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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감 : 낯선사랑

: 낯선 사랑 내 소원은 사랑이었다.

심수현 | 창피 | 2024년 06월 28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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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6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172쪽 | 237g | 128*182*20mm
ISBN13 9791198776006
ISBN10 1198776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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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에 앉아 소파에 등을 기대고 하품하다가 웃음을 터뜨렸다. 소파도 나도 용도에 맞지 않게 쓰이고 있었다.
--- p.5

적의를 표출하며 싸우기는 쉽다. 마음이 가는 대로 행동하면 그만이니까. 솔직하게 자신의 허물을 인정하기는 어렵다. 변명을 대려는 본능을 거스르니까. 준성은 자신을 피식자로 착각하는 포식자였다. 준성을 상상만 해도 숨이 달아올랐다.
--- p.22

나는 아버지처럼 인생을 바치는 남자와 결혼해서 내 인생을 남편에게 바치기로 했다. 사랑이 있어야 죽음을 마주해도 두려워하지 않을 테니까. 죽고 나서는 혼자 사랑을 가꾼 아버지보다 완벽한 사랑을 남길 테니까. 공포를 극복한 날부터 내 소원은 사랑이었다.
--- p.28

‘현재를 살지 않고 남은 수명에 신경 쓰는구나. 너도 보통 사람이야.’ 모욕을 들어도 화가 나지 않았다. 내가 보통 사람일 리 없었다. 어머니조차 놓친 사랑을 상속받았으니까.
--- p.46

준성아, 난 무슨 짓이든 할 거야. 너를 억압하고 강요하는 일도 포함돼. 너의 생각과 행동을 바꿀 생각이니까 나는 독재자만큼 폭력적이겠지. 나는 폭력을 싫어하지만, 생존하려면 먹어야 하는 육식처럼 불가결한 행동이야.
--- p.47

가지치기할 준비가 끝났다. 가지치기는 남편 후보와 가까운 사람을 제거하는, 사랑을 얻는 과정 중 가장 중요한, 작업이다.
--- p.50

“수아 씨는 차가운 봄 같아요.”
“차가운 봄?”
“겨울이 지나고 막 찾아온 봄이요. 춥지만 따스함이 서려 있잖아요. 수아 씨도 그래요. 단호하지만 속은 따스해요. 따스함에 취해서 속마음을 털어놓았네요. 제가 수아 씨에게 기대도 될까요?”
--- p.54

“아니. 넌 날 사랑하지 않아. 입만 산 거짓말쟁이. 입 밖으로 내뱉은 말을 지키지 않고 사랑하는 척만 했지. 너는 사랑이 뭔지 몰라.”
“뭐가 사랑인데?”
“상대를 위해 나까지 버려야 사랑이야. 너는 그럴 수 없지? 우리는 여기까지야.”
--- p.130

나는 준성을 만나고 생명을 부여받았다.
내 이름은 윤수아. 차가운 봄이다.
--- p.154

나는 숨소리를 내고 온기를 퍼뜨리는 가족에게 둘러싸였는데도 고독을 느꼈다. 나를 알아줄 사람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 같았다. 내가 보기에도 나 자신이 난해했다.
--- p.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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