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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밥 좀 천천히 드세요

: 쉼 없이 살아온 엄마에게 쉰여덟 아들이 드리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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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8월 13일
쪽수, 무게, 크기 268쪽 | 135*200*18mm
ISBN13 9791198859105
ISBN10 1198859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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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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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날마다 엄마를 부르니, 어린애가 된 기분이네요. 쉰여덟 살 먹은 아들이 부르는 호칭으로 어울리지 않는다는 사람도 있겠지요. 하지만 엄마로 부르고 싶어요. 나이를 먹는다고 해서 나와 엄마의 관계가 변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나는 엄마의 아들일 뿐이에요.
--- p.24

엄마의 근면 성실함을 아들은 도저히 흉내 내지 못할 것 같아요. 노동으로 인해 몸에 밴 엄마의 근면을 아들은 그저 경외심으로 지켜볼 뿐입니다. 고향으로 내려가서 우리가 함께 산다면, 아들은 엄마의 근면을 배우기보다 제 게으름을 엄마에게 강요할 작정입니다. 이제 엄마는 천천히 쉬면서 여유를 즐기는 삶을 누려야 할 때니까요.
--- p.39

지난 세월을 돌이켜보니, 엄마 속을 썩인 사건들이 참 많았네요. 엄마에게 이렇게 편지를 쓰게 되니까 다시 용서를 빌 수 있어서 다행스러워요. 이 편지를 엄마에게 드리고 나면 비슷한 행동으로 엄마 가슴을 아프게 하지는 않겠지요. 약속할게요.
--- p.65

언젠가 엄마와 아들, 둘이서 여행을 떠나고 싶어요. 둘만의 여행을 다니면서 밀린 이야기를 나누고 싶거든요. 메모도 하고 녹음도 해서 엄마의 역사를 기록하려고요.
--- p.73

4월의 초입에 연두색으로 삐죽이 내민 은행나무 잎들 사이로 모래알처럼 생긴 열매들이 보여요. 저 작고 연약한 알맹이들도 미련스럽게 봄과 여름 내내 햇볕을 받고 나면 단단한 은행으로 변하겠지요. 나도 4월의 새끼 은행처럼 견디고 버텨보려고 해요.
--- p.86

아들이 사치스럽게 살아가는 모습에 엄마도 동참했으면 좋겠어요. 엄마는 충분히 사치스러운 생활을 즐겨도 괜찮아요. 더 이상 돈을 벌지 않아도 아무런 문제가 없어요. 이제 아들딸들과 손자 손녀들이 어떻게 사는가 지켜보기만 하셔도 돼요. 제발 그렇게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아들이 간절하게 바라는 소원이랍니다. 아들이 이렇게 엄마에게 편지를 쓰는 이유도 바로 그런 것이지요. 엄마에게 휴식과 여유들 찾아드리고 싶은 마음을 꾹꾹 눌러 담는 작업이지요.
--- p.114

“아빠, 또 울어?”라면서 휴지를 던져주는 딸이 얄미울 때가 있어요. 자기들은 시시덕거리며 울보 아빠를 놀리는 것 같아요. 한편으론 어색하고 창피할 수도 있지만, 딸들에게 아빠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것도 나쁘진 않은 것 같더라고요.
--- p.177

가족은 함께 살아야 가족이지요. 떨어져 살면 남과 다를 바 없어요. 침실에서 속옷 차림으로 눈곱도 떼지 않은 모습을 매일 아침에 볼 수 있는 사람들이 바로 가족이지요. 매일 화장도 하지 않은 맨얼굴을 마주하며, 건강에 이상이 있는지 없는지도 바로 알 수 있잖아요.
--- p.183

엄마를 기쁘게 하는 글을 쓰고 싶었어요. 아들이 쓴 편지를 읽고 환한 미소를 지으며 웃는 엄마 얼굴을 떠올리곤 했어요. 엄마와 함께 재미있고 즐겁게 보냈던 추억을 소환하며 글을 쓸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이상하네요. 자꾸만 다른 이야기를 하게 돼요.
--- p.208

엄마에게 윤슬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온종일 밭에서 땅바닥만 쳐다보는 삶에서 벗어나 가끔은 엄마도 하늘을 바라보세요. 우리 바다가 보이는 곳으로 여행도 가요. 낮에는 윤슬을 보고 밤에는 별을 구경해요.
--- p.226

애들 생일 때마다 아빠 노릇을 하려고 축하 선물을 겸해서 편지를 썼어요. 건강하고 예쁘게 자라줘서 고맙다고요. 물론 사랑한다는 말도 했지요. 입으로 하지 못하는 사랑한다는 말을 글로는 얼마든지 쓸 수 있어서 다행이에요. 엄마에게도 사랑한다는 말은 하지 않았지만, 여기 편지에서는 “사랑해요”라고 말하고 있잖아요.
--- p.236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한 편의 가족 드라마 같다. 엄마에게 보내는 편지 속에 가족의 희로애락이 다 들어있다. 읽다 보면 울컥하다가 빙그레 웃게 된다. 편지글 하나하나가 남의 집 이야기 같지 않고 내 얘기 같다. 작가의 진심이 독자에게 진정성으로 다가온다. 이 책은 이 세상 모든 엄마들에게 바치는 헌사(獻辭)다.
- 강원국 (작가,『대통령의 글쓰기』 저자)
‘세컨드 라이프’를 준비하고 있는 저자를 보며, 글쓰기가 두 번째 인생을 이끄는 길라잡이가 된 것에 축하를 보낸다. 글을 쓰는 삶과 그렇지 않은 삶의 차이는 주인과 노예의 차이와도 같다. 글쓰기를 통해 삶을 주도적으로 만들어 가게 된 저자와 함께 그의 고향 옥천에 가서 올갱이국과 매운탕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 백승권 (글쓰기 강사,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문서의 신’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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