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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계
블루홀6 2024.07.08.
원제
十戒
베스트
소설/시/희곡 top100 2주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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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프롤로그

1 에다우치지마섬
2 십계
3 시체와 발자국
4 증거 인멸
5 선택

옮긴이의 말

저자 소개2

유키 하루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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ゆうき はるお ,夕木 春央

1993년생. 2019년 「교수상회의 후계인」으로 제60회 메피스토상을 수상하고, 같은 해 『교수상회』로 데뷔했다. 최근 작품으로는 다이쇼 시대를 배경으로 한 미스터리 『서커스에서 온 집행관』이 있다. 『방주』는 유키 하루오의 세 번째 작품으로 클로즈드 서클물의 새로운 지평을 연 수작이다. 폐쇄된 지하 건축물에서 연달아 벌어지는 불가해한 살인사건. 일주일 안에 범인을 찾아야 하는데…… ‘주간문춘 미스터리 베스트 10’ 1위와 ‘MRC 대상 2022’1위를 동시 수상했으며, ‘2023년 본격 미스터리 10’ 1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4위 등을 기록하며 극찬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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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문학 번역가. 1982년 대구에서 태어나 경북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일본어를 공부하던 도중 일본 미스터리의 깊은 바다에 빠져들어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직 국내에 알려지지 않은 다양한 작가의 작품을 소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테후테후장에 어서 오세요』, 『너는 기억 못하겠지만』, 『별 내리는 산장의 살인』, 『여자 친구』를 비롯하여 아시베 다쿠의 고바야시 히로키의 『Q&A』, 미치오 슈스케의 『투명 카멜레온』, 『달과 게』, 『기담을 파는 가게』, 이사카 고타로의 『화이트 래빗』, 『후가는 유가』 야쿠마루 가쿠의 『우죄』, 고바야시 야스미의 『앨리스
일본 문학 번역가. 1982년 대구에서 태어나 경북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일본어를 공부하던 도중 일본 미스터리의 깊은 바다에 빠져들어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직 국내에 알려지지 않은 다양한 작가의 작품을 소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테후테후장에 어서 오세요』, 『너는 기억 못하겠지만』, 『별 내리는 산장의 살인』, 『여자 친구』를 비롯하여 아시베 다쿠의 고바야시 히로키의 『Q&A』, 미치오 슈스케의 『투명 카멜레온』, 『달과 게』, 『기담을 파는 가게』, 이사카 고타로의 『화이트 래빗』, 『후가는 유가』 야쿠마루 가쿠의 『우죄』, 고바야시 야스미의 『앨리스 죽이기』, 『클라라 죽이기』, 『도로시 죽이기』, 지넨 미키토의 병동 시리즈 『가면병동』, 『시한병동』, 누쿠이 도쿠로의 『미소 짓는 사람』, 『프리즘』, 미야베 미유키의 『비탄의 문 1, 2』, 이마무라 마사히로의 『시인장의 살인』, 『마안갑의 살인』을 비롯하여, 미쓰다 신조의 ‘작가’ 시리즈, 아비코 다케마루의 ‘하야미 삼남매’ 시리즈, 『지나가는 녹색 바람』, 『검찰 측 죄인』, 『달과 게』, 『성스러운 검은 밤』, 『열대야』, 『밀실살인게임』, 『사이언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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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7월 08일
쪽수, 무게, 크기
344쪽 | 396g | 136*196*17mm
ISBN13
9791193149232

책 속으로

섬에는 11월의 바람이 불고 있었다. 작은 섬이다. 동그라미에 가까운 모양이고 지름은 3백 미터가 안 된다. 건물 몇 채와 빈약한 나무들을 제외하면 평평한 지형을 가로막는 것은 없다. 하지만 섬 북쪽에는 잡초가 무성한 곳이 많다.
--- 첫 문장

신고하는 것도, 섬을 떠나는 것도 용납되지 않기 때문이다. 금기를 어기면 모두 죽는다. 언제까지 이 섬에 있으면 될까? 사흘 후 날이 밝을 때까지라고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점이 있었다. 이 섬에 있는 동안, 결코 살인범을 밝혀내서는 안 된다. 그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계율이었다.
--- p.9

5년이나 관리하지 않았다고? 위화감이 점점 부풀어 올랐다. 5년쯤 전, 큰아빠가 마지막으로 이 섬을 찾은 뒤로 여기는 방치됐다고 들었다. 하지만 그런 것치고는 세탁실에 그리 오래돼 보이지 않는 휘발유 통이 아무렇게나 놓여 있었다. 그리고…….
“아빠, 역시 이상하지 않아? 큰아빠는 이런 걸 제대로 정리하는 성격이었을 텐데.”
나는 그렇게 말하며 아일랜드 키친 위를 가리켰다.
--- p.54

우리에게 제시된 건 열 가지 계율뿐이다. 우리는 달력 종이 뒷면에 두려움 섞인 눈빛을 던졌다. 이건 그야말로 ‘십계’다. 이것을 어떻게 해석하면 될까. 백 퍼센트 범인의 의도에 어긋나지 않게 해석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그럴 의도 없이 계율을 어겨서 기폭 장치가 작동하면 모두 개죽음을 당한다.
--- p.99

“범인은 여차하면 우리를 저승길 동무 삼아 자기도 죽을 작정인 거죠? 그럴 각오를 한 거겠죠?”
“그야 그렇겠죠. 사람을 죽였다는 사실이 발각되면 인생이 끝장나니까요. 살인범이 그럴 바에야 체포되기 전에 섬을 통째로 폭파해 화려하게 죽겠다고 마음먹어도 이상할 것 없습니다.”
--- p.105

“……추리소설에 이런 내용이 많잖아요. 탈출 불가능한 외딴 섬에서 살인이 발생하고, 거기 있는 사람들끼리 범인을 밝혀내야 하는 스토리요. 하지만 이번에는 그 반대인 거죠? 우리는 배를 부를 수 있는데도 살인이 벌어진 섬에 갇힌 채 사흘을 보내야 해요. 그리고 사흘간 절대로 범인을 밝혀내서는 안 되고요. 만약 밝혀내면 범인을 포함해 모두 사망. 그런 거죠?”
--- p.105

“단서라니, 그런 건 하나도 안 가지고 있는데요. 그나저나 이러면 안 돼요. 범인이 누구인지 알아내려고 하면 안 된다고 지시서에 적혀 있었잖아요?”
나는 그렇게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아니, 그게 말이야. 딱히 범인을 알아내려는 건 아니고.”
야노구치 씨는 시치미를 뗐다. 그럼 뭔가 싶었지만, 더는 아무말도 꺼내지 않았다.
--- p.154

아빠가 목소리를 최대한 낮췄다.
“……폭탄인가요? 이 두 사람이 폭탄과 관련이 있다는 겁니까?”
“메시지를 보건대 그렇게 해석할 수밖에 없겠죠.”
그들이 폭탄을 이 섬에 쟁여둔 장본인일까? 그래놓고 모르는 척, 시찰 여행에 참가한 건가?
--- p.199

현재 이 섬은 디스토피아로 변했다. 소설에 나오는 것처럼 어떤 사상을 바탕으로 치밀하게 계산해서 쌓아 올린 디스토피아가 아니라, 폭탄이라는 단순한 지배 도구를 사용해서 만든 즉석 디스토피아다. 살인이 벌어지는데도 범인의 정체를 폭로하는 건 용납되지 않는다. 폭탄에 통제당해, 범인의 지시에 따르고 범죄에 협력하기까지 한다.
--- p.220

이것이 내게 주어진 계율이었다. 앞으로 대학 입시를 치르고, 학교에 다니고, 프리랜서로 생계를 꾸리고, 그게 안 되면 취직하고, 누군가와 사귀고, 헤어지고, 결혼하고, 어쩌면 아이를 낳고……, 무슨 일이 있든 어디까지 가든, 나는 이 비밀과 함께한다. 상상만 해도 정신이 아득해지는 것 같았다.

--- p.332

출판사 리뷰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보라 내가 언약을 세우나니,
곧 내가 아직 온 땅 아무 국민에게도,
행하지 아니한 이적을,
너희 전체 백성 앞에 행할 것이라.
네가 머무는 나라 백성이 다 여호와의 행하심을 보리니,
내가 너를 위하여 행할 일이 두려운 것임이니라.
- 구약성서 출애굽기 제34장 10절

살인범을 밝혀내서는 안 된다.
그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계율이었다.

『십계』는 클로즈드 서클물의 진수로 평단의 극찬을 받은 작품인 『방주』의 세계관을 이어가는 미스터리다. 줄거리를 간략히 살펴보자면 다음과 같다. 예대 입시를 위해 삼수를 하는 리에는 아빠와 함께 생전 큰아빠가 소유했던 에다우치지마섬을 방문한다. 물론 섬에 리조트 시설을 개발하기 위해 모인 관계자들 아홉 명과 동행한다. 부동산 회사 직원, 관광 개발 회사 직원, 건축사무소 직원 등으로 구성된 일행이다. 그런데 섬을 시찰한 다음 날 아침, 부동산 회사 직원이 의문의 살해를 당하고, 그와 동시에 열 가지 계율이 적힌 종이가 발견된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 섬에 있는 동안 살인범이 누구인지 알아내려 하지 말 것. 지시를 지키지 못했을 시, 섬에 있는 폭탄의 기폭 장치가 작동해 모두 목숨을 잃는다.’

섬에 갇힌 일행들은 범인이 내릴 신벌을 두려워하며 ‘십계’에 따르는 사흘을 보내기 시작한다. 이 섬에 머무르는 동안 범인을 밝혀내서는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전원 사망이다. 그리고 살인사건이 연달아 발생하는데…… 상상을 초월하는 어떤 진상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

살펴봤듯이 『십계』는 외딴 섬에서 살인사건이 벌어지는 이야기다. 작가의 전작 『방주』처럼 ‘클로즈드 서클물’이 아닐까 생각하기 쉽지만 두 작품은 성격이 사뭇 다르다. 외부와의 연락은 물론 이동이 불가능했던 『방주』의 설정과 다르게 『십계』에서는 스마트폰 전파가 잡히며 외부와도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다. 섬을 탈출할 수 있는 수단인 배를 부를 수도 있다. 이렇게 확연히 다른 설정 속에서 『방주』의 등장인물들은 생존하기 위해 반드시 범인을 밝혀내야 했다면 『십계』의 등장인물들은 살아남기 위해서는 절대로 범인을 밝혀내서는 안 된다. 역자는 이러한 『십계』의 독특한 구조를 ‘역클로즈드 서클물’이라고 부른다(옮긴이의 말 참조). 그리고 역클로즈드서클의 성립 조건으로 등장인물들이 꼭 지켜야 할 열 가지 계율, 즉 ‘십계’를 내세운다. 전술했던 ‘이 섬에 있는 동안 살인범이 누구인지 알아내려 하지 말 것. 지시를 지키지 못했을 시, 섬에 있는 폭탄의 기폭 장치가 작동해 모두 목숨을 잃는다’가 바로 그 십계의 핵심이다.

이 십계의 존재는 등장인물들의 행동에 제약을 가하고 긴장감을 유발한다. 가시적으로는 클로즈드 서클이 아니지만 비가시적으로는 엄연한 클로즈드 서클이다. 이러한 역설적인 상황이 상황을 더욱 극적으로 연출한다. 범인은 도대체 누구일까? 왜 하필 섬에서 사람을 죽여야 할까? 십계를 철저히 따른다면 정말로 살아서 돌아갈 수 있을까? 끊임없는 의문과 공포 속에서 등장인물들은 어떤 판단과 행동을 할 것인가? 범인은 어떻게 밝혀질 것인가?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일 것이다.

『방주』의 배턴을 멋지게 이어받은 『십계』를 읽고 다시 한번 충격을 맛보길 바란다._번역가 김은모

유키 하루오는 2019년에 『교수상회의 후계인』로 메피스토상을 수상하고, 같은 해 『교수상회』로 데뷔한 천재 신예작가이다. 지금까지 다이쇼 시대(1912-1926)를 배경으로 하는 미스터리인 『교수상회』, 『시계 도둑과 악인들』과 현대를 배경으로 깜짝 놀랄 만한 클로즈드 서클물인 『방주』와 『십계』를 썼다. 그 가운데 특히 『방주』는 평단으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그야말로 곡예 같은 논리”(이마무라 마사히로), “더없이 행복한 저주”(다케모토 겐지), “압도적인 경탄과 여운”(이가라시 리쓰토), “무시무시한 지옥”(센가이 아키유키) 등의 찬사가 그러하다. 유키 하루오는 『방주』에 관한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제가 미스터리를 구상할 때 중점을 두는 요소 중 하나는 ‘탐정이 활약할 동기’입니다. 수수께끼 해명은 목적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수단이어야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거든요. 클로즈드 서클이 무대인 작품에서는 ‘탐정이 활약할 동기’가 늘 어느 정도 유지됩니다. 폐쇄된 공간에 살인범과 함께 갇혀 있으니까, 범인의 정체를 빨리 밝혀내야 자신들의 안전이 보장되겠죠. 『방주』에서는 그러한 동기를 더 절실하게 만들어 보려고 했습니다. 누군가 한 명을 희생해야 탈출할 수 있는 폐쇄된 공간에서 살인이 일어나면, 수수께끼 해명은 생존의 절대적인 조건으로 작용할 겁니다. 그런 설정에서 출발해 나름대로 마무리를 지은 결과가 이 작품 『방주』입니다.” (『방주』 특별 기획 자기소개 에세이에서 발췌)

유키 하루오의 이러한 생각은 비단 『방주』에만 해당하지 않는다. 『교수상회』와 『십계』에서도 ‘탐정이 활약할 동기’야말로 핵심이다(물론 전술했다시피 『십계』는 전형적인 클로즈드 서클에서 벗어나 있다는 차이가 있다). 어째서 이 탐정에게 자신이 활약해야 하는 동기가 있었을까? 물론 『교수상회』, 『방주』, 『십계』에서 유키 하루오가 보여주는 탐정의 활약 동기와 조건은 각각 전혀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작품이 주는 매력 역시 각기 다르다. 비슷한 듯 아닌 듯 이 세 가지 다른 맛을 전부 직접 맛보기를 추천하는 바이다.
또한 작가는 『십계』에 관한 인터뷰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본격 미스터리에서는 특이하고 개성적인 캐릭터를 설정할 때가 많지만, 그보다는 특수한 상황에 휘둘리는 보통 사람을 그려내는 것이 재미있다.”

캐릭터보다는 상황을 중요시하는 작가만의 독특한 집필관이 정확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미스터리에서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도 빼놓을 수 없는데, 그것을 캐릭터의 개성이 아니라 특수한 상황 속에 놓인 보통 사람의 반응에서 찾는 것이다. 참신한 집필관이 유키 하루오를 천재 신예작가로 떠오르게 한 원동력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게다가 『방주』와는 차별점이 있는 클로즈드서클물을 구상하던 도중에 이러한 착상이 떠올랐다고 하는데, 자신이 비교군으로 삼은 작품조차 자신의 전 작품이었다는 점에서 패기와 도전정신이 느껴진다. 떠오르는 샛별 같은 천재 신예 작가가 펼쳐내는 또한번의 전율의 미스터리를 맘껏 즐겨보시기를 바란다.

리뷰/한줄평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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