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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뇌 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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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8월 23일
    쪽수, 무게, 크기 360쪽 | 140*210*30mm
    ISBN13 9791158792183
    ISBN10 1158792182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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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굴이나 팔에 군데군데 멍이 있었고 샌들을 신은 발에는 발톱이 전혀 없었다. 뿐만 아니라 오른발 중지와 약지, 왼발 엄지와 중지는 화상을 입었는데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했는지 서로 엉겨붙어 있었다. 경찰은 이름과 나이, 주소 등 인적사항을 확인하려고 했지만, 소녀는 그저 “도와줘요”라고 속삭일 뿐 현장에서는 더 이상 아무 얘기도 하지 않았다.
    --- p.19

    더 놀라운 건 욕실이었다. 방마다 지문을 채취하고, 유류품과 증거품을 압수하고, 상해 행위가 어디서 이루어졌는지를 밝히기 위해 루미놀 검사도 실시했다. 그러자 욕실 전체가, 바닥, 벽, 욕조 모두 루미놀 반응으로 새파랗게 되었다. 그 정도의 혈흔이 부착된 것을 보면 분명 상당량의 출혈이 있었다. 모두 마야가 흘린 피였다면 이미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 즉 욕실 벽과 바닥에 흘렀던 피는 다른 누군가의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누군가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 p.26

    고다 씨가 도망가지 않은 건 마야 때문일 겁니다. 반성문도 있고요. 저를 강간하려 했고 마야에게 성행위를 강요했다는……. 요시오 씨는 그 일이 들통나면 철창행이라고 집요하게 이야기했으니까. 세뇌되어 있었을 겁니다. ……저 개인적으로요? 마야와 고다 씨 건은 말이죠……. 저는 사실 그런 일은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마야가 정말 그렇게 믿는다면 그건 요시오 씨 때문일 겁니다. ‘잘 생각해봐, 네 아빠도 이렇게 했지? 아빠도 너한테 이런 행동을 했지? 이상한 짓 많이 했지?’ 하고 귓가에 계속 속삭이면 그 말이 맞다는 생각이 듭니다.
    --- p.101

    마야가 “어떻게 해요?” 하고 몇 번이나 물어도 요시오 씨는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속이 타서 마침내 “버릴 수밖에 없지 않나요?”라고 말했더니, 요시오 씨가 “어떻게 버려? 어디에 버려?” 하고 묻는 겁니다. 요시오 씨는 스스로 의견을 말하지 않습니다. 결정하지 않는다고 해야 하나…….

    제가 “산은 어때요?” 하고 말하면 “그건 안 돼, 누가 볼 수 있어” 하고, 마야가 “강은요?” 하고 말하면 “물에 뜨면 금방 들켜” 하면서 부정합니다. 이것저것 말하는데 이것도 안 된다, 저것도 안 된다, 그러다가 서서히 방법이 좁혀지고, 결국 토막 내서 조금씩 여기저기에 버리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결정했습니다.
    --- p.104

    “기와다, 엄청난 게 나왔어.”
    기와다가 입을 닦고 일어선다. 시마모토도 따라서 기와다와 나란히 선다.
    “뭡니까, 엄청나다뇨.”
    “403호 욕실. 타일 줄눈부터 배수구, 샤워 호스, 욕조 마개까지 철저하게 잔류물을 채취해서 감정했더니…….”
    순간 나카지마 경부가 시마모토의 얼굴을 흘끔 본다. 하지만 알려져도 별 상관없다고 판단한 모양인지 다시 시선을 돌린다.
    “다섯 명이나 나왔어, DNA가. 더구나 그중 네 명은 혈연관계일 가능성이 높은가 봐.”
    --- p.115

    요시오 씨의 지시대로……. 경험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세세하게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하면서 명령했습니다. 관절 주변 살을 도려내서 뼈가 보이게 하고, 이리저리 휘거나 비틀면서 근육을 자르다 보면 떨어질 거라고. ……네, 팔과 다리를. ……목은 뼈가 굵기 때문에 좀 상황이 달랐습니다. 조금 더 이렇게, 톱이나 끌도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결국은 모두 같습니다. 이리저리 비틀면서 근육을 자르다 보면 힘을 별로 안 써도 자를 수 있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여자나 아이도 할 수 있습니다.
    --- p.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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