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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그친 오후의 헌책방

[ 양장 ]
리뷰 총점10.0 리뷰 2건 | 판매지수 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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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소설 92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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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8월 05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40쪽 | 356g | 127*188*20mm
ISBN13 9791130653891
ISBN10 1130653897

카드 뉴스로 보는 책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저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이런 식으로 그저 시간만 허비하고 있는데…….”
외삼촌은 나를 바라보며 부드럽게 웃었다.
“그렇지 않아. 인생은 가끔 멈춰서 보는 것도 중요해. 지금 네가 이러는 건 인생이라는 긴 여행 중에 갖는 짧은 휴식 같은 거지. 여기는 항구고 너라는 배는 잠시 여기 닻을 내리고 있는 것일 뿐이야. 그러니 잘 쉬고 나서 또 출항하면 돼.”
--- pp.56~57

책을 통해 이런 멋진 체험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그때까지는 전혀 몰랐다. 왠지 지금까지 인생을 손해 보며 산 것 같은 기분조차 들었다. 더 이상 게으르게 자고 또 자는 짓은 하지 않았다. 더 이상 그러고 싶지 않았다. 잠 속으로 도망쳐 들어가는 대신 외삼촌과 번갈아 가며 가게를 보면서 내 방에서든 카페에서든 책을 읽었다.
헌책 속에는 내가 생각지도 못한 많은 역사가 쌓여 있었다. 이건 결코 책의 내용에 관해서만 하는 얘기가 아니다. 한 권 한 권마다 오랜 세월을 거쳐온 그 흔적들을 나는 여럿 발견했다.
--- p.64

“도모 짱은 어쩌다가 그렇게 책을 좋아하게 된 거야?”
“글쎄요. 저는 중학교 때 다른 사람에게 자기 의견을 말하는 걸 두려워하는, 정말 말이 없는 아이였어요. 마음속은 온통 부정적인 감정으로 소용돌이치고 있었고요. (중략) 그때 우연히 언니가 갖고 있던 다자이 오사무의 『여학생』을 읽게 되었죠. 그것이 제 독서 인생의 시작이 되었어요.”
“그래? 인생의 어느 순간에 우연히 책을 만나 잊을 수 없는 경험을 한 사람이 독서가가 되는 거구나.”
--- p.69

“그래, 여기야. 우리의 작고 허름한 모리사키 서점. 큰 뜻을 품고 세계로 뛰쳐나갔는데 결국 도달한 곳이 내가 어린 시절부터 익히 알았던 장소라니. 웃기지? (중략) 어디에 있든 누구와 있든, 자신의 마음에 진솔할 수 있다면 그곳이 바로 내가 있을 장소야. 그걸 깨닫는 동안 내 인생의 전반부가 지나갔다고 해야겠지. 그리고 나는 이제 가장 마음에 드는 항구로 돌아와 여기에 닻을 내리기로 결정한 거야. 나에게 이곳은 신성한 곳이고 가장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장소야.”
--- pp.88~89

“누군가를 사랑하는 걸 두려워하지 마. 누군가를 좋아할 수 있을 때 마음껏 좋아해야 해. 설령 그 때문에 슬픔이 생기더라도 아무도 사랑하지 않고 사는 쓸쓸한 짓 따위는 하면 안 돼. 나는 네가 이번 일로 더 이상 누군가를 사랑하지 않기로 마음먹었을까 봐 무척 걱정이 돼. 사랑하는 건 멋진 일이란다. 그걸 부디 잊지 말아라. 누군가를 사랑한 기억은 결코 사라지지 않아. 언제까지나 기억 속에 남아서 마음을 따뜻하게 적셔준단다. 나처럼 나이를 먹고 나면 알게 될거야.”
--- p.113

떠나는 날, 아침 햇살 속에 선 나는 가만히 모리사키 서점을 바라봤다. 작고 오래된 목조 건물. 내가 이곳에서 살았다는 것이 왠지 믿기지 않았다. 하얀 입김을 내뱉으며 나는 한동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거리는 부드러운 아침 햇살에 감싸여 있었다. 아직 문을 연 서점이 없어서 주변은 고요하고 온화한 공기에 덮여 있었다.
--- p.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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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문학들이 불러일으키는 공감이 한 사람의 자존감과 행복감을 얼마나 높아지도록 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소설.
- NPR
깔끔하고 직설적이고 세심한 묘사, 자꾸 마음이 가는 등장인물도 매력적이나 그중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것은 작품의 무대와 특유의 분위기다. 책장을 덮고 나서도 오랫동안 머물고 싶어질 것이다.
- 북리스트
가벼우면서 사실적인 문장들이 등장인물들의 인생을 엿볼 수 있게 해준다. 마치 이들이 오랫동안 이야기 안에서 살아왔고 이야기가 끝난 후에도 계속 살아갈 것처럼 생생하다.
- 데일리스타
주인공이 헌책방에서 보내는 시간은 매우 소소하지만 그만큼 유익하다. 독자에게도 마찬가지이다. 이 책을 읽는 경험은 훨씬 더 빡빡한 현실을 살아가고 있을 독자들에게 도피적인 평화를 불어넣는다.
- 스트레이츠 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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