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으면 어지럼증을 느끼게 됩니다. 우리를 하늘의 영적 비밀로 가득 찬 요한복음의 신비한 세계로 안내하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우리를 공중으로 두둥실 끌어올려 바람에 이리저리 날아다니는 깃털처럼 요한복음의 광활한 계시의 공간을 이 끝에서 저 끝까지 비행하게 만듭니다.
본래 요한복음 자체가 현기증을 일으키는 책입니다. 육을 가지셨으나 영으로 움직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활동을 앞의 세 복음서와는 사뭇 다른 색채로 그려내기 때문입니다. 거기에는 시간의 시작이 되는 태초가 주제로 떠오르고, 한낱 어린양처럼 보이지만 온 세상의 죄를 지시며, 겨우 밀알 하나에 불과하지만 역사를 포괄하는 생명의 열매를 맺으시는 역설적인 분이 소개됩니다. 거기에서 우리는 물질계의 법칙을 벗어난 기적의 포도주와 시간을 초월하여 샘솟는 영생의 물을 마시며, 하늘 양식보다도 풍족한 생명의 양식과 주님이 친히 구워주신 생선을 맛봅니다. 죽음 직전에서 살아난 아이가, 불치병에서 일어난 병자가, 어둠을 걷어낸 맹인이, 무덤의 부패상태에서 걸어 나온 나사로가 거기에서 우리에게 말을 건넵니다. 한편으로는 비참한 인간들을 향하여 그리스도의 은혜가 선포되고, 한편으로는 악독한 인간들을 대하여 그리스도의 권위가 발동됩니다. 요한복음은 우리를 천상으로 세차게 낚아채어 성령님의 강한 이끌림 속에서 영적 세계의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바람처럼 활공하게 만듭니다. 은혜 위에 은혜, 지식 위에 지식, 사랑 위에 사랑, 충만 위에 충만을 경험합니다. 무한히 깊은 빛의 세계로 흡수되는 것 같은 느낌, 무한히 넓은 생명의 세계로 팽창되는 것 같은 느낌, 무한히 자애로운 은혜의 옷자락이 온몸을 감싸는 것 같은 느낌, 무한히 날카로운 진리의 검이 온 영혼을 파헤치는 것 같은 느낌을 경험합니다.
이 책은 요한복음의 현기증을 극복하기 위해 역으로 도는 어지럼증을 발동시킵니다. 때로는 우리를 이전 시간으로 데리고 가서 교부들과 개혁자들의 해석을 만나게 하고, 때로는 우리를 지금 시간으로 데리고 와서 현실 교회와 신자의 문제를 살피게 만듭니다. 어떤 때는 우리를 곧바로 본문에 내던져 산산이 부서뜨리고, 어떤 때는 에둘러 교리를 보태어 우리를 차근히 세워나갑니다. 한편으로는 성경 전체의 구석구석을 들춰내어 복음을 증명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현실의 상황을 적절하게 제시하여 진리를 설명합니다.
이 책으로 요한복음의 현기증을 해결하는 역방향의 어지럼증을 함께 경험해보시지 않으시겠습니까?
- 조병수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전임 총장 / 명예교수, 프랑스 위그노 연구소 대표)
요한복음에 대한 주석을 쓰는 방식에는 여러 가지 접근법이 있을 것입니다. 역사적 배경을 깊이 파헤칠 수도 있고, 문학적 구조를 중심으로 주해를 펼쳐갈 수도 있습니다. 한병수 교수님의 요한복음은, 교회사의 유구한 전통에 따라 교부들의 풍성하고 뿌리 깊은 통찰들을 적실하게 활용하는 장점을 보여줍니다. 사복음서 중에 가장 영적이고, 광활하며, 신학적이라 할 수 있는 요한복음에 어울리는 해석방법론일 수 있습니다.
본문의 신적 기원을 상실한 수많은 현대적 해석들에 비해, 그의 신학적 이해는 믿을만하고, 교회에 덕을 세우며, 현실 목회와 신앙의 쟁점들과도 잘 연결됩니다. 무엇보다, 주와 주의 교회를 향한 저자 자신의 뜨거운 사랑과 헌신이 배어있는 글입니다.
- 채영삼 (백석대 신학대학원, 신약학 교수)
저는 이 책을 읽고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저자가 얼마나 성경 말씀을 존중하는지를 느낄 수 있었으며, 요한이 전하고자 한 메시지가 무엇인지를 발견하고자 얼마나 노력했는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저자는 요한이 정교한 문예적 장치들을 사용하여 복음서를 구성한 사실을 잘 파악하여 전해주고 있습니다. 그는 헬라어 원문을 분석하여 텍스트 자체가 함의하는 것을 정확하게 드러내고 있으며, 교회사를 전공한 학자답게 교부들의 해석과 통찰을 참고함으로 의미의 풍성함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요한이 예수님을 어떻게 묘사했는지를 잘 드러내며, 요한이 예수님의 말씀을 듣는 청중들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를 잘 묘사함으로써, 우리가 예수님을 어떤 분으로 믿어야 하고, 예수님의 말씀을 어떤 자세로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가르쳐줍니다.
저자의 말대로, 요한의 복음서는 왕성한 활동가가 아니라 심오한 사색가가 복음의 비밀을 밝히려고 자신의 전부를 지성으로 전환해서 성경 전체를 관통하고 인류의 역사 전체를 관통하며 모든 만물과 우주 전체를 아우르는 복음 자체이신 예수님의 그리스도 되심과 하나님의 아들 되심을 증명하여 독자의 영혼을 황홀하게 만듭니다.
이 책은 장르 상 주석서와 설교집 중간에 위치해 있습니다. 하지만 둘 다를 만족시킨다고 생각합니다. 요한복음을 연구하려는 이들이나 요한복음의 메시지를 음미하려는 이들 모두에게 이 책은 유용할 것입니다. 필시 요한복음을 배우고자 하는 모든 분이 이 책을 꼭 참고하시기를 바랍니다. 이 책을 읽을 때 확실히 요한복음에 반할 것입니다.
- 황원하 (대구산성교회 담임목사, 신약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