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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완역본)

세계교양전집-31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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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8월 16일
쪽수, 무게, 크기 236쪽 | 140*214*14mm
ISBN13 9791193130858
ISBN10 1193130859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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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지의 남편인 톰은 운동 신경이 뛰어나 다방면에서 빛을 발하는 친구였다. 그중에서도 예일 대학교 풋볼 팀에서 손꼽히는 최고의 ‘타이트 엔드’로 꼽혔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미국 내에 널리 알려진 유명인사로 불과 스물한 살부터 타고난 재능으로 최고의 위치에 올라 명성을 떨쳤기에 오히려 그 뒤로 점차 하향세로 들어서고 있는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 대학 시절에도 돈을 물처럼 펑펑 써서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릴 정도였지만, 집안이 워낙 부유한 편이었고 이제는 시카고를 벗어나 누가 봐도 입이 떡 벌어질 만큼 위풍당당한 기세로 동부 지역에 입성하게 되었다.
--- p.16

데이지가 엉엉 울기 시작했어요. 잠시도 쉬지 않고 울었죠. 난 놀라서 곧바로 뛰어 내려가 데이지의 어머니와 하녀를 데리고 왔어요. 우리는 즉시 문을 잠그고 찬물을 욕조에 받아 데이지를 물속에 앉혔지요. 그런데도 편지를 손에서 놓지 않는 거예요. 편지를 물에 적셔 공처럼 만 후에 눈송이처럼 조각조각이 나서 사라지는 걸 보고 나서야 비누 접시에 남은 편지를 버려달라고 하더라고요.

목욕이 끝날 때까지 데이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요. 결국 암모니아 냄새를 억지로 맡게 해서 정신을 차리게 한 다음, 이마에 얼음을 대서 얼굴을 식힌 후에야 드레스를 다시 입힐 수 있었죠. 그렇게 30분쯤 지나서 방에서 나왔을 때 데이지의 목에는 진주 목걸이가 걸려 있었고 그렇게 식이 마무리 되었어요. 다음 날 5시에 데이지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톰 뷰캐넌과 식을 올렸어요. 그리고 남태평양으로 석 달 예정의 신혼여행을 떠났지요.
--- p.99

“데이지의 목소리는 신중함과는 거리가 먼 것 같아.” 내가 말했다. “그러니까 목소리가….” 나는 말을 잇지 못하고 주저했다.
“데이지의 목소리는 돈으로 가득 차 있지.” 그가 불쑥 대꾸했다.
바로 그거였다. 예전에는 미처 알지 못했다. 데이지의 목소리는 돈 그 자체로 가득 차 있었다. 그 안에서 오르락내리락하는 그 끝도 없는 매력, 딸랑거리는 종소리, 심벌즈의 연주 같은 노랫소리…. 새하얀 궁전의 높은 곳에 머무는 왕의 딸, 그 황금의 소녀….
--- pp.154~155

“이제 개츠비는 세상에 없어요.” 잠시 후에 내가 말했다. “당신과 가장 가까운 사이였으니까 당연히 오후에 열릴 장례식에 참석하고 싶을 거라고 생각했는데요.”
“물론 가고 싶네.”
“그러면 오시면 됩니다.”
그의 콧잔등의 털이 살짝 떨리는가 싶더니 고개를 좌우로 흔드는 그의 눈가에 눈물이 촉촉하게 맺혔다.
“나는 갈 수가 없어. 그 사건에 휘말리면 안 되는 입장이라서.” 그가 말했다.
“휘말릴 일 같은 건 없어요. 이제 모든 게 끝났는걸요.”
“어쨌거나 사람이 죽었잖아. 그런 일에는 애초에 휘말리지 않는 편이 나아. 나는 그럴 때면 한 발 뒤로 물러서 있는 편이니까. 젊었을 때는 그렇지 않았지. 친구가 죽으면 어떻게든 끝까지 함께 했어. 하지만 지금은 달라. 감상적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당시에는 정말로 그랬지. 아무리 힘들어도 마지막까지 함께 했어.”
--- p.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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