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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래 환했다

파란시선-0143이동
성명진 | 파란 | 2024년 08월 05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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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8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108쪽 | 128*208*20mm
ISBN13 9791191897814
ISBN10 1191897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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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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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앞에 아이가 나와 서 있고
노인이 앉아 있다
한순간 아이와 노인이 가만히
고개를 들었다

사내 하나가 고개를 떨군 채
앞으로 다가선 것
한 번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더니
그는 노인에게 큰절을 올린다

허물어져
내내 들썩이는 몸

추운 행색이었으나
다행히 지은 죄는 없어서인지
지나는 햇빛에 비치는 몸이
몰래 환했다
--- 「우수 무렵」중에서

마당에서 두 살배기가 울어요 같이 새끼인 송아지가 다가가고 강아지는 벌써 아이 곁에 가 있네요 저쪽 어미 소젖이 방방 불어요 지난달까지 배에 젖꼭지가 달랑거린 어미 개는 아이 쪽으로 몸을 일으켰네요

새끼인 것들은 다가가고 어미인 것들은 품을 만들었어요 햇볕의 갈피마다 이런 정나미들이 있어 슬픔을 글썽여 주니 아이의 울음소리는 점차 연해져요

그 아비인 나는 뒤꼍에서 앞마당으로 가려다가 멈춰 서 있는 거예요 잘못 봤는지도 모를 저 아까운 정경, 내가 마당에 불쑥 들어서면 한꺼번에 가뭇없어져 버릴까요
--- 「어쩌나」중에서

우리는 몰래 연인이 되어
옆에 나란히 섰어요

앞을 보면서도
손 하나씩을 사진 뒷면으로 내놓아 숨겼죠
허허벌판인 거기

힘내
그래

서로의 손에 살짝살짝 힘을 주었어요
--- 「단체 사진 속」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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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슬픔을 “이기고 돌아와” “너를 안아 주겠다”고 ‘들꽃’ 앞에서 마음을 가다듬는 시인이 있다. 그런데 그건 아무래도 불가능한 일이지 않은가. 누군들 슬픔을 이길 수는 없으니까 말이다. 그러니 슬픔을 이기고 돌아오겠다는 약속은 차마 지켜지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슬픔이 비록 “한 가지”고 “우리를 괴롭혀 온” 것으로 한정된 것이라 해도 그렇다. 아니 오히려 우리 앞에 당도하는 슬픔은 아무리 헤어나려 해도 벗어날 수 없을뿐더러 매번 “한 가지”씩 늘어나기만 한다. [몰래 환했다]의 면면마다 적힌 시인이 다녀온 “어디”들 곳곳에 스며 있는 저 막막(漠漠)한 슬픔의 내력들을 보라.(「들꽃에게」) 시인은 단 한 번도 슬픔을 이긴 적이 없으며 책엽을 넘길수록 그 질량과 밀도만 더할 뿐이다. [몰래 환했다]는 예컨대 “농가의 작은 방구석에 자빠져 있”다가 “벌떡 일어”나 차비 얼마를 얻어 상경한 “까무잡잡한 얼굴”의 ‘소년’이(「복서」) 결국엔 “서둘러 햇빛이 빠져나가는 도시의 끝자리”에서 죽은 채 “밀거래되”는 ‘김 과장’이(「고라니」) 되는 비루하고 비참한 역정이며, 그를 둘러싼 “멍하게 바깥을 바라보던 어미”와(「마루 끝」) “어째서 이리 됐냐” “그러게 세상일에 나서지 말라고 했잖어”라며 “자식을 보자마자 버럭 소리 지르”는 아비(「가지가 다쳤을 때」), 그리고 우리 곁의 누구여도 상관없을 “광식이”(「도마뱀」), “김삼구”, “판식이 대호 명기”(「오래된 냉장고」), 때로는 “얼마 전 사랑하는 이를 여읜 사람”의(「나물국」) 슬픔의 책력이다. 요컨대 [몰래 환했다]에는 “워낙 힘들게 살아” 온 사람들로(「감자꽃」) 그만 한가득이다.

그런데 놀라워라. 그 “가늘고 휜 조각 등들”이 “여럿 모이니” “둥글어졌다”. 그리고 “거기서 빛이 났다”.(「보름밤」) 그리고 “그게 충분히 행운이 되었다”(「농부 김천식」). 그리고 “몰래 환했다”(「우수 무렵」). 대체 어떻게 이게 가능하단 말인가. 당장 말하건대 그 까닭은 이들이 다름 아닌 시인이 “예뻐라”라며 찬탄했던(「들꽃에게」) 저 ‘들꽃’들이기 때문이 아닐까. 그러니까 시인이 슬픔을 이기고 돌아와 안아 주겠다는 ‘들꽃’이 실은 바로 슬픔 그것인 것이다. 그러니 [몰래 환했다]는 이미 도착했으나 또한 이미 다시 출발하고 있는 슬픔의 편력인 셈인데, 단지 여기저기를 떠도는 천력이 아니라 오롯이 슬픔을 향해 무한 귀환하는 오디세이다. 시인이 적은바 “적막 속 한 사람이” “먼 곳을 향해” “목을 기울”이듯(「목례」), 나도 시인을 향해 고개를 숙여 다만 그 순순함에 고마움을 표할 따름이다.
- 채상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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