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상대방의 잔꾀에 맞서기 위해서, 상대방이 어떤 거짓된 잔머리를 돌리고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다시 말해 상대방이 쓰는 것과 동일한 무기로 상대방을 무찌르기 위해 우리는 이런 잔꾀를 자주 사용해야만 한다. 이 때문에 토론술에서는 객관적 진리를 잠시 옆으로 제쳐두거나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할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 토론술에서는 자기 주장을 방어하고 상대방의 주장을 뒤엎어 버리는 것만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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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쟁 도중에 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재빨리 화제의 전환을 시도해야 한다. 다시 말해 그것이 논쟁의 본질적인 사안인 것처럼, 또 상대방의 주장에 대한 반증인 것처럼, 느닷없이 전혀 엉뚱한 이야기를 시작해야 한다. 전환된 화제가 지금까지 진행된 논쟁 내용과 연관된다면, 화제의 전환은 겸손하면서도 조심스럽게 이루어지겠지만, 전환된 화제가 논쟁 내용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고, 오로지 논쟁 상대방하고만 연관될 때 화제의 전환은 매우 뻔뻔스럽게 이루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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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을 이끌어내는 데 필요한 질문들은 체계적이며 질서정연하게 할 것이 아니라 중구난방식으로 하라. 그러면 그는 우리가 그 질문을 통해 무엇을 원하는지 눈치 채지 못할 것이며, 따라서 이에 대해 아무런 사전대비도 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그로부터 얻어낸 대답들을 이용해 여러 가지 결론을 이끌어낼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 우리는 그의 대답을 이용하여 정반대의 결론을 이끌어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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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의 논거를 역이용하는 기술을 쓰면, 상대를 효과적으로 반박할 수 있다. 이것은 상대방이 자기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이용하려고 하는 논거를 역이용하여 상대를 공격하는 기술이다. 예를 들어 상대방이 “그는 어린아이입니다. 그러므로 정상참작이 필요합니다.”라고 주장한다면, 우리는 상대방의 이 논거를 역이용하여 다음과 같은 역공을 펼 수 있다. “바로 그가 어린아이이기 때문에 따끔하게 혼내야 합니다. 그래야만 그런 나쁜 버릇에 물들지 않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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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주장의 정당성을 논증하기 위해 상대로부터 ‘예’라는 대답을 기대하고 던진 질문에 대해, 상대가 의도적으로 ‘아니오’라고 대답할 것 같은 분위기를 눈치 챘다면, 자신이 필요로 하는 것과는 정반대의 내용을 상대방에게 물어야 한다. 이렇게 하면 우리는 그에게 마치 우리가 원래 의도한 것과는 반대되는 내용에 대해 긍정적인 답을 얻으려고 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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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가 우리 주장을 받아들이도록 만들기 위해서, 우리는 원래보다 더 불합리한 반대 주장을 함께 제시하고 그에게 선택하도록 해야 한다. 특히 이때 이 반대되는 내용을 큰 소리로 강조해야만 한다. 이렇게 하면 그는 스스로 논리의 모순에 빠지지 않기 위해, 이것에 비해 훨씬 더 타당성이 있어 보이는 우리의 주장을 수용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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