, 스스로에게 품고 있던 창작자라는 전망마저 사라져 버렸다. 문학적 출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그가 지하 투쟁과 테러 보복 준비에, 달리 말해 암살자들을 살해할 여러 가지 구상에 각별히 마음을 쓰면서 전념하고 있을 때, 또한 자신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그가 글쓰기를 그만두었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 어느 날 그는 마음이 잘 맞는 어떤 출판사에 이야기 모음을 건넸고, 출판사는 그것으로 작은 책 한 권을 만들었다. 작품은 ‘보욜가(家)의 어느 가을’이란 제목을 달고 있었고, 1천 부가 인쇄되었지만 그중에서 마흔 부도 채 팔리지 않았다.
--- pp.14~15

포스트엑조티시즘 작가들은 조잡하고 재능 없는 작가들이 아닙니다, 그들은 무기를 들고 정치에 참여했습니다, 그들은 지하활동과 전복의 길을 택했고, 광기도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고 승리할 확률이 지극히 낮고 매우 희박한 전투에 몸을 던졌습니다, 이렇게 그들은 전쟁의 최전선에서 터무니없이 적은 수의 병사들로, 고독한 존재로 거듭났고, 투쟁에 투쟁을 거듭하다가 모든 것을 잃었습니다. 그들은 심지어 가난한 자들의 아이들이 언젠가는 컴컴하지도, 마피아 같지도, 불평등하지도 않은 세상에서 눈을 뜨게 되리라는 확신조차 잃어버렸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굴복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투쟁을 계속 이어 갔습니다, 죽은 자들을 세고 또 세면서, 죽은 자들을 배반하길 거부하면서, 항복의 가능성을 완전히 부인하고 무기를 내려놓길 거부하면서, 이데올로기적이고 군사적인 포위가 너무 잔혹해서 자신들이 자유 속에 살아갈 수 없게 되었을 때조차 그들은 적 앞에서 자신들의 연설을 바꾸거나 자신들의 목표를 축소하길 거부했으며, 그 결과, 그들은 아주 필연적으로 죽은 자의 복도나 감옥의 복도로 끌려가게 되었고, 복종할 수 없는 해로운 돌연변이 짐승들이 갇히듯이 거기에 갇혔습니다.
--- p.29

그리고 그는 떠올리고 있다, 자신의 눈을 찔러 왔던 더위를, 아직은 너무 어렸기에 언어 표현, 감정, 이미지, 꿈과 현실, 지식 등 모든 것이 새로웠던 제 삶의 어느 시기에, 최대한 빨리 문자들을 조합해 보고 지금까지 자신이 한 번도 사용해 본 적 없던 낱말들을 배열하면서 지배하려 시도해 보았던 뜨거운 열정을, 그리고 마침 그는 떠올리고 있다, 스스로 만드는 이야기의 세계에 자신이 이제 막 들어섰다는 생각에, 마찬가지로 자신의 나이에 자연스럽게 썼었을 글보다 더 복잡한 글을 만들어 냈다는 생각에, 자신을 전위(前衛)에 서게 해 주었다는 천진난만한 승리의 기분을, 또한 이 점에 관해 자신이 분명 뿌듯한 기쁨을 느꼈던 것을, 그리고 마찬가지로 그는 떠올리고 있다, 자신의 손가락 아래 쌓여 갔던, 문어(文語)라는 장애물 앞에서 멈추지 않겠노라고, 또한 중요한 것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여자 교사를 흡족하게 할 맞춤법에서 쾌거를 이루는 것이 아니라 급류가 흐르듯 격렬하게 글을 내려놓는 것, 여타의 모든 고려 사항을 무시하고서 글을 내려놓는 것이며, 무수히 많을 거라고 스스로 의심해 왔던, 규범에 어긋나거나 문법적 근사치에 불과한 용법과 관계없이 글을 존재하게 해야겠노라고 결심했던 것을, 게다가 그가 이 글을, 이후 성인들에게는 물론이거니와 대다수가 두 음절 이상의 단어들을 해독하는 데에도 아직 어려움을 겪고 있던 반 친구들에게는 더더욱 읽어 보라고 제안하려는 은밀한 계획 따위는 가지고 있지 않았다는 것을, 그리고 그는 떠올리고 있다, 글을 그 자체로 존재하게 만들겠다는, 어떤 청중을 위해서도 작업하지 않겠다는 확신, 이러한 신념은 그가 첫 번째 공책 표지에 글을 쓰기 시작한 순간부터 그에게 힘이 되어 주었다는 사실을,
---p.38

호랑이에게 감사하는 건 이례적일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싱가포르 동물원의 암컷 호랑이 한 쌍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려 하는데, 마오타이주를 잘 마시는 저보다 자기가 위스키를 훨씬 잘 마신다고 주장하던 마리오 부마푸트락이라는 작자와 함께 술을 정말로, 정말로, 정말로 많이 마시며 저녁을 보낸 후, 야밤에 저는 두 마리의 이 멋진 짐승이 사는 곳에 침입했습니다. 일단 울타리 안으로 들어간 저희에게 더 이상 마실 것이 없어지자, 제 동료가 제게 시비를 걸어왔습니다. 수컷이 우리 안에서 으르렁거렸으나, 주정뱅이들의 싸움에 관심을 보인 두 마리 암컷과는 달리, 수컷은 우리 밖으로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마리오 부마푸트락을 갈기갈기 찢어 죽임으로써 그 즉시 제 편을 들어 준, 더구나 마오타이주 냄새로 잔뜩 전 제 입냄새를 매우 역겹다고 여겨 주었던, 그 두 마리의 힘센 암컷 동물에게 감사드립니다. 그 암컷 호랑이들은 마리오 부마푸트락을 나누어 가졌고, 제가 울타리를 다시 넘어가 바깥세상과 구덩이를 구분하는 철조망을 천천히 기어오르게 내버려두었습니다. 저에게 베푼 그들의 호의에 대해, 이 자리에서 그 두 마리 암컷 호랑이를 언급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 pp.74~75

요약하자면, 장 발바얀이 서명한 이 다섯 권의 책은 대중에게 호소하지 않는다. 비평가들로 말하자면, 그들이 발바얀에 관해 견해를 표명하는 일은 거의 없다시피 했지만, 그랬을 때는 교수형에 처하는 것보다 훨씬 더 고약했다. 비평가들의 견해에 따르면, 발바얀은 추리 문학 작가들 사이에서 자신의 자리를 갖고 있지 못했고, 다른 곳에서는 더 말할 것도 없었으며, 서스펜스의 규칙에 숙달하지 못한 작가였고, 그의 이야기에는 꼬리도 머리도 없었으며, 주인공들에게는 사실성이 없었고, 더구나 소위 문학적 비순응주의라고 하는 것 뒤에 숨어, 모종의 분위기를 조성하거나 환경을 묘사하고 성격을 채색하는 데 있어서조차, 자신의 무능을 제대로 감추지 못하는 작가였다.
--- pp.82~83

저는 이미지의 내부에 있었습니다, 그녀가 말한다. 사방은 온통 검었고, 제가 눈을 감자마자 드높은 고원들의 풍경이 하나, 골짜기가 거의 없고 하늘이 지평선까지 뭉개진 거대한 평원이 하나 나타났습니다. 풀들이 물결치고 있었습니다, 물결무늬의 천과 초록색 비로드가 돌풍에 따라, 멀리서 불어오는 바람의 기분에 따라 희미해지거나 선명해지고 있었습니다. 이런 빛과 더불어, 풀들로 온통 둘러싸인 바다와 더불어, 거기서 무슨 할 말이 있었을까 자문합니다. 저는 이미지 안에 있었습니다, 저는 혼자였습니다, 저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가끔 저는 눈을 떴습니다, 그리고 저는 한두 걸음을 내디뎠습니다. 제 두 손은 즉시 저의 감방 벽들에, 혹은 미지근하다시피 한 철제문에 닿았습니다. 제가 눈을 떴을 때 제 손이 만지고 있던 것을 말할 수도 있었을 겁니다, 그러나 저는 그럴 욕망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다른 것을 말하려고 제 기억을 불러왔습니다. 저의 기억력은, 종종 그랬듯, 쇠약해졌습니다. 저는 오로지 즉각적인 현재만을, 다시 말해 눈꺼풀을 내리자마자 제가 있게 된 이미지만을, 풀을 통해 광활한 몽골의 대지와 하나로 어우러진 광활한 몽골의 하늘만을 떠올리고 있었을 뿐입니다. 이미지의 저 무성의 목소리가 저를 관통하고 있었습니다. 그 무성의 목소리가 저에게 말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사람의 목소리와 심지어 등장인물의 목소리를 갖고 있었다고, 제가 이 목소리를 저의 존재를 말하는 데, 지나갔거나 혹은 최근이거나 혹은 여기 있거나 혹은 꾸며 낸 저의 존재를 이야기하는 데, 이미지를 말하는 데 사용할 수 있었다고 말입니다.
저는 이미지를 말했습니다.
--- pp.120~121

한동안, 그는 글을 쓰려고 시도한다. 그렇게 하도록 무언가가 그를 부추긴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만드는 데 성공하지 못한다, 악착스레 시도해 보지만, 그는 자신의 출생도, 어머니의 죽음도, 드로지노 숲 저편에서 벌어졌던 학살도 담고 있지 않은 일련의 불균형한 문장들, 뒤죽박죽인 낱말들만 손에 쥘 뿐이다. 그의 모든 작문 시도는 반 페이지 만에 무산된다. 자신의 존재에 대한 이 끔찍한 첫 번째 에피소드는 그에게 고통과 수치심만 안겨 주었을 뿐이다, 그러나 오늘 작가로서의 무능함이라는 감정이 여기에 더해진다. 그는 인내심을 잃어 간다, 왜냐하면 자신에게 완성해야 할 문학적 임무가 있다는 생각에 사로잡히게 스스로를 놔두었기 때문이다. 그의 이야기에는 ‘월요일이었던 어느 일요일에 관한 이야기’라는 제목이 붙었고, 그는 이 제목이 꽤나 자랑스럽다, 그러나 그다음이 없다. 그는 몇 주 동안 이 일에 매진한다, 그는 자신이 완전히 삭제했다가 내버려둔 초안들을 모은다. 그는 불행하다.
--- pp.138~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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