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는 회복력, 인내심, 용기의 사례를 비롯하여 세계 최고의 물리학자들이 다년간에 걸쳐 쌓은 지혜를 우리 자신에게 적용할 수 있도록 덩어리로 농축한 지성이 담겨 있다. 여러분은 자기 삶에서 가장 성가신 문제를 해체하는 법, 자기 삶이나 직업의 제각기 다른 측면 사이를 잇는 공통의 실오라기를 찾아내어 그것들을 하나로 엮는 법, 협력자와 함께 일하는 과정에서 이따금 겪는 갈등의 의미를 이해하는 법을 배울 것이다. 그리고 자기 자신의 과거 업적에 흡족해하는 것만이 아니라 자기 분야의 다음 세대를 가르침으로써 미래에 투자하는 일의 중요성 또한 알게 될 것이다. 또한 인내의 미덕도, 과학과 예술 사이에 존재하는 아주 많은 공통점도, 찬사와 주목을 받고자 어떤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일 자체를 위해 매진하는 것의 가치도 배울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새로운 문제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볼 때 열리는 의외의 틈새로 새어 들어오는 호기심, 아름다움, 우연이 삶에 어떤 기쁨을 안겨줄 수 있는지도 가슴 시리게 깨달을 것이다.
--- 「사람을 헤아리는 물리학자」 중에서
방향 자체, 방법 자체가 잘못 나아갈 때 우리는 어떻게 그 안에 있으면서도 그 사실을 깨닫고 또 문제의 원인까지 발견할 수 있을까? 바로 비판자의 말에 귀 기울이는 것이다. 무슨 일을 하든 마찬가지다. 일한다는 것은 외부와 소통한다는 것이고, 곧 비판에 노출될 수 있다는 뜻이다. 칭찬이 이성을 잠식하는 것을 허용하지 말아야 하며, 비판이 감정을 잠식하는 것도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인간이기에 우리가 하는 일에는 흠결이 있을 것이며, 우리가 가려는 길에는 장애물이 나타날 것이다. 하지만 작가 라이언 홀리데이가 지적했듯이, 장애물은 오히려 길을 보여준다. 장애물을 마주함으로써 우리는 마침내 자기 목표가 어느 방향에 있는지 깨닫게 된다.
--- 「별을 바라보는 회의주의자」 중에서
“난 왜 실험이 성공하지 못하는지 내 선에서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을 때만 실험을 포기해요. 그걸 알면 언젠가 그 실험의 한계를 해결할 기술이 생겼을 때 쉽게 알아차릴 수 있죠.” 라이너는 상사가 실패했다고 버려둔 실험을 자기 호기심으로 계속해 나갔다. 그리고 그것이 박사학위의 출발점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평생의 화두로 이어졌다. 실패를 마주했을 때 패배감은 옆으로 밀어두고 가만히 상황을 살펴본다면 그 잔해에는 반짝거리는 것이 잔뜩 섞여 있다. 그리고 그 일에서 무엇인가를 배웠다면, 그것을 실패라고 부를 수 있을까?
--- 「납득할 수 있는 실패에 도달하라」 중에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 역시 답을 찾는 하나의 방향이자 도구일 뿐이다. 우리의 일과 일상에서 단순함과 우아함을 발견하고 함양하는 것은 멋진 일이다. 그러나 현실이 늘 그런 가치에 부합하지는 않는다. 때로 그 단순한 답을 찾아낼 수 없을 때가 있다. 그때는 세상의 그런 모호하고 수수께끼 같은 측면을 즐기면 그만이다.
‘쓸모없는 과학’이라는 말은 즉시 스마트폰의 통화품질을 나아지게 해주지는 못하지만 우주의 비밀을 밝힐 수도 있는 이른바 기초연구를 언급할 때 셸던이 으레 쓰는 표현이다. 물리학과 더 나아가 기초과학 전체가 우리 기술에만이 아니라 문화에 그토록 중요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 양자역학이 그랬듯 기초과학이 도달한 연구 결과가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처음에는 예상하기 힘들다. 하지만 그 자체로도 이미 자연의 경이에 대해 알려준다. 셸던에게는 그것만으로 차고 넘쳤다.
물론 기계공학에서 전자공학과 컴퓨터에 이르기까지 대부분 기술적 돌파구가 기초과학이 이룬 성과에서 비롯했다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발전에 쓰인 기초연구는 한때 모두 ‘쓸모없는’ 것이었다. 셸던의 전자기약이론 연구가 언젠가 어떤 기술을 개발하는 데도 쓰이지 않는다고 누가 말할 수 있겠는가? 설령 그 연구가 전혀 유용하게 쓰이지 못한다고 할지라도 자연이 작동하는 방식의 장엄함과 힘을 이해하는 일은 인류가 이룰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성취다. 역설적이게도 모든 인류의 문명에서 가장 중요한 발상은 종종 처음에는 전혀 쓸모없는 양 보이곤 한다.
--- 「쓸모없는 과학이 가장 우아하다」 중에서
“인지심리학자의 뇌 활성 연구는 견디고, 견디고, 또 견디다 보면 갑자기 도약이 일어나는 게 아니란 걸 보여줍니다. 발전하고, 발전하고, 또 발전하다가 보면 어느 순간 갑자기 그 양상이 확실해지는 거죠. 우리 뇌에서 꾸준히 처리를 진행하다가 마침내 문이 열리는 지점에 도달하는 거예요. 하지만 그 문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드러나질 않아요. 그 모든 막막한 고민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도록 뇌를 준비하고 연결하게 하고 있었다는 게요. 그런 다음에 마지막 고리를 완성하는 겁니다.”
--- 「가르치는 것이 곧 영향력이다」 중에서
어느 분야에서든 간에 우리는 모두 거인의 어깨에 서 있으며, 미래 세대에게 어깨를 제공한다. 우리는 자기 연구가 여러 해 뒤 누구를 어떻게 인도하게 될지 알지 못한다. 따라서 발표할 당시에는 자기 연구의 중요성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덩컨의 이야기는 그런 모호함 속에서도 인내하며 연구에 매진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상기시킨다. 그렇게 짜낸 실오라기를 누군가가 집어서 미래에 계속 이어나갈 수 있다. 그리함으로써 이은 실 한 가닥 한 가닥이 모두 대단히 중요하다고 믿어도 된다. 설령 자신이 그 실오라기를 계속 짜나갈 때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금으로서는 알지 못해도 말이다. 결국 누구나 큰 흐름의 일부일 뿐이다. 내가 호기심을 느끼고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일이라면 내가 끝을 보아야겠다는 강박도, 내 생애 안에 결론을 보고 싶다는 희망도 버린 채 그냥 하고 싶은 일을 하라. 그리고 자신이 넘겨받았듯 나머지 일은 후대에 넘기라.
--- 「나는 지금 내가 하는 일을 모른다」 중에서
그러나 궁극적으로 보면 과학계에서는 완전한 승리는 없다. 상을 받을 수는 있겠지만 결코 자연을 넘어설 수는 없다. 상을 받았든 받지 않았든 삶은 계속되고 과학은 무한하다. 그 자체가 어떤 이에게는 계속 일하도록 강력한 동기를 부여하는 요소이며 호기심과 끊임없는 열정의 상징이기도 하다. 우리를 움직이는 것이 무엇인지, 그것이 자신을 갉아먹을지 계속 나아가게 할지 의식해야 한다.
--- 「겸손이 더 나은 물리학자가 되게 한다」 중에서
정설이라는 거석을 믿을 때도 약간의 빛이 새어들 만큼의 틈새를 두는 것이 핵심이다. 거석을 무너뜨리려면 많은 힘과 시간이 필요하므로 작은 틈새는 전혀 위험하지 않다. 그와 반대로 어떤 틈새로도 빛이 들지 못하게 아주 조심하며 모든 대안에 일말의 여지를 두지 않는다면 성장하거나 변화할 가능성 또한 막게 된다.
우리가 매일 하는 일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삶의 교향곡에 어떤 기여를 하는지 또한 놓치지 말아야 한다. 각각의 연주자가 교향악단에서 함께 연주할 때에야 비로소 우리는 그 일의 진정한 목적을 알게 된다.
--- 「최고의 권위자를 의심하라」 중에서
블랙홀에서 사건의 지평선으로 들어간 다음 살아남아 무엇을 봤는지 전하는 것처럼 대단히 흥미롭지만 불가능한 일도 있다. 그러나 불가능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기술적인 난제에 불과한 것도 있다.
--- 「과학도 사람 간의 일이다」 중에서
겸손하고 소박한 그들의 자세는 마음을 영민하게 닦고 전력을 다할 때 그 밖의 것에 연연하지 않게 된다는 진실을 알려준다. 우리는 그들의 행운이나 재능을 모방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 재능을 빛나게 하고 기회를 열어주었던 태도와 철학은 흉내 낼 수 있다.
--- 「운, 재능 그리고 한 가지 더」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