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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비평 (계간) : Vol.19 여름호 [2024]
잡지

현대비평 (계간) : Vol.19 여름호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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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7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20쪽 | 153*225*30mm
ISBN13 9772672016009
ISBN10 26720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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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수상작으로 결정된 평문 「청자의 솔리로퀴(soliloquy), 화자의 마지막 테이프」는 김숨의 소설 『듣기 시간』을 ‘청자의 서사학’이라는 관점으로 상세하게 분석하고 있는 글이다. 여기에서 안서현은 전통적인 화자와 청자의 관계가 역전되어 나타나고 있는 점에 주목하면서 이와 같은 상황이 결국 ‘진실’에 도달할 수 있는 소설적 가능성과 깊이 연관되어 있음을 논리적으로 드러낸다. 특히, 이를 차학경의 『딕테』와 사무엘 베케트의 희곡 「크랩의 마지막 테이프」 등과 겹쳐 읽음으로써 그 의미를 보다 심층적인 차원으로 확장시켜나가고 있는 방식은 그만의 비평적 관점과 의미를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평가할 만하다.
- 「제25회 ‘젊은평론가상’심사경위 및 심사평」 중에서, 본문 20쪽

침묵이 어떻게 문학 텍스트 안에서 목소리로 들려올 수 있는가? 때로 침묵은 상연을 통해 그 의미를 확인한다. 사무엘 베케트의 희곡 〈크렙의 마지막 테이프〉에서 그 예를 볼 수 있다. 무대에는 테이프들이 순서대로 꽂혀 있다. 이 테이프에는 크렙의 말이 녹음되어 있다. 마치 물질로 구현된 시간의 몸을 연상시킨다. 그는 테이프를 들으며 과거를 회상하던 중 연인과 결별한 날의 과거 자신이 남긴 독백을 듣게 된다. 그리고 슬픔에 잠긴 자신의 침묵도 듣게 된다. 이 연극에서 크렙은 화자이면서 청자이다. 이 장면에서 그의 회한의 감정은 테이프 속 과거와 그것을 듣는 현재의 감정 들로 두 겹을 이룬다. 관객들은 이 장면을 통해 여러 겹으로 된 시간을 경험할 수 있는 셈이다.
- 「청자의 솔리로퀴(soliloquy), 화자의 마지막 테이프 ― 청자의 서사학 3」(안서현) 중에서, 본문 35-36쪽

재밌는 점은 대화상의 화자가 침묵하는 장면을 설명하며 안서현이 다시금 1인칭 서술자의 지배력이 약화되는 모습을 읽어내고 있다는 사실이다. “『듣기 시간』의 1인칭 화자는 서술 내용을 갖지 못하고 있다. 대화상의 화자가 침묵을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은 1인칭 화자의 주도권을 빼앗고 그를 무력하게 만든다.”(233쪽) 화자와 청자의 자리바꿈과 그 역할 전도 현상을 작품 내부의 문제로서만이 아니라 소설이라는 장치가 기존의 방식과 다르게 작동하는 지점으로까지 인식하는 이러한 안서현의 확장적 읽기는, 청자에 관한 이 논의를 궁극적으로 소설론을 다시 쓰는 일과 연결하려는 비평-이론가의 태도와 무관하지 않다.
- 「현대소설론 보강(補講·補?) ? 안서현 작가론」(이원기) 중에서, 본문 47-48쪽

안서현은 ‘청자의 서사학’을 통해 우리에게 이와 같은, 다른 각도의 이야기 수용 방식 또는 수용의 윤리를 청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권유가 이롭게 여겨지는 이유는, 거듭하자면 우리의 삶이 그 자체로 대화이며 우리 모두 화자인 채로 청자인 까닭입니다. 삶은 본질적으로 대화이며 산다는 것은 대화에 참여한다는 것을 의미하지요. 우리는 종종 그 사실을 잊어버리지만 묻고 귀를 기울이고 동의(또는 반대하고) 대답하는 것이야 말로 인간의 삶의 본질인 셈입니다. 안서현은 그런 우리를 우리가 간과했던 청자의 윤리 감각 안에 세우고 듣는 자로서의 자신의 자리를 다시금 가늠해 보게 합니다. (우리의 귀는 어느 쪽으로 기울어져 있나요?) 여러분께서 작가이든, 독자이든, 그 사이 어디쯤에 상주하는 비평가이든 우리에게 그 어떤 예외도 없겠습니다. 이야기를 듣고 하는 무수한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이상, 결국 우리는 화자로서의 권리 뿐 아니라 청자로서의 의무 또한 돌보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 「듣는 사람, 또는 비평의 안전선(安全線) ? 안서현(의 연작 평론)에 부쳐」(전소영) 중에서, 본문 59쪽

당연한 말이지만 비평은 창작을 먹고 자라고, 창작은 비평이 먹고 자랄 수 있는 곳에서 더 크게 자랄 수 있다. 창작이 없는 곳에 비평이 있을 수 없듯이 비평이 생산되지 못하는 곳에서는 창작도 풍성한 결실을 거두기가 어렵다. 풍성함이 단지 양적인 것만을 일컫는 것이 아니라면, 예술 분야를 가리지 않고 인공지능을 이용한 창작이 우후죽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현시점에서 정치한 판단력을 갖춘 비평의 언어는 필수적이다. 특히나 문학 현장에서 인공지능을 통해 생성되는 텍스트가 문학적으로 유의미해질 수 있는 조건을 면밀하게 짚어보는 비평 작업은 기존의 문학을 위해서도 새롭게 등장할지도 모를 또 다른 언어예술로서의 문학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과정이자 절차라고 할 수 있다. 나아가 기계에 의해 생성된 온갖 텍스트가 문학으로서 혹은 예술로서 기능할 수 있는 조건을 따져 묻는 비평 작업을 강화하고 특화하는 차원에서 별도의 명칭을 붙이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기계에 의해 생성된 언어를 일차적인 대상으로 삼아 전개되는 비평, 가령 ‘생성언어비평’ 같은 용어가 제기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 「생성언어비평을 제안하면서 제기되는 문제들」(김언) 중에서, 본문 65쪽

우리가 시 읽기를 통해 굳이 ‘시민’이 되기를 원한다고 한다면, 이것은 교육-교양의 이념형을 따라간다는 뜻이 아니라, 시적인 것이 생성하는 바이브를 따라, 시적인 것의 파도 위에서 독자가 ‘시의 몸’을 형성하고 시의 서퍼가 된다는 뜻이다. ‘시인/독자’ ‘쓰기/읽기’의 ‘주체/대상’ 이원론에서 벗어나 말의 파도가 되어 올라온 감각들에 주도권을 건네주며, 완강한 시민적 주체성을 누그러뜨리고, 그 말들의 미소한 움직임과 반짝임에 귀 기울이는 이완된 태도 자체가 ‘시의 시민’이 되는 길이다. 문장에 스민 이 낯선 미소 단위들에 세계의 온갖 타자가 깃들어 있다.
- 「시는 ‘시민’을 교육하지 않는다 - 최근의 독서현상학에 부쳐」(함돈균) 중에서, 본문 101-102쪽

타인으로부터 명료하게 확인받고 확인해야 하는 주체의 사유 재산이 되면서 문학에 기대하는 독자들의 요구도 변화하게 된다. 독자들은 작가로부터 진정성을 곧바로 확인할 수 있는 투명하고 명료한 구성을 요구하고 작가도 불확실하거나 불명료한 메시지가 가져올 미지의 위험을 회피하면서 보다 정확한 메시지의 전달에 힘쓰게 되기 때문이다. 김미정의 글은 오늘날 개인의 진정성과 사회적 메시지의 영역 모두에서 망설임과 주저, 실천적 무능, 행위의 극단적인 지연을 뛰어넘고 불명확성과 모호성을 가로질러 부단히 명료해질 것을 새로운 실천 윤리로 요구하는 ‘일군의 독자들’의 등장했음을 보여준다.
- 「자아 생산 장치로서의 에세이」(한영인) 중에서, 본문 126-127쪽

페미니즘 리부트 이후 문학장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를 말하자면 특히, 퀴어 정체성을 직접적으로 표명하거나 혹은 정체화를 하지않더라도 퀴어한 섹슈얼리티를 실천하는 주체들이 작품 안에서 대거 등장했다는 점이다. 이러한 변화는 향후 한국 문학사에 ‘퀴어적 전회(Queer turn)’로 기록되리라 예상될 만큼 돌이킬 수 없는, 거대하고도 새로운 흐름의 발생이다. 그리하여 비평은 이 새로운 흐름을 기뻐하고 반가워하며 그동안 퀴어 주체가 이성애 중심성으로 넘실대는 K-문학사의 계보 안에서 자신의 자리를 어떻게 마련하는지에 특히 주목하였다. 다시 말해, 섹슈얼리티의 실천이 만들어내는 성 ‘소수자’의 인식론을 가시화하는 작업에 방점을 둔 독해들이 주를 이루었다. 그러니 이제부터는 퀴어의 인식론에서 존재론으로 나아가는 작업에 비평이 몰두할 때라고 생각한다. 인식론―퀴어한 존재가 스스로를 어떻게 바라보고 감각하고 있으며, 역으로 사회가 퀴어를 인지하고 배치하는 그러한 관점으로부터 존재론적 양태, 우리 앞과 옆에 놓인, 혹은 우리 자신의 내부에 자리한 퀴어가 어떠한 사회 문화 정치적인 계급성을 드러내고 있는지 보다 미시적으로 톺아보아야 할 때다.
- 「포르셰를 모는 레즈비언과 윤석열을 지지하는 게이에 관하여 - 퀴어 일인칭을 위한 변론」(전승민) 중에서, 본문 131-132쪽

이제 우리는 세련된 미학적 시선으로 좋은 작품에 대한 내재적 비평을 꾸준히 해온 이숭원 교수의 적공을 평가하면서, 낱낱 시편들의 전언과 미학을 적출하고 분석하고 평가하는 안목이 부재한 ‘좋은 비평’은 애초에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결국 비평의 최종 가치는 시 한 편 한 편을 ‘보아(읽어)내는 능력’에 있지 않겠는가. 그는 어느 문학상 수상소감에서 “간절히 바라건대, 아름다운 시를 대하면 자기도 모르게 설레는 이 마음 나이 들어도 그대로 이어지기를, 세상 뜨는 그날까지 변함없이 이어지기를!”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 스스로 다짐하는 끊임없는 노년 유예요, 비평적 근원 탐색의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이때 우리는 시를 향한 근원적 미감과 사랑으로서의 비평을 가장 구체성 있는 언어 형식으로 만나게 된다. 그의 이러한 순정한 문학관은 우리 평단에 매우 드문 것이고, 따라서 그것은 우리가 지극히 소중하게 배우고 기억해야 할 비평적 기율일 것이다.
- 「시를 향한 순연한 사랑의 비평 - 비평가 이숭원」(유성호) 중에서, 본문 161-162쪽

이숭원 시 비평을 살펴보는 과정은 종지기의 뒷모습을 몽상케 한다. 종의 추와 종의 몸이 양자 사이의 허공을 가르며 서로 만날 때 울려 퍼지는 종소리는 얼마나 멀리 마을을 덮는가. 시인 내부의 꿈과 시인 외부의 현실이 관념을 허물며 서로를 구체화할 때 시다워지는 시는 얼마나 많은 사람을 공감시키는가. 종은 아무리 흔들려도 중심축으로 되돌아온다. 아니, 중심축이 있기에 종은 흔들릴 수 있다. 이숭원의 비평 세계는 시의 역사가 그와 같음을 먹먹히 일깨운다. 삶에서 꿈을 피우는 시의 근원이 존재하기에 시는 치열하게 현실적이고 최대치로 몽상적이다.
- 「시심의 종지기, 이숭원(1) - 처음 세 권의 비평집」(홍승진) 중에서, 본문 180쪽

사실 우리 몸에는 등처럼 내가 온전히 감각할 수 없는 곳이 많다. 있는 힘껏 몸을 비틀고 눈알이 뻐근하도록 모로 봐야 겨우 일부를 볼 수 있는 팔꿈치, 손으로 만질 수는 있지만 거울이 없다면 죽었다 깨어나도 볼 수 없는 항문, 그리고 무엇보다도 얼굴. 인간은 눈으로 세상 만물을 볼 수 있지만 맨눈으로 자기 자신의 얼굴을 볼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더불어 눈이 얼굴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우리는 타자를 ‘보는’ 만큼 ‘보여지는’ 존재이기도 하다. 즉 몸으로 존재하는 우리 인간들은 이미 오롯이 타자를 향해 있는 것이다. 몸은 온전한 나 자신이면서 동시에 타자와 연결되기를 멈추지 않는, 세상과의 접면이기도 하다. 등에 대한 이재복의 통찰은 이 점을 정식화하고 있다. 그러니 그가 말하는 몸 공부란 우리 몸의 절대적 실체성에 관한 논의에 그칠 수 없는 것이며 필연적으로 타자와 세상을 향해 뻗어나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 「외밀한 몸의 비평 - 이재복론」(박다솜) 중에서, 본문 185-186쪽

필자는 ‘인유’로부터 ‘패러디’나 ‘몽타주’를 경유하여 ‘역설’로 전이되는 방식을 육호수 첫 시집의 고유한 미학적 방법론으로 간주하고자 한다. 앞에서 분석한 ‘농담’의 차원과 ‘인유’로부터 ‘패러디’나 ‘몽타주’를 거쳐 도달하는 ‘역설’의 차원은 향후 육호수 시의 향방을 좌우하는 중요한 이정표이자 질적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결절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육호수 첫 시집의 구조화 원리인 ‘신성과 세속의 길항’은 중심 모티프인 ‘죄/참회(속죄, 용서)’를 파생하면서 ‘인유-몽타주-역설’이라는 미학적 방법론을 연쇄적으로 발생시킨다. 육호수의 첫 시집을 전체적으로 지배하면서 관통하는 이러한 미학적 특이성들은 ‘종교적 신성’과 ‘세속적 욕망’이라는 대립적 양극의 상징체계가 가지는 간극을 충돌시켜 그 낙차로부터 시적 긴장을 얻어냄으로써 강한 시적 밀도와 강도를 발생시킨다.
- 「신성과 세속의 길항, 죄/참회, 인유-몽타주-역설 - 육호수 시의 구조화 원리, 모티프, 미학적 방법론」(오형엽) 중에서, 본문 211쪽

시가 언어예술이라고 할 때 시인에게 주어진 언어는 단순한 도구의 의미를 넘어선다. 특히 모국어는 시인의 존재론적 기원이자 사상의 거처라 할 수 있는데, 모국어가 태어나면서부터 그 안에서 듣고 말하며 성장한 언어 공동체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시인은 모국어를 사용하되, 일상어로 쓰이며 마모된 부분을 복원하고 시대의 변화 속에서 잃어버린 가치를 되살리며 잠재된 가능성을 새롭게 꽃피우는 데 전력을 다한다. 이 과정에서 한 시인의 손을 거친 모국어는 이전까지 없었던 존재의 영토이자 미지의 세상을 향한 꿈으로 재탄생한다.
- 「시의 눈과 비평의 눈 ? 고형진, 『내가 읽은 가난한 아름다움』(천년의시작, 2024)」(오연경) 중에서, 본문 224쪽

‘현장 비평’의 가치는 흔히 다음과 같이 유구하게 갈등해온 두 가지 비평가 유형에 빗대어 평가되기도 한다. 비평가는 작품/작가를 회복 불가능한 시체로 대할 것인가, 아니면 생생하게 살아있는 존재로 상상할 것인가. 내가 주장하고 싶은 것은, 김현의 ‘편파적 보편성’을 전유하는 가운데 조대한이 보여주는 비평의 유형이란 그런 이분화된 갈래와는 ‘조금 다른’ 길이라는 것이다. 그것은 작가 혹은 작품, 또 때로는 독자들의 삶과 읽기를 이미 죽은 것이 된 시체로 사유하는 해부학자의 자리에서 출발한다. 이론적 대상으로 출현하는 순간 그들은 별 수 없이 ‘이미 죽은 것’이 된다는 사실을 조대한은 기만적으로 부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는 시체들의 느닷없는 꿈틀댐에 언제나, 기꺼이, 처음인 것처럼 놀라는 비평가이며, 내 생각에 이는 흔치 않은 비평적 자질이다. 비평가가 ‘현장’에 밀착할수록 (그저 좋은 사람이 아니라) ‘놀랄 줄 아는’ 비평가가 된다는 사실은 그의 현장성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현장 비평’의 특별한 의미이다.
- 「사사로운 현장 비평 ? 조대한, 『세계의 되풀이』(민음사, 2023)」(최가은) 중에서, 본문 238-239쪽

아감벤의 새 정치학에서의 주체는 할 수도 그리고 안 할 수도 있는 ‘순수 가능성’, ‘순수 역능성’(pure potentiality)을 체현하는 주체이다. 이런 주체는 현대 사회에서 사물들로 장관을 이루고 물신주의에 빠져 텅 빈 ‘헐벗은 삶’의 주체를 조장하는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방어적 기제이다. 주체성의 역능성을 잃고 주권자의 게임에 매몰된 ‘헐벗은 삶’의 주체는 자기에게 처방되어진 일을 거부하고 쓸데없는 일들을 빼는 행위를 할 때에만 자신의 역능성을 발휘할 수 있다.
- 「조르조 아감벤의 생명정치(biopolitics) 비판과 현대 주체」(신명아) 중에서, 본문 253쪽

한편 대본 읽기(낭독) 방식 또한 통상의 방식과는 다르다. 일반적으로 대본 읽기는 일차적으로 대본의 분석과 함께 인물의 캐릭터 구축, 이차적으로는 인물의 감정선 확인과 대사의 뉘앙스를 찾는 데 활용되지만, 가후쿠는 이 중 감정을 배제하는 방식의 리딩을 고집한다. 기계처럼 읽는 방식을 고집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연극배우의 일 중 하나는 매일 반복되는 상황을 처음 마주하듯 한 듯 연기해야 한다는 점일 것이다. 그것을 들키지 않는 게 배우의 덕목일 것이다. 감정을 배제한 대본을 반복적으로 읽는 자체가 효과적인 연기법으로 류스케는 영화를 찍을 때도 같은 방법을 이용한다.
- 「체호프 〈바냐 아저씨〉에 대한 오마주 ? 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김일송) 중에서, 본문 273쪽

디지털 기술의 전환과 함께 출발한 웹툰은 언제든 기술과 접목해 매체의 형식을 변형시키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주로 기술력과 자본을 가진 플랫폼에 의해 주도되지만 때로는 에이전시에 의해, 때로는 드물지만 창작자와 소비자에 의해 시도되고 정착된다. 채팅툰, 썰툰, 포토툰, 이펙트툰, 앱툰, 메타버스툰, AR툰, VR툰, SNS툰 등이 그 예다. 기술을 수반하여 끊임없이 자신의 형식을 변화시키며 실패와 성공을 거듭하고 변전과 유동으로 꿈틀대는 웹툰은, 모던과 포스트 모던의 그 어디쯤에 위치해 익숙함과 새로움 사이에서 활발한 운동성을 지니며 콘텐츠 향유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 「웹툰 글로벌리즘, ‘K’ 산업의 역동과 모순」(서은영) 중에서, 본문 281쪽

1949년 공산당 지배하의 예술은 예인의 예술인 아니었다. 민중의 예술이었고, 민중이 염원하는 정치적 소견의 장이기도 했다. 수준이나 기예가 아니라 민중을 앞세우고 공산당의 이념이 투영된 예술이어야 했다. 그것을 예술이라고 할 수 있다면, 그것은 실용적이고, 직접적이며, 또 서민적이고, 동시에 정치적이었다. 공산당이 추구하는 예술은 경극의 변화와도 맞물린다. 공산당이 원하는 경극은 현대 경극을 지향하고 있으며, 악가무가 혼합된 종합 예술의 품격과는 거리가 먼 선동 춤을 닮아 있었다. 따라서 고전적인 〈패왕별희〉는 공산당 체제하에서 권장될 수 없는 경극이었다. 대신 전통 희극의 변화가 나타나면서, 새로운 경극과 〈패왕별희〉가 등장한다.
- 「예술의 정의와 예술가의 길을 묻다」(김남석) 중에서, 본문 299-300쪽

1인 식유기는 음식과 섭식에 결부된 생산 과정의 구체성, 시간과 돈의 문제로 수렴하는 경제적 제약, 어떤 대상에 관해 미리 주어진 평가, 가끔은 피곤한 사회적 상호 작용이 오가는 사교장으로서의 기능 등 규범과 억압적인 것들의 개입이 차단된, “완벽하게 자족적인 즐거움의 세계”를 실현한다. 그러므로 고독한 미식가의 고독은 “세상에 홀로 떨어져 있는 듯”한 기분이 맞되, 본뜻의 “외롭고 쓸쓸함”이라는 부정적 감각 대신 자존과 자유가 충만한 기쁨을 느끼는 긍정적 상태를 가리킨다. 요컨대 1인 식유기가 재현하는 것은 배를 채우고 맛을 느끼는 데서 비롯하는 육체적 쾌락과 온갖 규범 및 억압으로부터 자유로운 채 자기 마음대로 하는 섭식에의 온전한 몰입이 선사하는 정신적 쾌락을 종합하는 절차며 이를 주체의 “자기기술(technique de soi)”인 “자기배려(epimeleia heautou)”의 한 전략으로 제시한다.
- 「1인 식유기, 탈주하는 미식과 미식의 규범 사이」(구슬아) 중에서, 본문 311-312쪽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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