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인형!”
엄마는 부적을 보고 생각났다는 듯이 벌떡 일어나 방문을 열어 보았어요. 그런데 엄마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풀썩 주저앉았어요.
“사라졌어…… 짚 인형이 사라졌어!”
--- 「1화 꼬까신과 짚 인형」 중에서
텅 빈 복도에 고개를 푹 숙인 채 앉아 있는 여학생이 나타난 거예요. 그 여학생은 손에 들고 있는 책의 책장을 미친 듯이 넘기고 있었어요.
샥샥샥샥샥샥샥……
문득 여학생과 눈이 마주치자, 여학생은 나를 노려보더니 갑자기 네 발로 기어 오기 시작했어요.
--- 「2화 어둠 속의 2시 47분」 중에서
제 마음과는 달리 제 눈동자는 어느새 옷자락을 따라 움직이고 있었어요.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검은 옷자락을 따라 올려다보는데, 커다란 눈과 제 눈이 딱 마주쳤어요.
“아아악!”
앞니가 갈라진 아주머니가 머리맡에서 새빨간 눈으로 나를 지켜보고 있었어요.
--- 「3화 사라진 우물, 사라진 시간」 중에서
“엄마, 전화기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리던데, 혹시 무슨 일 있어?”
그러자 전화기에서 흘러나온 소름 끼치는 말!
“이히히히 왜…… 내비게이션이 가라는 대로 안 갔어?”
이 목소리는…… 엄마가 아니었어요. 저는 미친 듯이 통화 종료 버튼을 눌렀어요 하지만 또다시 엄마한테 전화가 걸려 왔어요. 받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 수신 거부를 하려는데 순간 제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어요. 휴대폰 상단에는 ‘서비스 불가’ 표시가 떠 있었어요.
--- 「4화 고장 난 내비게이션」 중에서
그때였어요!
인형을 꺼내 든 순간, 저는 인형과 눈이 딱 마주쳤어요. 인형이 저를 보고 눈을 깜박이는데 소름이 끼쳤어요. 인형의 눈빛이 마치 살아 있는 사람과도 같았거든요.
“이, 이건…… 살, 살아 있어! 인형이 아니야!”
--- 「5화 인형 울음소리가 들릴 때」 중에서
귀신과 말을 섞으면 안 된다고 하잖아. 그 얘기가 떠올라서 나는 입을 꾹 다물고 죽은 듯이 가만히 있었어. ‘제발, 사라져라…… 사라져라.’ 이렇게 빌면서 말이야.
그런데 여자가 갑자기 소리를 질렀어.
‘찾아와 놓고, 왜 날 안 봐!'
그러고는 차디찬 손가락으로 내 감은 눈을 억지로 뜨게 했어. 드디어 여자를 봤는데, 아…….
--- 「6화 부검실의 여자」 중에서
엄마를 올려다보는 혜주의 눈빛이 이상했어요. 게다가 혜주는 황당한 말을 늘어놓기 시작했어요.
“엄마는 왜 서영이가 없다고 해?”
혜주가 가리킨 것은 방금 전 스스로 고개를 돌렸던 그 끔찍한 곰 인형이었어요.
“서영이 여기 있잖아.”
“…….”
--- 「7화 한밤의 소꿉놀이」 중에서
“으히으히 으하하하 하하하하…….”
비명인지 웃음인지 기괴하기 짝이 없는 웃음소리를 내며, 여자는 한 걸음, 두 걸음 동운이에게 다가오기 시작했어요. 마치 이리로 오라는 듯이 손을 뻗치면서 말이죠.
“안, 안 돼! 오지 마!”
더 이상 참을 수 없었어요. 공포에 사로잡힌 동운이는 차를 후진하기 시작했어요.
--- 「8화 속초 펜션의 남과 여」 중에서
“선생님! 선생님!”
“왜 그래? 무슨 일이니?”
반장과 부반장은 얼굴이 하얗게 질려 숨을 헐떡거렸어요.
“우리가 귀신, 귀신 목소리를 들었어요!”
“이 녀석들! 귀신이 어디 있다고 그러니?”
“계단 밑 창고에 귀신이 있어요. 잠긴 창고 안에서 말을 걸었는걸요.”
--- 「9화 낡은 창고의 기억」 중에서
“정, 정원이요?”
“네. 정원 어딘지는 모르지만, 그냥 시멘트로 덮어 놓았다는데…….”
도우미 아주머니 말에 아빠는 뭔가에 홀린 듯 삽을 들고 중정으로 달려갔어요. 그리고 쉬지 않고 땅을 팠어요. 그러다 어느 순간 아빠는 삽을 떨어뜨렸어요. 넋이 나간 표정이었어요.
“앗! 이럴 수가…….”
--- 「10화 인도네시아 저택의 비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