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 1〉 청와대를 사수하라 -경찰관 故 최규식 경무관
“현정아, 네 할아버지는 분명히 하늘이 선택해서 보내신 분이 맞아. 우리나라는 어려울 때마다 나라를 구한 사람들이 있었어. 그건 국운이 살아있으니 지금까지 지켜진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단다. 개인과 가족으로 보면 슬프고 애통하지만 더 크게 보면 자랑스러운 일이 맞아.”
“아빠, 아빠랑 제가 못다 이룬 할아버지의 뒤를 이어 열심히 살아가면 되잖아요. 지금 대통령님도 그런 것 같아요. 아버지 대통령의 뒤를 이어 나라를 이끄는 일에 최선을 다하시잖아요. 저도 최선을 다할래요.”
민석은 현정의 어깨를 두 손으로 감쌌다. 무한한 꿈을 품은 딸 현정의 눈은 깊고도 맑았다…
이 세상을 향해 나아갈 꿈을 펼친 현정에게 민석은 두고두고 들려줄 이야기가 많았다. 비록 37세의 짧은 생을 살다 갔지만 아버지 최규식 경무관은 대한민국의 전 경찰에게 나를 희생하여 주위를 밝히라는 강한 메시지를 남겨놓았다. 아버지가 남긴 메시지는 강물이 되어 현정에게도 흘러들 것이다.
나라를 위해 일했으니 충(忠)을 행했고, 홀어머니를 정성으로 모셨으니 효(孝)를 실천 했으며, 어렵고 힘든 사람들 편에 선 그에게서 사람다운 향기가 넘쳤으니 분명 어진이(仁)였다. 그리고 막중한 임무를 수행하면서도 공부에 정진한 자세는 지혜(智)를 갖춘 이의 덕목이라 할 수 있었다. 수많은 부하들이 그를 흠모하고 따랐으니 그건 믿음(信)을 가진 리더였음을 보여주고도 남았다.
청와대 주위로 노을이 퍼지고 있었다. 파란 지붕 위로 노을을 닮은 웃음소리가 퍼져나갔다. 민석을 보고 웃는 현정의 얼굴도 노을처럼 고왔다…
〈장면 2〉 소방관은 나의 직업이다 -6인의 순직소방관
1994년 12월 6일 순직소방관 중 처음으로 고 허귀범 소방관이 대전현충원에 안장되었다. 그 이후 순직소방관 묘역이 생긴 것은 2012년인데 현재 안장된 순직소방관은 80여 명이다. 1994년 이전에 순직하여 국립현충원에 안장되지 못한 소방관은 22명인데 유가족들은 그들도 현충원에 안장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국가적으로도 예우를 못 받으니 여러 불이익이 따른답니다. 순직만 해도 현장에서 숨졌을 때와 병원에 입원해서 치료받다가 숨졌을 때 보상이 다릅니다. 이게 말이 됩니까? 연기를 마시면 폐에 이상이 옵니다. 또 화상을 입고 위험에서 가까스로 목숨을 건져 치료를 받는데 불행히 다시 깨어나지 못 하는 경우도 있지요. 그런데 보상 기준이 다르니 어이가 없습니다. 그리고 웬만한 사람들은 다 가입되는 상해보험 가입조차 어렵습니다. 직업이 소방관이라고 하면 이런저런 이유를 대면서 가입이 거절되기 십상이지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시급한 건 소방전문 병원의 설립입니다. 소방관들이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는 건 당연합니다. 그 중에서도 화상을 입었을 때가 큰 문젭니다. 화상은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소방관을 위한 전문병원 자체가 아예 없습니다.”…
〈장면 3〉 NLL에는 오늘도 해가 뜬다 -해군 故 윤영하 소령
“우리가 요구한 건 아무 것도 없소. 그런데 해전 직후 교과서에 실어서 숭고한 희생을 기리겠다고 했소. 훈장도 격을 높이겠다는 말도 들었소. 그런데 달콤한 말에 지나지 않았음을 우리는 지나간 뒤에 알았다오. 단지 우리는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아들들의 명예를 지켜달라는 것뿐인데 말이오. 차 작가, 사람들은 걸핏하면 촛불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소. 선교활동 하러 갔다가 죽은 사람을 위해서도 촛불을 들고, 미군 장갑차에 치어 죽었다고 촛불을 들지 않았소? 그런데 그 누구도 서해를 지키다가 전사한 우리 아들들을 위해 촛불을 든 사람이 없소. 그 수많은 촛불 중에 단 한 개도 없었단 말이오. 우리 아들들을 위해서는 말이오.”
윤두호 씨가 입술을 지그시 눌렀다. 감정을 다스리려는 표정이 역력했다. 국가와 국민에게 느낀 심한 배신감이 뼛속 깊이 서러웠음을 나는 분명히 읽을 수 있었다.
“나는 지금도 안타깝소. NLL을 침범한 북한 경비정을 우리 함정으로 접근해 밀어내라는 비상식적 교전 수칙만 없었어도 불필요한 희생은 없었을 것이오.”
가장 훌륭한 죽음은 국가를 위해 죽는 것이라고 가르쳤지만 그것이 불필요한 희생이었다는 사실 앞에 서면 윤두호 씨의 가슴은 미어졌다…
〈장면 4〉 위국헌신 김범수 -육군 故 김범수 대위
너는 유난히 엄마 아빠와 함께 나들이 하는 것을 좋아해서 우리 금혼식 때 제주도로 함께 여행을 갔던 것이 어제 같구나.
모든 것이 일장춘몽이구나.
너는 이 아빠에게는 과분한 아들이었고, 그러한 아들이었기에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인연을 승화시켜 하늘나라의 큰 재목으로 데려 가신 것 같구나.
세월이 약이라 하였던가. 죽을 것만 같더니 밥도 먹고 취해도 보고 잠도 자는 내가 왜 이리 미운지 모르겠다.
숭고한 너의 희생정신은 길이길이 우리 모두의 가슴에 남을 것이며, 살아 있는 아빠, 엄마, 효진이 누나, 명선이 누나 모두 세월이 가다보면 이 모진 아픔은 깊은 상처로 남겠지만 또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겠지.
부디 이 사바(娑婆)의 속세 일은 훌훌 털어버리고 특별히 선택하신 하느님의 뜻에 따라 천상의 복을 누리거라.
이승에 버려진 이 못난 식구들은 너의 생전 염원대로 화목하게 잘 살아갈 것이니 천상의 세계에서도 이승에서와 같이 훌륭한 아들이기를 바란다.
영원히 잊지 못할 나의 사랑, 범수의 명복을 두 손 모아 기도하며 나에게도 이런 자랑스러운 아들이 있었다는 것을 하느님께 감사하며 할 수 없이 가슴 깊은 곳에 너를 묻으련다…(故 김범수 대위 아버지의 편지에서)
〈장면 5〉 하늘에 묻힌 젊은 보라매 -공군 故 이해남 중령
아버지의 빈자리와 사랑에 굶주린 주현의 왜소한 어깨를 볼 때마다 은파는 가슴이 저미듯 아팠다. 그러나 더 이상 아픈 눈으로 지켜보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저 아이 주현이가 태어났을 때 남편 해남은 얼마나 좋아했던가. 컴퓨터 화면이 빡빡하게 차도록 기쁨을 글로 표현했던 남편 이해남이었다.
‘마리아보다 더 아름다운 내 아내 홍은파! 내 사랑을 받아준 여자! 내 아이를 낳아준 여자! 나보다 더 나를 사랑하는 여자 홍은파! 고맙소! 사랑하오! 이 세상 끝까지 사랑하겠소!’
은파의 눈앞에 다시 짙푸른 하늘이 들어왔다. 무심히 바라본 하늘에 한 줄기 하얀 선이 뚜렷하게 눈에 들어왔다. 아, 그건 비행운(飛行雲)이었다. 비행기는 보이지 않은데 비행기 한 대가 어느 새 하늘에 남긴 길이었다. 남편 해남이 남겼던 길처럼 저 비행운도 서서히 구름 속 하늘로 스며들 것이다. 공군 중령 故 이해남이 걸어갔던 한 줄기 비행운의 길처럼 우리 모두에게도 그런 길이 있을 것이다. 그 길은 짧기도 할 것이고 길고도 긴 길이 될 수도 있겠지.
은파는 주현의 손을 다시 찾아 꼭 움켜쥐었다. 비행운이 사라지기 전에 들려줘야 했다. 누구에게나 주어진 길이 있다는 사실을.
“주현아, 저기 저 높은 하늘에 한 줄의 하얀 선이 보이니? 저게 뭔 줄 아니?”
주현은 은파가 가리킨 하늘을 쳐다볼 뿐 입을 꼭 다물고 있었다.
“저게 비행운이라고 하는 거야. 바로 아빠가 새겨놓은 하늘길이지. 네 아빠가 곧고 바르게 오로지 한 길을 향해 걸어간 흔적이야.”
하늘을 응시하던 주현의 시선이 은파를 향했다. 살짝 눈물이 어려 있는 주현의 눈을 은파는 피하지 않았다.
“주현아, 아빠는 짧은 생을 굵고 선명하게 살았던 분이야. 아빠는 이 땅의 전투조종사였기에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고, 헌신하는 국가관으로 임했었어. 그 아빠의 딸인 너희들 역시 이 땅에 우뚝 서야 해. 아빠는 하늘에서 저렇게 곧고 뚜렷한 길을 걸어가셨잖아…
〈장면 6〉 블랙이글, 기지로 돌아오라! -공군 故 김도현 소령
“그랬었지. 그런데 김도현의 염원이 통했던 걸까? 드디어 해외길이 열렸었지. 국산 초음속 고등훈련기인 T-50의 뛰어난 기동성을 해외 방위산업 시장에 알리는 계기로 삼자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말야. 그리고 처음으로 해외 데뷔전을 치를 예산을 통보 받았을 때 우리는 김도현을 먼저 떠올렸지. 그가 그토록 원했던 일들이 현실로 다가왔고 드디어 우리는 해냈어. 보란 듯이.”
영국 와딩턴 국제에어쇼 참가 결정이 난 후 모든 절차는 빈틈없이 진행되었다. 지난 5월부터 제8전투비행단에서는 T-50B 8대와 예비기 1대까지 모두 9대를 분해했다. 그리고 포장작업을 마친 다음 화물기로 지구 반대편인 영국으로 운송했고 현지에서 재조립 과정을 거쳤다. 블랙이글 대원들은 영국 공군 비행장에서 시험비행을 한 후 에어쇼에 참가했다.
블랙이글은 8대의 T-50B로 영국 상공에서 화려한 비상을 유감없이 펼쳤다. 하늘을 올려다본 해외 관중들은 대한민국 참수리를 형상화한 블랙이글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화려한 곡예비행의 대미는 역시 아리랑이었다. 아리랑 합창이 장엄한 천상의 소리처럼 울려 퍼질 때 푸른 하늘에는 태극문양이 새겨졌다. 하늘을 우러러 태극문양을 보며 아리랑을 따라 부르던 교포들 눈가에 감격의 눈물이 아롱졌다.
태극문양 너머 구름 사이로 햇살이 무지개처럼 쏟아졌다. 햇살은 마치 김도현의 웃음처럼 건강하고 밝게 빛나고 있었다. 블랙이글의 에어쇼를 마치 오케스트라 연주와 같다고 했던 김도현이 하늘에서 지켜보고 있는 듯 했다…
〈장면 7〉 경찰관은 나의 길 -경찰관 故 전종민 경위
김 순경은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 한바탕 꿈이기를 빌고 또 빌었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눈앞에 보이는 건 영정 속 전종민 경사의 웃는 얼굴뿐이었다.
“선배님, 이럴 수도 있습니까? 제2, 제3의 사고를 막아야 한다며 달려갔는데, 경찰 본연의 임무를 다했을 뿐인데 이게 뭡니까? 선배님, 가족들이 눈에 밟혀 어찌 가십니까? 두 따님이 너무 즐거워했다며 이번 여름엔 섬으로 여행갈 거라고 하셨잖아요. 그런데, 그런데 왜 거기 계십니까? 두 딸과의 약속은 어찌 할 겁니까?”
김 순경은 어엉, 어엉 소리 내어 통곡했다. 그러나 전종민 경사는 여전히 웃는 얼굴로 김 순경을 쳐다보고 있었다. 김 순경의 두 다리가 후들거렸다. 마치 자신의 다리가 승용차와 가로수 사이에 끼어 있는 듯 아팠다. 전 경사는 오른쪽 하퇴부 절단에 따른 저혈량성 쇼크사로 순직하고 말았다.
〈장면 8〉 아! 선효선 소령 -육군 故 선효선 소령
은채를 가슴에 품은 효선 어머니의 기도는 끝없이 이어졌다.
‘효선아, 내 딸 효선아. 영혼이 있으면 들어다오. 네가 사랑했던 은채와 은결을 지켜다오. 바람이 되어 우리 아기들 머리를 쓰다듬는 손길이 되어주고 별처럼 나타나 밝은 웃음을 안겨 주려무나. 네가 그랬잖았느냐. 은채와 은결을 별처럼 총명하게 키울 거라고, 달처럼 밝게 키우겠다고. 그러니 우리 아기들을 지켜다오.’
효선 어머니 품에 안긴 은채가 생글생글 웃기 시작했다. 어릴 적 효선의 웃던 모습 그대로였다. 효선 아버지 품에 안긴 채 젖먹이 동생 은채를 쳐다보는 은결의 맑은 눈동자가 별처럼 반짝였다. 마치 두 딸을 쳐다보던 효선의 살갑고 따스한 눈동자가 그 속에 깃든 듯 했다.
효선 어머니는 굳게 믿었다. 효선은 비록 하늘의 별이 되었지만 은채와 은결을 영원히 지켜줄 것이라고…
〈장면 9〉 해양 영토를 사수한 포세이돈 -해경 故 박경조 경위
여보, 당신은 두 아들에게 꿈과 희망의 노래를 수도 없이 들려줬어요. 넓은 바다를 품은 자가 세상을 가진 거라던 당신은 바다에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노인을 존경했지요. 바다에서 꿈을 놓지 않았던 산티아고의 이야기를 우리 아이들이 얼마나 진지하게 들었는지 당신은 아시잖아요. 아아, 이제 우리 아이들에게 누가 바다를 들려줄까요? 희망의 노래를 어디서 들을 수 있을까요? 여보, 철없는 나를 용서해주세요. 당신이 밤새 차가운 바닷물에 밀려 둥둥 떠다닐 적에 나는 푹신한 침대에서 잠을 잤어요. 아침바다를 비춘 햇살에도 눈을 뜨지 못한 당신을 두고 나는 아침밥을 먹었으며, 웃음 잃은 당신을 두고 나는 친구와 마음껏 웃었어요. 아아, 나는 당신의 아내이면서 아무 것도 몰랐어요. 전혀 느끼지 못했어요.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출정을 마친 당신이 문을 열고 환하게 웃으며 들어오는 것만 기다리고 있었어요. 당신 생일에 줄 선물과 음식 만들 생각에만 빠져 있었어요. 언제나처럼 당신이 두 팔을 벌리며 다가와 넓은 가슴에 나를 품어줄 것만 기다리던 철없는 아내였어요. 여보, 당신이 그토록 사랑했던 바다였는데, 당신이 그리도 지키고자 젊음을 바친 바다였는데 이리 허망하게 당신을 데려가다니요. 당신은 항상 그랬지요. 바다의 사나이는 죽어서도 바다를 지킨다고 했던 당신. 당신은 그 넓은 바다에 당신 몸을 맡겼지만 나는 당신을 보낼 수 없어요. 당신은 포세이돈처럼 바다를 지키겠다고 했지만 지금도 내 귓가에는 당신이 즐겨 부르던 노래가 맴도는데 어찌 당신을 보낸단 말입니까! 여보, 일어나세요. 당신이 불렀던 노래처럼 일어나서 다시 한 번 해 보세요 제발!…
〈장면 10〉 바다와 해군 제복을 사랑한 사나이 -해군 故 박경수 상사
미선의 품에서 작은 참새 한 마리가 팔딱팔딱 숨을 쉬고 있었다. 어느새 미선의 눈앞에 남편 경수가 나타났다. 남편 경수는 멋진 해군 제복을 입은 채 사람 좋은 웃음을 지은 그대로였다.
‘당신은 무작정 해군이 좋았다고 했지요. 학교 다니며 수원역 근처에서 아르바이트 할 때도 해군만 보면 멋있다는 생각에 푹 빠져들었다고 했잖아요. 흰색과 검은색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007 가방까지 부러워했던 당신. 그랬으니 당신은 당연히 해군을 지원했고 그토록 동경했던 해군이 됐지요. 그래서 당신은 유난히 해군복이 잘 어울렸는지도 몰라요. 당신은 정말 멋진 해군이에요. 멋진 해군이었던 당신은 끝까지 대한민국 군인의 자세로 임무를 수행했어요. 여보, 자랑스러운 이 땅의 해군 군인이었던 당신에게 약속할게요. 당당하게 제 삶을 개척해 나갈 수 있는 딸이 되도록 가영일 키울게요. 더 나아가 받은 만큼 베풀 수 있는 기부천사가 되도록 가르칠게요. 당신도 함께 지켜봐 주실 거죠? 여보, 저 넓은 바다를 지켰던 것처럼 그렇게 가영이와 나를 지켜주세요.’…
〈장면 11〉 마지막 병장 휴가 -해병대 故 서정우 하사
정우 내 아들아, 연평도 포격사건 2주기에 연평도에서는 희생자 위령탑 제막식이 있었단다. 그리고 안보교육관 개관식도 함께 열렸었지. 안보교육관에서 정우 너에 대한 영상물과 전시품이 마련되어 있는데 엄마는 다리가 후들거려 겨우 서 있었구나. 얘야, 내 아들 정우야, 엄마는 일련의 행사를 지켜보면서 굳건한 안보와 강한 한국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점점 커지더구나. 정우야, 연평도엘 다녀온 뒤 엄마가 한 일을 네게 말해야겠구나. 네가 다녔던 단국대학에 해병대학과가 새로 개설됐다는 사실부터 알려야겠지? 정우 너처럼 확고한 안보의식을 가진 젊은이들이 해병대학과를 선택한다는구나. 네가 무척 좋아할 것 같아 엄마가 단국대엘 다녀왔단다. 네가 꿈을 키웠던 드넓은 교정에서 엄마는 너를 닮은 숱한 청년들을 보았구나. 가슴이 든든해지면서도 벅차오른 감정에 저절로 눈시울이 붉어지고 말았단다. 정우야, 내 아들아. 엄마는 너를 본 듯 그들을 보았단다. 그리고 엄마가 힘닿는 데까지 기부를 하자고 다짐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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