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교수이자 뛰어난 언변가인 윤현민 교수는 어느 날, 토론 패배에 대한 허탈감을 씻기 위해 시외 변두리에 있는 낯선 윤락가로 들어서게 된다. 그러나 불행히도 그곳에는 윤 교수의 사생활 폭로를 위한 기자가 숨어있었고, 윤 교수의 인생도 송두리째 무너져버릴 위기에 쳐하고 만다.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과정에서 뜻밖의 소동이 벌어진다. 취기가 오른 모 노인의 욕망에 젖은 칼부림. 그것이 시작된 것이다. 목숨을 잃게 될지도 모를 위험한 상황에서 그의 생명을 구해준 건, 다름 아닌 믿기도 믿을 수도 없는 사탄의 제왕 루시퍼. 그는 설명 불가한 이유를 들어 지옥으로의 동행을 요구하고, 결국 협박까지 더해 그를 미지의 세계로 끌어들인다.
지옥으로 건너간 윤 교수는 루시퍼의 입을 통해 대천사 가브리엘과 악마 사이에 신의 유물을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암투가 벌어지고 있음을 직감한다. 바로 루시퍼가 6년 전에 잃어버렸다고 하는 창조주의 은물과 파괴검. 교수는 루시퍼를 통해 신비한 능력을 부여받음과 동시에, 문제해결을 위해 유물 절도꾼 피카소를 찾아 나선다.
그러는 사이, 천계와 지옥 사이에 존재하는 땅, 메데우스에서는 루시퍼의 인가도 받지 않은 채 뜻하지 않은 전쟁이 벌어졌다. 지겹도록 반복되어온 선악 대결. 메데우스 전쟁. 내막을 더듬고 보니, 그 전쟁은 인간을 제물로 내세운 대천사 가브리엘과 고대 악마 벨제부브 간의 치졸한 음모였음이 밝혀진다. 가브리엘은 창조주의 육신을 회복하기 위해, 벨제부브는 인간들을 지배하기 위해, 누구도 찬성하지 않은 그 참혹한 거래를 맺어버리고 만 것이다.
루시퍼는 벨제부브의 폭주를 막아야 하고, 윤 교수에게는 그가 부여한 마지막 임무를 해결할 소명이 더해졌다. 가브리엘보다 한 발 앞서 지옥에 유폐된 창조주의 육신을 회수하는 것. 그것만이 지금 상황에서는 인류를 벨제부브로부터 구해낼 수 있는 유일한 열쇠이다.
각자의 목표를 위해 헤어진 윤 교수는 인류를 지키기 위한 여정을 결심하고, 수많은 방해자와 조력자들을 헤쳐 마침내 천사와 악마들이 벌이는 메데우스 전장에까지 깊숙이 개입하게 된다.
그러나 어느 순간 악마들 사이에서는 루시퍼가 죽임을 당했다는 절망적인 소문이 들려온다. 불리하게 돌아가는 전장 속에서 그의 부재까지 겹쳐버리자 인류의 미래는 끔찍한 암흑 속으로 서서히 치달아 가는데…….
윤 교수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성전 수호를 위한 마지막 전쟁에 돌입한다. 루시퍼가 반드시 돌아올 거라고 믿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