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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기 좋은 방

울기 좋은 방

용윤선 | | 2014년 05월 15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8.6 리뷰 15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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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05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388쪽 | 475g | 130*210*30mm
ISBN13 9788993928709
ISBN10 8993928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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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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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용윤선
우연히, 커피 볶고 내리는 사람.
블로그 http://poem9126.blog.me 트위터 @poem9126
바리스타.
영등포 여성인력 개발센터, 강서 여성인력 개발센터 등에서 커피를 가르친다.

YES24 리뷰 YES24 리뷰 보이기/감추기

무언가에 스며든다는 것
김희조 (문학 MD /rarity@yes24.com)
2014-05-28

한의사는 카페인이 내 체질과 맞지 않으니 커피를 끊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의사의 조언이 아니더라도 최근에 커피를 마신 후 각성이 된 것 같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오히려 피곤해지는 느낌이 들어서 신중히 고민하던 참이었다. 간신히 2주를 버텼는데 사실 자신은 없다. 카페인의 각성 효과가 필요한 건지, 커피향기를 좋아하는 건지, 커피를 마시는 순간 찰나의 여유를 사랑하는 건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커피가 없는 아침과 주말의 허전함은 다른 어떤 것으로도 채우기 힘들 것 같다.

라떼 속으로 스며드는 우유 줄기 같아 보이는 표지를 넘기자, 커피를 연상케 하는 둥근 머그 자국의 각 장 제목과 커피색 폰트가 한눈에 들어왔다. 커피 없이 지내고 있는 아쉬움을 달래주기라도 하듯 커피와 함께 시작된 이야기는 사람들의 마음을 정성껏 추출하고 마침내 서로 섞여 들고 있었다.

‘흔히 로스팅을 사람의 일생에 비유한다. 그래서 로스팅을 커피의 꽃이라고 말한다. 오늘 볶는 커피는 에티오피아 이르가체페. 에티오피아 이르가체페가 사람이라면 같이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 에티오피아 이르가체페로 태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스스로를 커피 볶고 내리는 사람이라고 소개한 만큼 전문가다운 설명이 빛을 발한다. 800가지 이상의 향기를 갖고 있는 커피는 분쇄할 때, 물과 만났을 때, 입안에서, 그리고 다 마신 후의 향기가 각각 다르다고 한다. 아메리카노, 카페라떼 같은 기본 메뉴는 물론이고, 샤커레토, 민트 커피 같은 생소한 커피까지, 그리고 에티오피아, 과테말라, 브라질 등 산지별 원두도 모두 아우른다. 친절하고 깊이 있는 설명이 한 권의 커피 교과서로도 손색이 없다.

책에는 다양한 커피에 버금가는 수많은 사람들도 향기롭게 등장한다. 그 중에는 저자의 오래된 친구도 있고, 커피를 배우러 오는 수강생도 있고, 늘 같은 자리에 있어주는 가족도 있다. 일흔여섯 가지의 커피가 삶과 고스란히 연결되고 일흔여섯 개의 짧은 이야기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또 어떤 때는 사람과 커피를 대신하여 책이 등장하기도 한다. 커피 내리는 일 만큼 시와 소설을 읽는 일을 항상 기꺼워하며 지낸 것이 역력했다. 세계적인 작가의 작품들을 함께 음미하고 이승훈, 이병률의 시집을 읽고 또 읽는다.

커피와 여행과 책과 사람을 아끼는 그녀가 이끄는 대로 혼자 있고 싶은 시간을 내밀하게 보낸다. 커피 한잔 하고 싶은 마음, 울고 싶은 마음은 그렇게 가라앉는다. 그러고 보니 ‘울기 좋은 방’은 이병률 시인의 시 제목이었다.

울기 좋은 방 / 이병률

내가 묶여 있다
의자에 있다

눈 내리는 천장 없는 방에
별이 가득 차고 있다

화살나무가 방 안으로 자라기 시작한다

나도 너도 며칠째 먹지 않았으니
이 모든 환영은 늘어만 간다

이리도 무언가에 스며드는 건
이마에 이야기가 부딪히는 것과 같다

묶어둔
너를 들여다보는 동안
나는 엎드려 있다

나는 너에게 속해 있었다

- <찬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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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에서 영국으로 가는 배 안에서 생두는 바닷물에 젖고 오랫동안 바람을 맞았다. 영국 사람들은 그런 꿉꿉하고 눅눅한 냄새의 몬순 말라바르 커피에 지금도 향수를 느껴서 요즘은 기계적 훈증을 가하여 그때의 상태를 만들기도 한다. 냄새만큼 정확한 기억은 없다. 냄새는 기억으로 발현된다. 19쪽

* 손에 들린 샤커레토에는 이제 거품만 남았다. 에스프레소 투샷과 얼음으로만 만든 음료이다. 재료가 단순할수록 손이 많이 가는 것이 무언가 만드는 일의 비밀 같은 것이라면 샤커레토도 그렇다. 셰이커에 얼음이 반 이상 녹을 때까지 셰이킹해야 한다. 셰이커 안에서 에스프레소와 얼음이 낯설지 않을 때까지 만나고 서로를 받아들여 식구처럼 서로 섞여야 한다. 만드는 사람은 에스프레소에게 안부를 전하고 얼음에게도 안부를 전해야 한다. 그것이 커피에 대한, 커피를 만드는 사람으로서의 예의이다. 105-106쪽

* 흔히 로스팅을 사람의 일생에 비유한다. 그래서 로스팅을 커피의 꽃이라고 말한다. 오늘 볶는 커피는 에티오피아 이르가체페. 에티오피아 이르가체페가 사람이라면 같이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 에티오피아 이르가체페로 태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고유의 향으로 가기 위해 향이 변하고 말아야 하는 것이라면 뒤돌아보지 말자. 고유의 향을 내기 전에 사라지지 말자. 어느 순간 잘못하여 탄 향이 되어버린다고 해도 나는 어떤 존재를 견디면서 멈칫거리지 않을 작정이다. 살면서 잃었고 미워했고 사랑했던 사람이 몇몇 있다. 내가 사람의 탑을 쌓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서 나에게 경고하고 야단치며 산다. 상처받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라 상처 주는 것이 상처받는 것보다 아프기 때문이다. 118-119쪽

* 나는 에스프레소 기계와 마주서서 혼자 커피를 만든다. 에스프레소 추출 시간을 마음속으로 세어보는 건 어머니와 한몸이었을 때부터 했던 것처럼 이제 나에게는 숨소리 같은 것이다. 크레마의 색깔과 두께, 견고성을 살피는 것은 조상을 돌보는 일처럼 눈물겨운 일이다. 에스프레소 머신과 마주서서 분쇄한 커피를 담아 추출하고 있으면 모든 것을 잊을 수 있다. 황금색 크레마가 추출되는 그 찬란한 순간을 지켜볼 때, 설레는 우주를 느낀다. 내가 커피를 추출하는 사람이어서 황홀하다. 내가 커피가 되고 커피가 내가 되는 둘만의 순간이다. 126쪽

* 추출하면서 커피가 말을 걸어오는 것이 아니라 내가 커피에게 말을 걸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신에게 끝도 없이 원하기만 하는 그 염치없는 기도를, 커피는 뜨거운 물과 만나는 순간 욕심과 욕망은 털어내고 유약한 마음만 전해준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끝끝내 그 기도가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았다. 이루어진다는 것을 안 이후부터 기도하지 못했으나 기도할 수 있는 순간까지 뒤를 돌아볼 줄 몰랐다. 무엇을 원하고 있는 줄 몰랐다.모르는 것은 죄다. 모르는 것이 죄였음을 알고도 알려고 하지 않았으니 시련은 또 오겠다. 222쪽

* 블렌딩의 목적 중 하나는 서로의 장점을 부각시키고 단점을 완화해주는 데 있다. 완벽한 차와 커피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커피의 블렌딩이 아닌 차와 커피의 블렌딩은 사람이 함께 사는 것과 같다. 섞이지 않으면서 섞여 있는 것, 그래서 서로를 또렷하게 살게 하는 것이다. 다 갖게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모두 주는 일이다. 280쪽

* 커피는 800가지 이상의 향기를 갖고 있고 분쇄할 때의 향기, 물과 만났을 때의 향기, 입안에서의 향기 그리고 다 마신 후의 향기가 각각 다르다. 사람의 향기도 만나는 대상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 향기를 맡을 수 있는 대상과 만났을 때만 발현된다. 일방적인 것은 아무것도 없다. 무엇이든 상호적이다. 그러니 남 탓할 것도 없다. 342쪽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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