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교사, 학습자 그리고 교재
교실에, 책상 위에, 학생들의 가방에는 ‘교재’가 있다. 수업 현장에 ‘교재’는 왜 있는 것일까? 교재는 누가, 어떻게 만들어 내는가? 혹시 교재가 없으면 어떻게 될까? 교재 없이 하는 수업에서는 어떤 불편함이 있을까? 사용 주체인 학습자의 생각이 교재에 반영될 방법은 무엇인가? 참 궁금하다. 이러한 질문들에 답을 찾아가며 교재의 의미를 알아보자.
1.1 교재란 무엇인가
저기, 언어 교실이 있다. 문을 열고 한번 들여다보자. 교실에는 교사(teacher)와 학습자(learner)가 있다. 교사와 학습자는 교재(materials)를 매개로 교수 학습 내용을 교환한다. 이처럼 배우려는 뜻과 가르치려는 의지가 만나는 곳은 교수 학습 현장이 된다. 그리고 그곳이 어디든, 교육 현장에는 교재가 있다.
교재는 교육을 하는 데 쓰이는 자료를 이른다. 교육은 달성하려는 바를 정하고, 그 목적에 맞게 선정된 교육 내용과 방법에 따라 교사가 조력하는 행위이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 학습자의 요구가 충족되는 것이다. 교육적 이상(理想)을 향한 기대가 담긴 자료, 이름하여 교재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 교재의 의미 〉
· 교육과정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동원되는 일체의 물리적·표상적 실체(이성영, 1995)
· 교육과정의 구현체(박경자 외, 1998:573)
· 교육을 ‘누가 무엇을 누구에게 가르치는 행위’로 볼 때, 바로 이 ‘무엇’을 담고 있는 총체물(민현식, 2000ㄴ:5)
· 교사가 교육 현장에서 학습자에게 ‘그 무엇’을 가르치고 학습자가 ‘그 무엇’을 배운다고 할 때, 교재는 ‘그 무엇’을 담아내는 총체적인 도구(조항록, 2003ㄱ:249)
· 교육 기관의 교육 정책이나 철학, 교육과정 등을 근간으로 하여 어떠한 교육을 실시해 나갈지를 제시해 주는 하나의 도구(김영만, 2005)
· 교육 목적 및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교육과정을 반영한 교육 내용을 교사와 학습자에게 제공하는 총체적 도구(한국어교육학사전, 2014)
지금까지 교재의 정체성을 밝히려는 여러 연구가 있었다. 그 고민들을 따라가 보면, 교재의 의미를 밝히는 데 필요한 기본 요소가 보인다. 교육과정, 교육 목적과 목표, 교육 내용, 교사와 학습자, 교육 정책과 철학, 도구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기본 요소를 종합하여, 교재는 ‘교육과정에 따라 선정된 교육 내용을 교사와 학습자에게 제공하는 물리적 실체’라고 한다. 교재가 교육 목표를 달성하는 총체적 도구인 까닭을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보자.
첫째, 교육은 무엇을 위해 누가 누구에게 특별한 무엇을 가르치는 목적지향적 행위이다. ‘무엇을 위해’란 곧 교육 목적 및 목표이고, ‘누가’는 교사, ‘누구에게’는 학습자를 이른다. 또한, ‘특별한 무엇’은 교육 내용에 해당한다.
우선, 교재는 교수 목표에 맞춰 집필된 수업 자료이다. 그런데 목표는 상황과 요구에 따라 매우 다양하다. 우선, 교사와 교육 기관마다 지향하는 목표가 다르다. 교사와 학습자 사이의 목표도 서로 같지 않다. 어쩌면 최적의 교육 목표를 정하기란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므로 교재의 목표를 정할 때는 기준이 필요하다.
둘째, 교육에서는 가치 있는 것을 목표로 세운다. 그리고 교육과정에서 교육 내용을 추출한다. 이처럼 교육 목표와 교육과정에 따라 선정된 내용을 효율적으로 전달할 교수법을 고려한 도구로 교재가 제작된다. 따라서 교재는 ‘가르치고자 하는 목표를 문서로 작성한 것’이다.
그런데 교재는 교육 자료인 동시에 학습 자료이기도 하다. 교사가 가르칠 바와 학습자가 배우려는 내용이 집약되어, 교재는 두 주체를 매개하게 된다. 교재는 학습자에게 제공되는 가장 기본적인 자료로, 교육현장에서 배울 내용과 그 순서를 보여 준다. 교육 기간 동안 학습자가 습득할 내용의 핵심은 곧 일정한 학습 기간 후 달성될 것으로 기대하는 학습 목표이다. 그러므로 교재는 교육자와 학습자, 두 가지 측면을 모두 고려하여 제작된다. 가장 이상적인 교재는 ‘교사의 가르칠 의지’와 ‘학습자의 배울 의도’가 가장 많이 겹치는 교육적 자료일 것이다.
셋째, 교재에는 교육 기관의 정책과 철학이 들어 있다. 예를 들어, 외국어를 가르칠 때 정확성을 최고 잣대로 두는 교육 기관과, 유창성을 최선의 목표로 두는 기관이 같은 교재를 선정하지는 않을 것이다. 한 기관의 교육 철학이 다른 기관의 철학과 같을 수도 없는데, 나아가 이것은 교수 학습의 방향을 다르게 만든다. 교재는 이러한 교육에 대한 기본 철학을 실행시키는 도구가 된다.
지금까지 교재가 되기 위해 갖출 필수적 사실들을 살폈다. 이를 기초로 교재의 정의를 내려 보자.
〈 교재의 정의 〉
· 교재란 ...
① [왜] 교육 목표를 구현하기 위해,
② [무엇] 교육자가 가르치고자 하는 체계적인 내용을
③ [어떤] 문서, 웹 등을 매개체로 하여
④ [누구] 학습자의 요구 및 목적에 맞게
⑤ [어떻게]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⑥ 교육적 도구이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