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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아버지의 마음이 되는 시간

마흔, 아버지의 마음이 되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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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8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47쪽 | 128*188*20mm
    ISBN13 9791160871234
    ISBN10 116087123X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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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다, 어머니의 봄날은 이제 모두 가버린 것이다. 심지어 어머니는 그 봄날이 갔다는 것조차 인지하지 못하신다. 꽃다운 열여덟에 시집을 와서 오 남매를 낳은 것도 까맣게 모르고 계신다. 그 오 남매가 면회를 와도 누군지도 모른다. 마흔 초반에 과부가 되어 지게를 지며 농사일을 했던 모진 세월도 어머니의 표정 없는 눈가에는 일렁이지 않는다. 마치 힘겨웠던 인생사를 지워버리기라도 한 듯이 말이다. 어머니는 봄바람이 부는 날이면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를 흥얼거리셨다. 그것은 원만하지 않았던 인생사를 마치 저 봄바람 속으로 흩날려 보내고 싶은 한스러운 푸념처럼 들리기도 했다. 이제 그 봄노래를 흥얼거리던 중년의 어머니는 온데간데없다. 사윌 대로 사위어진 어머니를 생각하며 봄노래를 듣자 그만 눈앞이 흐려졌던 것이다. 그 눈물 사이로 몇 년 전 큰형수가 보관하다 보내준 대학 졸업식날 어머니와 찍은 사진이 문득 생각났다. 어머니는 그날 처음 서울 나들이를 하셨는데 심한 몸살로 인해 아들은 졸업식조차 귀찮았다. 사진 속 어머니는 눈을 감고 계신다. 병상의 어머니는 그날을 기억이나 하실는지.
    --- p.20

    살아가다 보면 누군가의 발부리에 채여 넘어지는가 하면 지치고 절망할 때도 있을 것이다. 찻잔 속에서 기억이 솟아난 마르셀처럼 이때 기억의 저편에서 불러낼 수 있는 ‘즐거운’(비록 그 당시에는 즐겁지 않은 기억들도 이제는 즐거운) 추억들이 있다면 그 기억들로 인해 다시 살아갈 힘과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마들렌과 홍차 혹은 밤꽃 내음과 같은 이런 기억의 상징물이 ‘매개’가 되어 그 오래된 기억들을 불러내는 시간을 가져볼 수 있는 것 또한 우리 인간만이 가지는 특권이 아닐까. 혹은, 인간이 인간다울 수 있는 것은 이런 기억들의 향유 때문이 아닐까. 그래서인지 봄날처럼 짧디짧은 유년 시절 추억의 집은 아름답다 느끼지 않았던 기억조차도 지금은 아름답다 느끼게 하는 마력을 지니고 있는 것 같다.
    --- p.35

    중년의 자식들이 아버지를 떠올리는 것은 비단 나만의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어떤 블로거는 춘부장의 빈소에 갔다 선친이 생각나 그 길로 1박 2일 여행하며 아버지를 추억하고 돌아왔다고 한다. 그래서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왜 사람들은 마흔 정도가 되면 아버지를 생각하는 걸까….’ 그 의문은 우연하게 책을 읽다 풀렸다. “마흔이나 마흔다섯 살 정도 되면 아버지에게 자연스럽게 이끌린다.” 미국의 시인이자 신화분석가인 로버트 블라이의 말이다. 마흔에 접어들면 사람들은 아버지를 정확히 보고, 아버지에게 다가가려는 욕구가 생긴다는 것이다. 그것은 마치 인간의 생물학적 시간표에 따르기나 하듯이 불가해하게 찾아드는 현상이라고 한다. 말하자면 자식들은 마흔 이후가 되어야 부모를 마음으로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 p.58

    불교에서는 모든 것이 무상하다고 한다. 굳이 불법(佛法)으로 말하지 않더라도 세상 그 어떤 것도 영원불멸하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집도 무상의 질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길가의 농가는 가족이 떠나고 시나브로 허물어졌을 것이다. 한적한 시골에서 소박한 삶을 살아가던 가족은 떠나지 않으면 안 되었을 곡절이 있었을 것이다. 집을 떠날 때까지 얼마나 많은 불면의 밤을 보냈을까. 마지막 밤을 보내고 떠날 때 그들이 밤새 뒤척였을 아랫목은 아직 온기가 남아 있었을 것이다. 집은 떠나간 사람을 원망이라도 하듯이 허물어져 갔지만 뒤꼍의 꽃들은 철마다 피고 졌다. 마치 떠나간 가족이 집을 기억하기를 소망이라도 하듯이 말이다.
    --- p.102

    “건축 환경은 우리의 외적 세계뿐 아니라 내적 세계를 형성한다. 즉 우리가 사는 장소가 우리를 만들어낸다.” 미국의 건축평론가로 『공간 혁명』의 저자인 세라 골드헤이건의 말이다. 그럼 우리는 요즘 어떤 곳에 살고 있을까. 우선 침대 문화가 두드러진다. 그 침대에 눌려 안방은 고유한 향기를 잃어버린 것은 아닐까. 안방은 예전처럼 손님을 맞고 담소를 나눌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다. 자녀는 자기 방이라며 부모의 접근조차 허용하지 않는다. 거실에서는 대부분 TV 소리만 요란하다. 요즘은 부모가 자녀의 아파트를 방문해도 하룻밤을 함께 자지 않는다. 불과 30여 년 만에 우리의 주거 공간과 문화는 너무나 달라졌다. 예전의 주거 문화가 좋았다는 것은 아니지만 골드헤이건의 말을 떠올리면 우울해진다.
    --- p.155

    가스통 바슐라르가 쓴 『공간의 시학』에는 ‘꿈꾸는 집’에 대한 일화가 소개돼 있다. 프랑스 시인 뒤시(Ducis)는 그의 집, 화단, 채소밭, 작은 숲 등을 노래한 시편들을 썼는데 젊은 시절부터 조그만 정원이 딸린 시골집을 하나 가지기를 바랐으나 가난한 시인의 현실은 그럴 수 없었다. 그러자 칠십의 나이에 그런 집을 자신의 시인으로서의 권능으로 돈 들이지 않고 스스로 만들어 가질 결심을 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집을 가지는 것으로 시작했으나, 뒤이어 소유의 취미가 커져서 정원과 다음에는 작은 숲 등을 덧붙여 가졌다. 다만 그 모든 것은 현실적으로 성취한 것이 아니라 그의 상상 속에만 존재하는 것이었다. 이는 가난한 시인의 꿈꾸는 집에 대한 웃픈 일화다.
    --- p.164

    현대 건축의 거장인 르코르뷔지에는 ‘집은 살기 위한 기계(주거 기계)’라고 했다. 지지산방은 어쩌면 이 명제에는 부합하지 않는다. 지지산방은 살기 위한 기계라기보다 나의 정체성을 보증해줄 수 있는 건축물이다. 요즘에는 코르뷔지에의 주거 기계들이 늘어가고 있다. 반면 기억들이 켜켜이 새겨져 있는 집들은 항변조차 못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허물어지고 있다. 농촌에는 마을마다 거대한 집들의 무덤으로 변하고 있다. 그런데 집이 ‘주거 기계’ 그 이상의 무엇이 없다면 그게 진정 집일까. 그런 주거 기계에서 우리는 무엇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며 살아가게 될까. 혹여, 요즈음 새집의 콘크리트 내음이 사과꽃 향기처럼 정체성을 확인해주는 향기로 둔갑하게 되지는 않을까. 옛 정주 시대의 본가와 어쩌면 지금 노마드 시대의 본가는 다른 풍경이 펼쳐질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과연 오디세우스로부터 시작된 인간의 귀향 본능은 정주에서 유목으로 질주하는 이 시대를 건너서도 과연 계속될 수 있을까.
    --- p.177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 이후 ‘귀향’은 3000년 동안 서구 정신사에서 면면히 내려온 주제가 되었다. 그리고 귀향의 핵심에는 남성들의 영원한 노스탤지어인 사랑하는 여성과 그 여성의 정절 그리고 그 불안 심리를 담아내고 있다. 즉 사랑하는 여인을 남겨두고 집을 떠난 남성들의 그 불안한 심리의 원형을 담고 있는 게 바로 호메로스의 ‘오디세우스’다. 청년들의 징집이 의무인 우리 현실에서 사랑하는 여인을 두고 입대해야 하는 대한민국의 이십 대 남성들이야말로 오디세우스의 그 불안한 심리를 누구보다 가슴으로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 p.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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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필은 개성과 다양성의 문학이다. 개성적이되 글쓴이의 감성적 동선이 공감을 촉발해야 하는 글쓰기다. 한데 최효찬은 이런 문학적 정의보다 철학적 함의가 더 지배적인 느낌이 들게 글을 쓴다. 글이 담고 있는 개념이나 관념보다 글을 다루는 작가의 유연한 글솜씨가 읽을 맛을 나게 하는 글쓰기다. 최효찬의 글들은 글 쓰는 이 자신의 자리와 그 내면의 풍경이 보이는 글들이기 때문이다. 일상 속에서 걷어올린 사상이 곧 우리 삶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라면 그것은 사상도 관념도 아닌 아드 폰테스, 곧 ‘원천으로’의 회귀를 바라고 꿈꾸는 마음이 아닐까.”
    - 최인현 (수필가·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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