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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의 아름다움이 서사가 된다면

수학의 아름다움이 서사가 된다면

: 모비 딕의 기하학부터 쥬라기 공원의 프랙털까지

리뷰 총점10.0 리뷰 8건 | 판매지수 4,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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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학 77위 | 자연과학 top100 6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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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00
판매가
16,650 (10% 할인)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8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416쪽 | 500g | 135*210*22mm
ISBN13 9791193638408
ISBN10 1193638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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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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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문과와 이과로 나뉜 현대 교육에서 수학과 문학은 별개의 세상인 듯하지만, 이 책에 따르면 수학도 하나의 아름다운 이야기다. 수학자 새러 하트는 소설 『모비딕』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다양한 문학 작품을 검토하며 문학 작품 속 아름다운 수학 이야기를 풀어냈다. - 손민규 자연과학 PD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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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과 시의 관계는 무척 심오하다. 하지만 둘 다 매우 간단한 요소로 시작한다. 바로 숫자를 세는 리듬(운율)이다. 1, 2, 3, 4, 5라는 숫자 패턴은 숫자들이 등장하는 동요만큼이나 어린아이들을 사로잡는 패턴이다. 시나 문학에서는 약강 5보격이라는 율동적인 강한 운율에서 세스티나Sestina(6행 6연체)와 빌라넬Villanelle(19행 2운체) 같은 복잡한 운문 형식에 이르기까지 훨씬 정교한 율격과 압운 형식이 구조를 향한 열망을 채운다. 이러한 형식과 또 다른 시적 제약의 배후에는 매혹적인 수학적 원리가 있다.
--- p.29

보니것의 마지막 그래프는 프란츠 카프카의 음울한 희극 소설 『변신Metamorphosis』이다. 이 소설은 출장 판매원이라는 소외된 직업을 가진 그레고르 잠자의 이야기다. 어느 날 아침, 잠에서 깨어난 그레고르는 밤사이에 자신이 거대한 해충(바퀴벌레로 추정됨)으로 변했다는 걸 알게 된다. 그리고 질병과 죽음으로 치닫는 모멸적이고 고통스러운 내리막이 이어진다. 전형적인 카프카 소설이다.
--- p.73

『루미너리스』의 등비수열식 구조는 물리적인 길이, 즉 장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모든 이야기에는 공간적 구조가 아닌 시간적 구조라는 또 다른 구조가 있다. E.M. 포스터가 말했듯이, “소설에는 항상 시계가 있다.”
--- p.87

추측이 잘못되었다는 것이 밝혀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오일러의 추측은 또 다른 흥미로운 수학으로 이어졌고, 이를 해결하는 데 수 세기가 걸렸다. 그래서 나는 오일러를 실패자라고 부르지 않으며, 오일러만큼 성공적인 실패를 꿈꿀 뿐이다! 『인생 사용법』의 주제 중 하나는 실패다. 바틀부스는 모든 직소 퍼즐을 맞추는 인생 목표를 이루지 못하고 실패한다. 아파트에 살고 있는 화가 발렌은 모든 방과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리려는 계획에 실패한다. 이 소설의 이중 라틴 방진 구조는 오일러의 실패를 이야기에 담아 함축한 것이다.
--- p.101

문학 평론가이자 뛰어난 페렉 전문가인 워런F .모트Warren F.Motte는 『실종』 역시 상실에 대한 명상이라고 시사했다. 페렉은 제2차 세계대전 중에 고아가 되었다. 페렉의 아버지는 전사했고 어머니는 홀로코스트에서 살해되었다. 모트는 e의 부재에는 다음과 같은 의미가 있다고 주장했다. “페렉은 그의 소설에서 아버지pere, 어머니mere, 부모님parents, 가족famille이라는 단어를 말할 수 없을뿐더러 e가 4개나 들어 있는 조르주 페렉Georges Perec이라는 자신의 이름도 쓸 수 없었다. 다시 말해, 소설 속 각각의 ‘공백’에는 풍부한 의미가 담겨 있으며, 페렉이 어린 시절과 성년 초기에 걸쳐 고심했던 실존적 공백을 가리키고 있다.”
--- p.108

뫼비우스 띠는 기묘하면서도 흥미롭다. 1858년 독일 수학자 아우구스트 페르디난트 뫼비우스August Ferdinand Mobius가 발견한 이 곡면은 불가능한 것처럼 보이는 특성이 있다. 평범한 종이로 얼마든지 만들 수 있지만, 면은 한 쪽뿐이다. 지금 당장 하나 만들어보라. 그냥 긴 종이 한 장을 한 번 비튼 뒤 양 끝을 테이프로 붙이면 된다. 뫼비우스 띠를 아무 데나 잡으면 손가락 하나는 위쪽, 다른 하나는 아래쪽에 있다. 하지만 ‘위쪽’으로 고른 면의 중앙에서 가장자리와 평행하게 선을 그으면, 이 선이 ‘아래쪽’ 면을 통과한 뒤 잠시 후 다시 시작한 곳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뫼비우스 띠의 면은 1개뿐이라는 것이다!
--- p.146~147

이야기 속 소원은 왜 세 가지일까? 왜 7명의 아들 중 일곱 번째 아들이 마법의 힘을 가졌을까? 이야기 속 숫자 중 3, 7, 12, 40이라는 몇몇 숫자가 특히 더 의미 있어 보이고, 종교 서적에서 동화나 속담, 동요에 이르는 모든 서사에서 두드러지는 것일까? (······) 맥베스의 세 마녀, 백설공주의 일곱 난쟁이, 고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운명의 세 여신 그리고 아홉 명의 뮤즈, 북유럽 신화의 9개 영역, 이슬람의 5대 기둥 그리고 일곱 가지 대죄, 열두 사도, 이스라엘의 열두 지파, 노아의 홍수가 일어난 40일 주야, 일곱 번째 봉인 등과 같은 성경적 언급도 기억해냈다. 일부 숫자들은 상징적이거나 문화적 의미가 매우 대단했다. 이것은 단지 우연의 일치일까?
--- p.165

톨스토이는 인류 역사를 이해하기 위한 은유에 미적분학을 적용한다. 그는 『전쟁과 평화』에서 역사의 과정이 어떤 개인의 행동으로 바뀔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톨스토이에 따르면 프랑스군이 모스크바에서 스몰렌스크로 후퇴한 것은 나폴레옹이 명령을 내렸기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전군에 영향력을 행사하며 스몰렌스크 도로를 따라 군을 지휘해온 힘이 작용해” 나폴레옹으로 하여금 퇴각 명령을 내리게 한 것이다.
--- p.213

〈해리포터〉 시리즈에 나오는 호그와트 마법학교의 열쇠지기 루베우스 해그리드는 거인 혼혈이다. 해그리드의 키는 보통 성인의 2배지만, 중요한 것은 가로의 넓이가 3배라고 묘사된다는 점이다. 세로의 넓이 역시 3배라고 가정한다면, 해그리드 뼈의 단면적은 우리의 9배라는 뜻이지만, 그의 질량은 우리의 27배가 아니라 18배에 불과하다. 따라서 해그리드 뼈에 가해지는 압력은 우리의 2배가 될 것이다. 해그리드는 걸을 수 있고 심지어 달릴 수도 있겠지만, 아마도 뼈가 부러지기 쉬울 테니 껑충껑충 뛰어 다니지는 말아야 한다.
--- p.239

오늘날 사용하는 지수 표기법을 소개한 이는 데카르트로, 그는 1637년에 출판된 저서 『방법서설Discours de la methode』의 부록으로 포함된 〈기하학La Geometrie〉를 통해 기하학과 대수학 사이의 아름다운 연결고리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변수는 x, y, z와 같은 알파벳 끝 문자로, 상수는 a, b, c와 같은 알파벳 시작 문자로 표기하는 현대식 관습도 데카르트가 확립했다. 그러니 수학자들이 왜 그렇게 x에 집착하는지 궁금했다면, 데카르트를 탓하면 된다.
--- p.279

이때 수학자 앨런 튜링Alan Turing이 등장한다. 튜링은 플러그보드의 효과, 즉 151조 개의 추가조합을 상쇄할 방법을 생각해냈다. 그리고 암호 해독팀과 협력해 주어진 스크램블러를 배열하는 방법 17,576개를 처리할 수 있는 ‘봄베Bombe’라는 기계를 개발했다. 여러 개의 봄베가 나란히 작동하며 스크램블러가 선택되는 60가지 중 하나를 각각 연구하는 방식이다.
--- p.312

『라이프 오브 파이』는 바다에서 조난당한 소년이 리처드 파커라는 이름의 벵골 호랑이와 구명정에서 227일을 표류하며 살아남는 이야기를 담았다. 유명한 수학 상수인 파이는 원의 지름에 대한 원주의 비율로, 참으로 매혹적인 숫자다. 그리고 파이 파텔이 말했듯이, 이 숫자는 영원히 계속된다. 파이는 두 정수의 비로 나타낼 수 없는 ‘무리수’다. 끝이 없으니 딱 떨어지는 분수나 소수로 적을 수도 없다. 주인공의 이름에 빗댄 ‘무리수 파이’에 대한 생각이 바로 이 소설의 핵심 주제다.
--- p.323

소수는 그 자신과 1을 약수로 갖는 수이므로, 더 작은 수들의 배수를 모두 제거하면 남은 수는 모두 소수일 수밖에 없다. 크리스토퍼는 소수의 본질을 매우 시적으로 표현한다. “소수는 모든 패턴을 제거했을 때 남는 수다. 그래서 소수는 인생과 같다고 생각한다. 매우 논리적이지만 온종일 모든 시간을 소비하며 생각해도 규칙을 만들 수 없다.”
--- p.368~369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이제 수학과 문학을 결합하는 일이 전혀 부자연스럽지 않다는 것을 확신하고 있길 바란다. 코발렙스카야는 수학에 의문을 제기한 친구에게 이렇게 말했다. “수학이 무엇인지 배울 기회가 없었던 이들은 수학을 산술과 혼동하며 건조하고 메마른 과학이라고 생각하지. 사실 가장 큰 상상력을 요구하는 건 과학이야.”
--- p.3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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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은 수천 년 전부터 수많은 수학자들이 함께 써온 하나의 이야기다. 세대마다 챕터와 문단이 더해지고 줄거리의 가닥이 흩어졌다 합쳐지곤 하면서 지금도 세계 방방곡곡에서 이 거대한 작품에 수많은 수학도들이 조금씩 기여하고 있다. 최근 대화에서 하트 교수에게 이 관점을 제시해 보았다. 그러자 그는 전반적으로 동의하면서도 '긴 이야기'보다 수학은 '긴 서사시'에 더 가깝지 않냐고 반문했다. 아주 특이한 문학 장르인 수학의 서사시가 보편적인 문학과 어느 정도 자연스럽게 교차할 수 있는가? 이 책의 독자가 읽으면서 염두에 둘 만한 질문이다.
- 김민형 (세계적 수학자 · 에든버러대학교 석좌교수)
철저하게 재미있고 신선하다. 수학과 문학의 관계를 재조명하기에 이보다 좋을 수 없다.
- 조던 엘렌버그 (《기하학, 세상을 설명하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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