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주역은 영어로 〈The book of changes〉다. 변화의 책을 뜻하는 보통명사가 아니고 〈주역〉을 가리키는 고유명사다. 〈주역〉이란 무엇인가? 〈주역〉은 주대의 책이다. ‘주’는 주나라를 뜻하는 시대의 이름이며, ‘역’은 책이름이다.

모든 것이 변화하는 천지자연 속에 항상과 무상이라는 두 마리 새가 함께 노니는 이치가 있어 복희가 처음으로 획을 그어 팔괘를 지었다. 팔괘를 거듭하면 그 속에 64괘가 있으므로 64괘는 복희가 만든 것이다. 은대 말기와 서주 초기에 문왕이 64괘의 괘사인 단을 짓고, 주공이 384효의 효사를 지은 바 있어 ‘주’라 이른다. 역에는 천지자연의 변하지 않는 본질적 이치가 있으니 낮이 밤이 되고 밤이 낮이 되는 것처럼, 양이 음으로 변하고 음이 양으로 변하는 변역과 양이 음과 사귀고 음이 양과 사귀는 교역의 뜻이 있어 ‘역’이라 이른다. 이것이 주역의 에센스이며 본질이다.

2. 성경현전, 성인이 쓴 글을 경이라 하고, 현인이 경을 풀이한 글을 전이라 한다. 복희가 획을 그어 지은 괘와 문왕이 지은 괘사인 단과 주공이 지은 효사가 〈역경〉이다. 춘추시대 말기에 공자가 ‘기술은 하되 창작은 아니다.’ 라고 선언하며 〈역경〉에 열 개의 날개를 달아 주었다. 이것이 〈십익전〉이다. 공자의 〈십익전〉은 전적으로 의리를 써서 〈역경〉의 의미를 드러낸 것이다.

후한시대 이래로 〈주역〉을 말한 것은 모두 상수와 오행에 바탕을 둔 ‘상수역’에 얽매이지 않은 것이 없었으나, 삼국시대 위나라의 왕필이 상수역을 비판하고 ‘득의망상론’을 주장하며 〈주역〉에 주석을 달아 〈주역주〉를 남겼다. 왕필이 주역 ‘경문’에 공자의 〈십익전〉 중 상경 단전, 하경 단전, 상경 상전, 하경 상전, 건곤 문언전 다섯 전을 붙여 하나로 합쳤는데, 후학 중에 이를 고친 사람이 없었으므로 현재 통용되는 〈주역〉은 왕필이 편집하여 하나로 합한 것을 기본으로 한다. 공자의 나머지 다섯 전(계사 상전, 계사 하전, 설괘전, 서괘전, 잡괘전)은 뒤에 부록으로 붙여서 따로 전해져 오고 있다.

3. 사물의 중심이 되는 골자를 정수라 한다. 뼈에 있는 골수가 정수다. - 역에 태극이 있으니, 이것이 양의를 낳고, 양의가 사상을 낳고, 사상이 팔괘를 낳는다. 팔괘가 길흉을 정하니 길흉이 대업을 낳는다. 〈계사 상전 11장〉에 있는 이것이 주역의 정수다. 일생이법의 이치로 태극에서 → 음양이 나오니 → 사상 → 팔괘 → 64괘로 분화하여 전개해 나간다. 일음일양이 도다. 음양은 비트(0과 1로 표현되는 컴퓨터의 정보량을 나타내는 기본 단위)의 표현체계와 같다. 음양노소가 사상이다.

사상은 양자컴퓨터의 정보량을 나타내는 기본단위인 큐비트의 표현체계와 같다. 사상이 팔괘를 낳는다. 〈주역〉의 괘는 디지털의 표현체계와 같은 원리이므로 양자컴퓨터가 빠른 속도로 발전해 가면 팔괘비트를 기본단위로 하는(팔괘의 표현체계와 같은) 디지털 문명이 구현될 것이다. 괘획이 이미 서면 문득 길흉이 뒤쪽 면에 존재한다. 길흉을 알면 일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다. 길흉은 득실의 상이니 선하면서 길한 것은 행하고, 막히면서 흉한 것은 그치면 일상 생활에서 모두 천지자연의 이치에 위배되지 않아 하늘로부터 도와서 길하여 이롭지 않음이 없을 것이다.

4. 길흉회린은 점사다. 길흉은 상대적이고 회린은 그 중간에 있다. 길한 곳에서 삼가고 두려워 할 줄 모르면 스스로 욕보게 되고, 이것이 흉에 이르지 않더라도 마침내 흉으로 나아간다. 뉘우치고 고치면 → 길하고 → 길한 곳에서 삼가고 두려워 할 줄 모르면 욕보게 되고 → 욕을 보면 흉해지고 → 흉에서 벗어나고자 하면, 뉘우치고 고쳐야 한다. 회 → 길 → 린 → 흉 → 회 → 길의 순서로 반복된다. 주역은 본디 점치는 책으로 시작되었다. 성인이 주역을 지은 뜻은 어리석은 이에게 점서법을 가르쳐서 역으로써 길흉을 알아 삶의 지침으로 삼도록 하여, 알지 못하는 것을 계발시키고 길을 취하고 흉을 피하게 함으로써 어떤 목표를 이루고자 하면 이를 완성할 수 있도록 (개물성무) 하고자 함이다. 그러므로 성인은 괘의 한 가운데에 이러한 길흉회린의 상이 있으면, 이 같은 길흉회린의 괘효사를 달았다.

주역은 천지를 기준으로 엮어졌으며, 천지의 이치를 다 담고 있는 광대한 책이다. 주역은 도적과 같은 소인이 아니라, 곤궁한 사람을 도와주고 사적 이익을 추구하지 않는 도덕적 품성이 높은 군자를 위한 책이며, 올바름을 가르치는 대형이정의 책이다. 지혜로운 자가 주역 64괘 384효의 괘효사를 자세히 살펴본다면 시초를 셈하여 괘를 구하지 않더라도 다가오는 미래의 일을 반 이상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주역을 사용하는 네 가지 쓰임이 있으니, 이것이 주역이 주는 네 가지 선물이다.

- 괘효사의 뜻을 깊이 음미하면 말이 능숙해질 수 있다.
- 역으로써 움직이고자 하는 자는, 그 변화를 관찰하여 능동적으로 행동할 수 있게 된다.
- 괘의 상을 면밀히 관찰하면, 기물을 만들 수 있게 된다.
- 역으로써 점을 치려는 자는, 점치는 뜻을 깊이 음미하여 점치는 것으로써 의혹을 풀 수가 있게 된다.

5. 수를 궁구하여 미래를 미리 아는 것을 점이라 한다. 미래를 미리 아는 것이 예지다. 미래를 미리 아는 것은 때와 일의 변화에 통하여 알기 때문이다. 단순히 시초점을 쳐서 미래의 길흉을 알고자 하는 것만이 점치는 행위가 아니다. 개미가 높은 곳에 올라가면 장마가 올 것을 예측할 수 있고, 기러기가 일찍 남쪽으로 내려오면 날씨가 추워져서 흉년이 들 것임을 미리 알 수 있다. 풍향계를 설치하여 바람의 방향을 관측 하는 것을 바람을 점친다고 하였다. 점이란 미래의 조짐에 대한 판단결과를 말한다.

괘와 효는 때時와 일事이 구체적으로 처해 있는 상황, 그리고 그 변화를 상징한다. 주역 64괘 384효와 괘효사를 오해 하거나 멀리 하지 말고, 주역의 본질을 바르게 이해하고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시초를 셈하여 괘를 구하고 괘효사를 해석하여 미래의 조짐을 단정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때와 일의 변화에 통하여 미래를 미리 알기 때문이다. 수가 의지하고 있는 근원은 참천양지다. 천지의 수가 양은 기(홀수), 음은 우(짝수)니 곧 〈하도〉의 수다. 천수(1, 3, 5, 7, 9)가 25, 지수(2, 4, 6, 8, 10)가 30이니 무릇 천지의 수가 55다. 다섯 개의 생수(1, 2, 3, 4, 5) 가운데 하늘은 셋(1, 3, 5)이고, 땅은 둘(2, 4)이다. 참 천양지는 천天을 셋으로 하고, 지地를 둘로 하여 수를 세웠다는 뜻이다. 수는 모두 이것을 의지하여 일어난다.

양은 3이고 음은 2니, 양수 3과 음수 2를 합한 수가 5다. 5는 음과 양을 합한 수이니, 태극을 표시하는 〈하도〉의 중앙에 5가 오게 된다. 대연수는 50이니, 쓰는 것은 49다. 대연수 50은 〈하도〉에서 나온 천지의 수 55를 근원으로 하여 50으로 대연한 수다. 49를 쓴다 함은 대연수 50에서 태극을 상징하는 1을 쓰지 않음이다.
? 〈하도〉의 중앙에 위치한 5와 10을(5는 중中수, 10은 전全수이니 쓰지 않는다.) 태극이라 하고,
? 천지의 수 55에서 5와 10을 뺀, 양수의 합 20(1, 3, 7, 9)과 음수의 합 20(2, 4, 6, 8)은 양의라 하고,
? (1, 2, 3, 4, 5는 생수니) 1, 2, 3, 4가 각각 중앙의 5를 얻어 6, 7, 8, 9가 된 것을 사상이라 한다.(6, 7, 8, 9, 10은 천지의 성수다.) 사상의 수는 바로 천지자연의 이치이니 〈하도〉와 〈낙서〉에 각각 그 정해진 자리가 있다.
? 사방의 합을 나누어 건, 곤, 감, 리라 하고, 네 귀퉁이가 빈 것을 더하여 진, 손, 간, 태가 된 것을 팔괘라 하였다.
4영에 역을 이루고 18변에 괘를 이룬다. 이 책에 시초를 셈하여 괘를 구하는 이치와 주역 64괘 384효의 괘효사를 해석하는 법을 알기 쉽게 풀어서 설명하였다.

6. 때에 따라 체인지 하라!
모든 것은 변화한다. 천차만별하게 변하고 있는 세상사의 소용돌이 속에 주역은 ‘때에 따라 체인지 하는 것이 도를 좇는 것이다.’라고 속삭여준다. 괘는 때를 상징한다. 줄어들고 늘어나며 가득 차고 텅 비는 것을 때라고 한다. 괘는 시간의 흐름과 구체적으로 처해 있는 상황, 꼭 알맞은 시기를 나타내 보인 것이다. 이 책의 전체적인 흐름을 따라 가면, 괘와 효, 때時와 일事의 심층적 의미가 확연하게 다가올 것이다. 이 책은 총 2부로 구성되어 있다. 주역은 주대의 책이다. 복희, 문왕, 주공이 지은 주역 경문과 공자가 달아 준 열 개의 날개, 왕필이 주역 경문에 공자의 다섯 전을 붙여 하나로 편집한 〈주역주〉의 구조를 알기 쉽게 풀어서 설명하였다.

황허에서 나온 용마의 그림 〈하도〉와 낙수에서 나온 거북등에 쓰인 글 〈낙서〉를 수리적으로 풀어서 설명하고, 복희 팔괘, 문왕 팔괘, 정역 팔괘의 괘도를 실어 알기 쉽게 풀어서 설명하였다. 주역의 정수는 태극 → 음양 → 사상 → 팔괘 → 64괘로 분화하여 전개되는 일생이법의 이치다. 천지자연의 이치인 주역 상경 30괘의 좌표와 인사의 작용인 주역 하경 34괘의 좌표를 자세하고 일목요연하게 분석하여 설명하였다. 주역은 본디 점치는 책으로 시작되었다. 성인이 주역을 지은 뜻은 어리석은 이에게 점서법을 가르쳐서 역으로써 길흉을 알아 삶의 지침으로 삼도록 하여 뉘우치고 고쳐서 길을 취하고 흉을 피하게 함으로써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완성시킬 수 있도록(개물성무)하고자 함이다.

이 책 2부에 〈주역〉 64괘 384효를 상경 30괘와 하경 34괘로 나누어 싣고, 공자의 〈십익전〉을 각각 정리하여 간략하게 실었다. 특히, 계사 상전 12장과 계사 하전 12장의 각 장과, 64괘의 순서와 팔괘가 의미하는 상징 등을 조목조목 알기 쉽게 풀어서 설명하였다. 이치는 하나인데, 생각은 가지각색이라 각기 여러 가지 방법으로 말한다. 붓다의 깨달음인 중도, 깨달음으로 가는 실천의 가르침 8정도와 주역의 핵심사상인 중中, 정正을 깊이 이해하면 주역의 본질과 참 이치를 바르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 중간 중간에 주역을 만난 헤르만 헤세의 통찰, 주역 64괘에서 디지털 이진법 원리를 도출한 라이프니츠, 사마천 〈사기〉에 전완의 점을 쳐서 10대 이후의 일까지도 추산한 사실의 기록 등, 주역의 본질과 참 이치를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는 역사적 사실을 여러 가지 추려서 수록하였다.

주역을 배우고자 하는 입문자,
주역의 이치와 본질을 빠짐없이 깊이 있게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
주역으로 점을 치려는 사람,
주역을 일상생활에서 늘 곁에 두고 삶의 지침으로 삼으려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주역의 모든 것을 한권에 담은 주역의 종합판이 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