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쩔 수 없이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커뮤니케이션 상황을 접했고, 사회는 비대면 커뮤니케이션 확대를 위한 인프라를 확충하고 있는 실정이다. 비대면 커뮤니케이션은 이제 과거로 돌아갈 수 없는 현재가 되었고, ‘빨리 온 미래’는 이제 과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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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사람과 사람을 잇는 연결고리가 네트워크 신호 외에 무엇이 있느냐고 묻는다면 천천히 힘을 주어 말하고 싶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수많은 변수가 있고, 이를 해결할 준비와 연습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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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앞서 언급한 현대경제연구원의 경제 주평에 따르면, 비대면 환경을 사용하는 이용자 중 1/3 이상이 비대면 방식으로 일하는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익숙해지기까지는 분명히 다소 시간이 걸리고 시행착오는 겪겠지만, 이전으로 돌아가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의 단점은 알지만,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전으로 돌아가지는 않겠다는 맥락과 같지 않을까. 대면보다 어렵고, 어쩔 수 없이 쓰는 수단으로서의 비대면 방식이지만,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저마다 온택트 워크(Ontact work)로 업그레이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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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 복지, 교육, 운동까지 비대면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만 보아도 우리의 일상생활 곳곳에 소통 방식의 변화가 생겼다는 걸 알 수 있다. 이 책에서는 그간 이루어진 비대면 상황들을 살펴보며, 비대면이 대면했을 때만큼 매끄럽고 유연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가이드를 제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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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2020년 한 해 동안 우리는 비대면 환경에서 어떤 질서를 만들어 냈고, 앞으로 무엇을 갖춰야 하는가? 여기에는 단순히 화상 기기와 도구를 사용하는 방법론적 담론에 그치지 않고, 비대면으로 지속될 수밖에 없는 미래에 대해 세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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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은 체계적이고, 공유가 가능하고, 복기의 속성을 갖고 있는 반면 말은 오로지 즉시성의 속성을 가진다. 그러나 디지털 도구를 사용하면, 흩어지고 기억 속에만 남던 말도 영상을 통해 복기할 수 있고, 영상 공유 플랫폼이나 클라우드에 박제되어 영원히 남는다. 그래서 기존의 대면 커뮤니케이션에 비해 부담이 크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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챙겨야 할 게 너무 많은 상황이라면 ‘반드시 하지 말아야 할 것’부터 소거하자. 그래야 제일 큰 실수를 피할 수 있다. 그리고 비대면 초보라면 사적이고 친밀한 모임부터 비대면으로 경험하자. 중요한 비대면 업무에서 데뷔할 필요는 없으며, 무엇이든 해 봐야 느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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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상황에서의 눈맞춤은 단순히 상대방을 응시하는 게 아니라, 말하는 이의 의미를 이해하고 듣는 이의 집중도를 유추할 수 있는 의미 있는 눈맞춤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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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비대면 커뮤니케이션 경험이 많지 않은 사람이라면 반드시 연결과 소통의 매개체가 되는 카메라의 거리와 각도를 살피길 바란다. 카메라 앞에 있는 사람과 카메라 너머에 있는 사람 사이에는 여러 가지 경우의 수가 생긴다. 가장 기본적인 원칙은 카메라를 시선과 같거나 높게 설치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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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에 방점을 찍는 게 아니라 커뮤니케이션과 소통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 소통은 흐름이고 주고받는 것이다. 일방적으로 내가 전해야 할 내용을 절대로 틀리지 않고 말해야겠다는 강박관념에 커닝 페이퍼가 필요한 사람은 소통에 대한 기본자세가 되어 있지 않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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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괄식 말하기를 통해 간결하게 말하는 연습을 하고 싶다면, 평소에 핵심 문장부터 말하는 연습을 하자. 특히 시간 순서로 말하거나, 일이 일어난 서사적 구성으로 말하는 사람이라면 개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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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커뮤니케이션은 통제의 범위가 제한적이다. 특히 네트워크의 불안정, 오디오 겹침으로 인한 내용 확인 불가능은 통제하기 어려운 문제이다. 사회자와 좌장이 필요한 이유이다. 회의의 흐름을 정리하고, 이끌어 나갈 사회자와 좌장의 능력이 시험대에 오르기도 한다.
--- p.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