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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걷다, 모던 서울

: 식민, 분단, 이산의 기억과 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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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8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436쪽 | 650g | 152*225*21mm
ISBN13 9788920051029
ISBN10 892005102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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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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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언에게 모던은 제국주의의 침탈과 식민이라는 역사적 상처의 경험과 함께 시작됐다. 현재 서울의 공간적 구획과 길의 편재에 남은 흔적이 바로 그런 역사를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근대는 시공간을 씨줄과 날줄로 격자화하고 양화(量化)한다. 그러한 근대의 상징인 철로와 도로는 최대한의 효율성을 따라 구획된다. 그러나 서울에 기찻길과 찻길이 놓이는 과정은 모두 제국주의의 팽창과 침탈 과정에 연결돼 있었으며 그 길들은 청일전쟁, 러일전쟁, 중일전쟁, 아시아-태평양전쟁 등의 전쟁 수행을 위한 후방의 병참기지로서 서울이 질적으로 변화하는 과정 그 자체를 의미하기도 했다. 길이 놓이는 자리에 살던 사람들은 삶의 터전에서 내쫓기고 길을 놓기 위한 노동에 강제로 동원됐다. 그렇게 그들은 스스로의 삶을 모던적으로 변형시켰다.
--- p.15

열네 시간 동안 구보가 관찰한 식민지 수도 경성은 어딜 가나 두통과 우울을 불러오는 공간이다. 근대적 도시와 전근대 공간이 무자비하게 충돌하는 중층적 공간에서 전근대와 근대의 생활방식은 혼종된 채 표류하는 모습이다. 이후 구보가 창작한 소설이 바로 박태원의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이 아닐까. 소설을 통해 도시 산책자 박태원은 경성의 민낯과 경성 사람들을 교묘하게 고발하고 있었다. 물론 자신도 그들 중 하나로 포함된 채 말이다.

1930년대 경성의 모습과 지금은 너무나도 닮아 있다. 일확천금을 바라며 실체가 없는 화폐를 찾아 헤매고, 하늘이 목적지인 듯 더 높이높이 올라가는 건물들, 개발의 끝은 어디인가 싶게 쉴 틈 없이 지어지는 주상 복합 아파트, 소비 공간의 끝을 보여 주는 어지러운 대형 몰들, 부지런히 지하철 노선을 증설해 전방위로 뻗어 나가 주변을 포획하는 권력 도시 서울. 바로 식민지 수도 경성의 모습과 다를 바 없다.
--- p.48~49

그들이 노린 것은 명백했다. “현실에 분노하거나 바꾸려고 애쓰지 마라. 그냥 즐겨라. 젊음과 낭만의 거리에서”. 그러나 역사는 그들의 의도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대학로 119번지에는 1956년에 개업해 대학로에서 가장 오래된 가게이자 전국적으로도 그 역사가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커피숍인 학림다방이 있다. 이곳은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와 「응답하라 1988」의 촬영지로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하지만 학림다방은 1980년대 학생운동의 자취가 남아 있는 곳이다. 신군부는 1981년 5월 28일부터 6월 1일까지 5일간 서울 여의도광장에서 KBS가 주관하는 대규모 관제 축제를 벌이는 한편, 6월부터 전국민주노동자연맹(전민노련)과 전국민주화학생연맹(전민학련) 관련자 26명을 잡아들였다.

당시 공안 당국이 이들을 구속한 후, 반국가단체결성 혐의로 발표한 사건의 공식 명칭은 학림사건이었다. 여기서 학림(學林)은 학생을 뜻하는 학(學)과 동아리를 뜻하는 림(林)을 써서 학생운동 조직을 의미하지만 전민학련 회원들이 처음 모였던 학림다방에서 따온 것이기도 하다. 학림사건은 무림사건, 노무현 전 대통령이 변호를 맡았던 부림사건과 더불어 신군부 정권의 대표적인 3대 공안 사건이다. 또한 학생운동 역사에서 학림의 성장은 1980년 서울역에서 회군했던 오류에 대한 자기비판을 통해서 학생운동의 진로(사상-노선-조직)를 놓고 벌인 무림/학림 논쟁을 시작으로 향후 학생운동의 치열한 노선 투쟁의 서막을 열었다.
--- p.105~106

문래동은 과거 안양천과 도림천을 끼고 있어 모래가 많다는 의미에서 모랫말(사천리)이라고도 불렸다. 소설가 황석영이 자신의 유년시절을 회고한 작품 『모랫말 아이들』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방직 공장 근처 영단주택에 살고 있는 주인공 수남은 창문 밖으로 영등포 공작창의 용광로 불빛이 어른거리는 것을 바라보곤 한다.

이곳이 일제 시기에 이르러 실을 뽑는 마을이라는 의미의 사옥정(絲屋町)으로 불리게 된 것은 영등포의 대규모 방직 공장 밀집과 무관하지 않다. 대표적으로 문래동 자이아파트 단지는 종업원 2천 명 규모의 종연방적(해방 후 방림방적)이 위치했던 곳이다. 문래근린공원에는 경성방직에서 기증한 거대한 물레 모양의 조형물이 설치돼 있어 이 도시의 과거를 상징하고 있다.
--- p.146~147

바쁘게 지나가는 오토바이들 사이로 전태일 동상이 서 있다. 굶주림에서 벗어나고자, 어린 여공을 지키고자, 삶을 파괴하는 노동을 멈추고자 전태일은 오랜 시간 괴로워했고 망설였다. 끝내 완전한 결단을 내린 그는 철저하게 어린 동심들 곁에 머물기를 맹세했다. 더는 그의 손에 근로기준법이 들려 있지 않다. 국가는 자신들이 만든 법전에서 단 한 줄도 이행하지 않았다. 근로기준법으로 작업장을 바꿀 수 있겠다던 실낱같은 희망이 거대한 기만으로 바뀌자 그는 가차 없이 근로기준법을 불태웠다. 그렇지만 그가 자신의 몸에 불을 붙인 이유가 무엇인지 반세기가 지났어도 정확하게 가늠하기란 어렵다. 그의 삶을 정리하다 보면 조금이나마 그 이유에 가까워질 수 있지 않을까.
--- p.196~197

서울 종로구에는 해방 정국에서 새로운 건국을 치열하게 고민하면서 현실로 실현하기 위한 노력의 현장들이 곳곳에 존재한다. 당시의 건물이 복원을 통해 남아 있기도 하고 소유주의 개발로 현대식 빌딩이 들어서기도 했지만 역사적 자취는 표석으로라도 남아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김구 주석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요인들이 귀국해 거처로 삼았던 경교장, 해방 정국에서 정당 활동과 교육 활동의 발원지로 활용된 서북학회회관 터, 몽양 여운형 선생이 주도한 조선건국준비위원회 본부 터 그리고 몽양의 집터를 한나절 코스로 거닐 수 있다. 해방 정국의 건국운동 현장을 답사하면서 그 역사적 의미를 되새겨 보고 당시의 건국운동이 성공했다면 현재의 우리 모습은 어떠할까를 그려 보자.
--- p.264

무엇보다 해방을 맞아 고향으로 돌아오는 사람들이 장충단에 모여들고 있었다. 이들은 당시 전재 동포 또는 귀환 동포로 불렸다. 특히 해방 초기에 돌아오고 있는 동포들이 전재민(戰災民)으로 표현됐던 것은 이들이 자발적인 선택에 따라 이주한 것이 아니라 중일전쟁과 아시아·태평양전쟁 과정에 강제로 동원돼 삶의 터전을 떠나야 했던 전쟁 피해자, 일제 전시동원 체제의 피해자였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당시 사람들 사이에서는 이들에 대한 도움이 필요하다는 정서가 지배적일 수밖에 없었다. 이에 따라 1945년 8월 31일, 조선재외전재동포구제회를 시작으로 수십 개에 이르는 구호단체들이 결성되고 조선건국준비위원회와 주요 정당, 정치단체 내부에도 구호 활동을 위한 조직들이 마련됐다.
--- p.291~292

국내의 적대 공간이 하나씩 사라지며 시민에게 돌아오는 것처럼 남북 간에도 역시 소통의 길이 열리기를 기원한다. 평화문화진지 앞에는 독일에서 가져온 베를린 장벽 일부가 세워져 있다. 한때는 분단의 도구이자 상징이었지만 이제는 평화와 화합의 상징이 된 것이다. 소개글과 함께 적힌 글귀로 이 여정을 마무리한다.

“부디 우리를 갈라 놓고 있는 / 수많은 장벽들이 낮고 낮아져서, / 갈라진 이들이 /
서로를 마주 보고 손잡을 날이 / 속히 오기를 소망한다.”
--- p.333

이러한 비극에 휩쓸린 것은 비단 정치인들만이 아니었다. 예술가들도 분단과 전쟁의 격동에 휘말렸다. 좌익과 우익, 중간파 단체가 즐비했고 예술가들은 정치 선전물을 만드는 데 동원됐다. 국가 건설을 위해 자발적으로 참여한 이도 있었다. 문제는 그것이 좌와 우, 어느 한쪽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으로 간주됐다는 점이다. 좌익은 남쪽에서, 우익은 북쪽에서 살아남을 수 없었다. 전쟁은 더욱 비극적이었다. 가족과 친구들이, 주변 사람들이 처참하게 죽어가는 장면을 목도해야만 했다. 삶보다 죽음이 더 가까웠다. 살아남았다는 안도감과 죄책감이 뒤엉켰고 그 속에서도 모진 삶은 계속됐다.
--- p.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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