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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섬 (큰글자책)

마지막 섬 (큰글자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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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7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00쪽 | 210*290*20mm
ISBN13 9791168261891
ISBN10 11682618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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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곳의 환경이나 기후가 사람을 바꿔놓는다. 섬에서 십여 년 살다 보니 넥타이나 정장과 같은 옷은 목을 조르는 듯 답답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는 열대 섬의 원주민들처럼 옷을 입기 시작했다. 그래서 전 대통령이 우리를 이상하게 볼 것이라는 건 충분히 예상했다. 그런데도 그의 정장과 목주름 밑을 꽉 죄어 맨 넥타이가 우리의 목을 조이는 것처럼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 p.52

“이 섬에는 운영위원회가 필요합니다, 여러분!”이라며 연설을 이어갔다. “필요하면 섬과 관련된 문제에 결정을 내리고, 우리 생활이 더 평화롭고 누구에게도 불편을 끼치지 않으며 살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생각의 차이를 극복할 수 있게 도와주는 운영위원회 말입니다. 이런 위원회를 구성하는데도 방식이 있습니다. 이 방식은 물론 민주적이어야 합니다. 민주주의야말로 가장 위대한 가치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여러분.”
--- p.67

“자, 사랑하는 이웃 여러분. 인류는 오늘날의 문명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 크나큰 노력을 기울여왔습니다. 이를 이룩하기 위해 많은 피를 흘렸고,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날 자신이 인간이라고 생각하는 그 누구도 문명에 등을 돌려 인류를 퇴보시키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됩니다. 이 아름다운 섬에 도착한 날부터 본인은 몇몇 부정적인 것들과 바로 잡아야 하는 잘못된 것들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들은 그런 것들에 익숙해져 있다 보니 어쩌면 보지 못했을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것들을 우리 모두가 협심하여 바로 잡았을 때, 우리 섬에 사는 모두에게 안녕과 평화가 찾아오고, 여러분의 재산도 늘어날 것입니다. 공동의 이익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겁니다. 누구도 경쟁자가 아닙니다.”
--- p.107

그들은 오륙십 마리의 갈매기를 죽인 다음, 총질이 지겨웠는지, 아니면 힘들어서였는지, 전술을 바꾼 것인지 몰라도 다시 돌아가는 게 보였다. 우리가 언덕에서 내려와 무서움에 떨며 집으로 돌아왔을 때도 갈매기들은 여전히 비명을 지르면 날아다니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 갈매기 중 일부는 자기들의 보금자리인 해변과 새끼들이 태어날 알로 다시 돌아올 수 없었다.
--- p.135

정말 희한한 일이 아닌가! 시작은 갈매기와의 전쟁이었는데, 마치 갈수록 주민들 간의 문제로 변하는 것 같았다. 사람들 간의 싸움으로 바뀌고 있었다. 아무리 고통스럽다 하더라도 내가 이건 솔직히 고백해야겠다. 그 싸움은 섬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었다. 어쩌면 복잡한 우리의 심리상태가 오래전부터 찾고 있었던 것이 싸움과 같은 자극적 흥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노로 붉게 달아오른 라라의 얼굴에서, 홍조를 띤 광대뼈에서, 가끔은 소설가의 살기를 품은 격분의 시선에서 그걸 느낄 수 있었다.
--- p.149

우리 인간들은 자신의 한계도 모르면서 스스로의 지능에 만족한다. 배우려 들지도 않으며, 현명해지지도 못한다. 대부분의 경우, 모든 걸 깨달았을 때는 너무 늦다. 그날 밤 자네를 어디에 가뒀는지 우리는 물어물어 찾아다니고 있었어. 그때 내 마음속에 자리 잡은 걱정과 불길한 예감은 이 상황이 더 나쁜 결론으로 치닫고 있다고 말하고 있었어.
--- p.161

이런 천재적인 생각에 이웃들은 박수를 보냈고, 전 대통령 상어 대가리는 엄청난 자신의 전술을 공개했다. 섬에 여우를 데려다 놓자는 것이었다. 여우는 갈매기의 알을 훔쳐서 먹을 것이고, 그런 방식으로 갈매기의 개체수를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섬에 여우가 한 마리도 없는 바람에 갈매기의 수가 늘어나 ‘개떼처럼’ 되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앞으로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섬 주민들이 위험을 감수할 필요 없이, 지능의 우위를 이용해 이 두 짐승끼리 싸움을 붙여서 적을 없앨 수 있다고 설명했다.
--- p.194

마침 그때, 나쁜 일이 일어날 것 같던 내 예감대로 어디선가 비명이 들렸다. 섬 곳곳에서 비명과 소란이 커지고 있었다. 우리는 이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었다. 또 누가 뱀에 물렸고, 어떤 집에서는 우리와 마찬가지로 뱀을 잡는 의식을 치르고 있었다. 라라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나를 보며 “우리 앞으로 어떻게 해?”라고 했다.
--- p.219

섬 주민들의 모든 분노가 여우를 향하고 있었지. 갈매기는 이제 잊어버린 것 같았어. 의사가 공수병을 가장 많이 퍼트리는 동물이 여우라고 말한 뒤로, 섬 주민들의 공포와 분노는 눈에 보일 정도였지. 의사의 말에 따르면, 여우가 고양이와 개를 물었을 경우 공수병에 걸리고, 여우에게 물린 고양이와 개가 그 무시무시한 병을 사람들에게 옮긴다는 거야. 이런 이야기를 듣다 보니 ‘공수병이 이제야 퍼진다고?’라는 의문이 생겼지. 섬 주민들이 어찌나 흥분해있고, 분노에 휩싸여 총질해대던지, 공수병에 걸린 사람들이나 그렇게 행동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지 뭐야.
--- p.275

우리는 굴복해서 패배했다. 점차 수위를 높여가던 권력의 폭압이 얼마나 더 극에 달할 수 있는지 예상하지 못했기에 패배했다. 그 나무들이 잘려나갔을 때, 그리고 구멍가게 아들이 얻어맞았을 때, 우리는 우리의 목소리를 냈어야 했다. 저항했어야 했다. 우리는 그러지 않았다. 전 대통령이 시도했던 모든 것들을 너무나 순진하게 받아들였다. 하지만 갈매기들은 저항했고, 타협하지 않았기에 승리했다. 이 상황에서 고개를 숙인 인류가 더 똑똑했던 건가, 아니면 저항한 갈매기가 더 똑똑했던 건가라는 질문을 던져야 맞지 않을까? 우리는 이곳 감옥에 갇혀있고, 우리가 저지른 원죄의 값을 치르는 중이다. 한 인간의 유혹에 넘어갔고, 눈을 감은 채 그 인간의 뒤를 따라나섰던 원죄 말이다. 인간은 저항한다는 정의를 망각한 것, 이기주의, 예측 부재, 외면, 독재에 굴복, 작은 것에 대한 탐닉과 같은 죄의 값을 치르고 있다. 이 글은 우리 일상에서의 작은 굴복들이 만들어낸 작은 원죄들에 관한 이야기다.
--- p.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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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과도 같았던 작은 공동체에 탐욕스러운 외부인이 들어오고, 마을은 점점 망가져 마침내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이 된다……. 2008년 튀르키예의 에르도안 독재 정부를 비판하기 위해 쓴 작품이라고 하지만 2022년 한국 독자들에게도 울림이 크다. 이 소설 속 ‘전직 대통령’이 가리키는 바는 상상력이 부족하고 두려움에 시달리는 권위주의적 정치인에 한정되지 않는다. 선동가, 악덕 대기업, 자본주의, 혹은 문명 그 자체로 해석해도 자연스럽게 읽힌다.

작품의 힘은 낙원의 파괴자에 대한 단순한 고발을 넘어, 평범한 사람들이 그 작업에 동참하는 과정과 그 후폭풍을 대단히 설득력 있게 살피는 데서 나온다. 왜 우리는 번번이 그런 권위에 굴복하는가. 왜 그런 선동에, 유혹에 휩쓸리는가. 왜 우리는 항상 뒤늦게 깨닫게 될까. 그렇게 『마지막 섬』은 우리 시대의 심오한 우화이자, 숙제가 된다. 분량은 짧지만 주제는 묵직하고, 생각할 거리는 풍성한 책.
- 장강명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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