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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할 수 없는 것과 할 수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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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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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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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4년 07월 23일
쪽수, 무게, 크기 376쪽 | 496g | 152*225*20mm
ISBN13 9788964374610
ISBN10 8964374614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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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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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대의제 창설자들이 꿈꿨던 이상과, 실제로 존재하는 제도에 대한 설명을 혼동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이데올로기적인 장막이 [민주주의에 대한] 우리의 이해와 평가를 왜곡하고 있다. 이는 정치적으로 유해한 영향을 미치는데, 그 까닭은 환영에 불과한 기획을 하게 하는 불합리한 희망을 부추기고, 그 결과 실현 가능한 개혁 방향을 보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다. 내가 하려는 것은 [민주주의의] 탈신비화이다.
--- p.23

내가 궁극적으로 관심을 갖는 것은 [민주주의가 할 수 있는 일의] 한계선을 긋는 것이다. 즉, 민주주의는 어느 정도의 사회경제적 평등을 창출할 수 있을까? 다양한 유형의 참여는 [집단적 의사 결정에] 어느 정도나 효과적일 수 있을까? 민주주의에서 시민은 얼마나 효과적으로 정부로 하여금 최선의 시민 이익을 위해 행동하게끔 하고, 얼마나 효과적으로 정부를 통제할 수 있을까? 민주주의에서 시민들은 서로 간에, 또 정부에게서 얼마만큼 보호받을 수 있을까? 우리는 민주주의에 어느 정도 기대를 해도 되는가? 꿈꾸고 실현해 볼 만한 것은 무엇이고, 꿈꿔 봐야 소용없는 것은 무엇일까?
--- p.25

민주주의국가로서 고대 그리스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관점은 19세기 초반에 이르러서야 나타났다. 그러나 민주주의와 좋은 정부를 동일시하는 관점은 제1차 세계대전 이후에야 일반화됐다.
--- p.29

대의제를 만들고, 또 그것을 오늘날 우리 시대의 민주주의로 이끈 이상은 무엇인가? 지난 200년 동안 역사 속 주인공들에게 동기를 부여한 이상은 무엇인가? 어떤 이상 때문에 대의제에서 ‘민주주의’가 나왔는가? 내가 보기에, 그 이상은 바로 인민의 자치다.
--- p.36

이 이상에 따르면 인민은 스스로 통치할 때, 다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에게 복종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유롭다. … 그러나 단수로서의 인민이 자신을 통치한다는 원칙을, 복수로서의 인민들이 자신들을 통치하는 제도적 체계로 전환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 p.43

민주주의는 경제적 평등, 효과적 참여, 완벽한 대리인, 자유라는 네 가지 점에서 모두 한계가 있다. 그러나 나는 어떤 정치체제도 민주주의보다 나을 수 없다고 믿는다. 현대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만큼 경제적 평등을 만들어 내고 유지할 수 있는 정치체제는 없다. 사람들의 정치적 참여가 개별적으로 모두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그런 정치체제는 없다. 정부로 하여금 완벽한 시민의 대리인이 될 수 있게 하는 정치체제도 없다. 민주주의에서는 질서와 불간섭이 불편하게 공존하지만, 그 어떤 정치체제도 이 문제를 민주주의만큼 잘 해결할 수 없다. 모든 정치체제는 사회의 모습을 만들고 바꾸는 데 한계가 있다. 이건 삶의 진실이다.
--- p.48

나는 민주주의의 한계를 아는 게 중요하다고 믿는다. 그래야 그 어떤 정치체제도 할 수 없는 일을 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민주주의를 비난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현 상황에 안주하라는 말은 아니다. 민주주의의 한계와 가능성 모두를 아는 것이, 정치적 실천을 위한 유용한 지침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민주주의는 하나의 틀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 틀 속에서 인민이 다소나마 평등하고 자유롭게, 그리고 어느 정도 효과적으로 참여하여, 서로 다른 희망?가치?이익에 따라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평화적으로 투쟁할 수 있다.
--- p.49

특정 시점에서 정부는 [전체가 아닌] 일부만 대표하겠지만, 그것은 최대한 많은 이를 대표하는 것이다. 다수가 원하면 정부는 바뀐다. 그렇게 되면 대다수는 어느 시점엔가는 대표된다. 비록 인민이 스스로 통치하지는 않지만, 서로 다른 이가 번갈아 그들을 통치한다.
--- p.72~73

자치에 대한 애초의 개념화는 논리적으로 일관되지 않고, 실현 불가능한 가정에 기초했다. 즉, 자신들이 살고 싶어 하는 법적 질서가 무엇인지에 대해 모든 사람이 동일한 선호를 가진다는 가정 말이다.
--- p.77

이렇게 정의할 경우, 평등과 익명성은 같지 않다. 익명성은, 민주주의에서 시민들이 그 어떤 특성(그들이 불평등하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특성을 포함해)에 의해서도 시민이라는 지위 면에서 구별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할 뿐이다. ‘부유한 사람’ 또는 ‘잘생긴 사람’이라고 표현할 수는 있지만, 부유한 시민 또는 잘생긴 시민이라고 표현할 수는 없다. 개인의 모든 특성은 민주주의 정치로 입장하는 문 앞에서 내려놓아야 한다. 시민으로서의 지위는 개인의 모든 특성과 무관하다. 그러나 이는 익명성이 사회에 존재하는 불평등을 덮는 장막에 불과하다는 의미도 된다. 민주주의에서 시민은 평등하지 않다. 다만 익명일 뿐이다.
--- p.138

선거에서 개별 유권자가 아무런 선택을 할 수 없다고 해도, 집단으로서의 유권자가 [선거 결과를] 결정한다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 … 투표자가 아무런 선택을 할 수 없다고 해도 집단의 결정은 개인 선호의 분포를 반영한다는 것이다. 개인 선호가 다르게 분포하면, 선거의 결과로 나오는 집단적 의사 결정 역시 달라질 것이다.
--- p.194

효과적인 참여를 그리워하는 향수는 현대 민주주의국가들에서도 계속해서 출몰하고 있지만, 만장일치를 제외한 그 어떤 집단적 의사 결정 방식도, 참여자 개개인 모두에게 평등하게 집단 결정을 바꿀 능력을 부여하지는 않는다. 집단이 스스로 통치한다는 것은 모든 개별 유권자가 최종 결과에 인과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니다. 모든 개인의 의사가 집계되어 집단의 결정이 내려질 때, 그 집단은 스스로 통치한다.
--- p.196

세계 각지에서 간헐적으로 분출하는 ‘참여 민주주의’ 프로그램은 전국적 규모에서 실현될 수 없다. 참여의 의미가, 동등한 개인이 정부의 권력 행사에 인과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면, ‘참여 민주주의’라는 말은 모순이다. …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불가능하다. 모두가 평등하면 어느 한 사람도 결과에 인과적인 영향을 미칠 수 없다.
--- p.212

선거의 마법은 [장기적 관점과 단기적 관점을 연결하는] 시간 지평을 갖게 해준다는 것이다. 싸움에서 진 정당이, 패배가 영원하다거나 그 기한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생각하면, 그들은 폭력에 호소하려는 유혹에 빠질 수 있다. 그러나 일정 시간이 지난 뒤에는 이길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면 경쟁의 결과를 존중할 것이다. 선거는 이런 일을 가능하게 한다. 즉, 권력 교체를 내다볼 수 있게 한다. 그러나 이 같은 메커니즘이 작동하기 위해서는, 각 정당이 선거에서 이길 확률과 그들이 무력으로 집권할 능력이 너무 달라선 안 된다.
--- p.232

보비오는 “민주주의 말고 어떤 제도가 … 피를 흘리지 않고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가”라고 했다. 이 말은 선거가 언제나 경쟁적이라는 뜻이 아니다. 심지어 늘 자유롭고 공정하다는 뜻도, 인민이 투표에서 늘 통치자를 선택할 수 있다는 뜻도 아니다. 그래도 선거는 갈등을 평화적인 절차를 밟아 해결하는 방법이라는 뜻이다. 선거가 아니면 폭력으로 비화되었을 갈등 말이다. 선거에서 이길 확률이 물리적인 폭력의 관계를 반영하는 한, 선거에는 폭력이라는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그래도 이 그림자 아래에는 평화가 있다.
--- p.236

이성과 덕성을 갖춘 사람이라면 모두의 공공선이 무엇인지에 대해 동일한 결론에 도달하리라 가정한 합의주의는 물질적·문화적 차이로 비롯된 갈등 앞에서 무너졌다. 계급 갈등의 불가피성을 강조한 사회주의 운동이 19세기 후반에 대두하면서, 사유재산권에 기초한 사회의 토대를 위협했다. 사회주의라는 유령으로 인해, 깊은 갈등이 현존하는 상황에서 사회가 어떻게 평화를 유지하며 존속할 수 있는지가 정치적 의제의 전면으로 부상했다. … 그리하여 몇몇 정치철학자들 사이에는 여전히 합의를 그리워하는 향수가 남아 있지만 우리는 민주주의를, 규칙에 따라 갈등을 평화적으로 처리하는 한 가지 방법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정당 간 정권 교체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기까지 대략 200년이 걸렸다.
--- p.314

나는 [선거라는 방식을 넘어서] 정치 참여의 범위를 확대하려는 시도에 회의적이다. 선거 참여가 아주 평등하지는 않다고 해도, 결국 선거는 우리가 가지고 있고, 가질 수 있는 가장 평등한 정치 메커니즘이다. 정치 참여의 범위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은 정치 참여에 쓸 자원이 많은 사람에게 더 많은 특권을 부여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 참여는 평등할 수 없고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로] 효과적일 수 없다. …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선거를 자유롭고 공정하게 치를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는 것이다.
--- p.323~324

우리가 민주주의의 한계를 알아야 하는 이유는, 그러지 않으면 많은 경우, 그 누구에 의해서도 또 그 어떤 곳에서도 실현될 수 없는 공약을 내세우며 정치적 권력을 잡으려 하는 데마고그의 선동적인 호소에 쉽게 넘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또한 개혁이 가능하다고 해서 반드시 개혁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하지만 어떤 개혁은 시급하며, 많은 개혁이 실현 가능하다.
--- p.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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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에 관한 책을 단 한 권만 읽을 시간이 있다면 반드시 이 책을 읽어야 한다. 셰보르스키가 수십 년 동안 발전시켜 온 주장을 매력적으로 종합한 책,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 최고의 정치 이론.”
- 이언 샤피로 (예일 대학교 교수)
“민주주의의 한계에 대한, 냉소적이지 않으면서도 냉철한 설명. 민주주의가 실제로 무엇인지, 우리가 민주주의에서 무엇을 기대할 수 있는지를 알려 준다.”
- 아비샤이 마갈릿 (히브리 대학교 명예교수)
“자치, 자유, 평등, 대리인, 참여 등 민주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들에 대한 셰보르스키의 방대한 지식을 요약한 작은 보석과도 같은 책.”
- 로베르토 가르가렐라 (부에노스아이레스 대학교 교수)
“현재 민주주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 향후 수십 년 동안 민주주의의 전망을 예측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에서 시작하는 게 좋다.”
- 존 던 (케임브리지 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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