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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철학 에세이 1

동양철학 에세이 1

: 혼란 속에서 피어난 철학의 향연

[ 개정증보판 ]
김교빈,이현구 저 / 이부록 그림 | 동녘 | 1993년 07월 15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8.2 리뷰 7건 | 판매지수 4,6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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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1993년 07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352쪽 | 153*224*30mm
ISBN13 9788972977148
ISBN10 8972977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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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개정증보판을 내며
책머리에

바로보기…우리들의 동양철학
공자…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노자…인생의 보배를 간직하라
묵자…약자를 지키는 방패
장자…광활한 정신 세계의 끝없는 이야기
맹자…유가의 파수꾼
순자…동양의 프로메테우스
법가…인간을 조직하고 인간을 활용하다
명가…상식을 부순 사람들
농가…농사꾼의 영원한 벗
주역…점쟁이와 철학자
돌아보기…남은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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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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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자는 성이 묵(墨)이고, 이름은 적(翟)입니다. 공자·맹자·순자·노자·장자는 잘 알려져 있지만 묵자는 약간 생소한 느낌이 듭니다. 묵자는 태어난 나라도 불분명하고, 태어나고 죽은 해도 확실하지 않습니다. 대체로 공자보다 조금 뒤, 맹자보다 조금 앞이라고 짐작할 뿐입니다. 사마천의《사기》에도 묵자는 아주 간단하게 소개되어 있습니다. 그만큼 묵자의 사상이 지배층에게 반가운 사상이 아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묵자의 성이 본래 묵씨가 아니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묵(墨)’ 자에는 검다는 뜻이 있고, 또 붓글씨 쓸 때 사용하는 먹을 가리키기도 합니다. 어떤 학자는 그가 묵형이라는 형벌을 받았기 때문에 묵씨라 불렸다고 주장합니다. 묵형이란 죄인의 얼굴에 죄명을 먹으로 떠 넣는 형벌을 말합니다. 우리나라 조선 시대에도 도둑질을 하면 얼굴에 ‘도(盜)’ 자를 문신처럼 새겨 넣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당시 주나라에서는 지배층을 형벌로 다스리지 않았고, 피지배층에게만 형벌을 가했습니다. 그렇다면 묵자는 형벌로 다스려지는 하층민이었다는 얘기가 됩니다. ……
묵자 사상은 피지배 계층에게 엄청난 호응을 받았기 때문에 공자 이후 가장 큰 세력을 형성했습니다. 맹자가 “세상이 양주와 묵적의 주장으로 가득 찼다”라고 한탄한 것을 보면, 당시 묵자의 영향력이 대단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또 《한비자》, 《순자》, 《장자》 같은 책에서도 ‘유묵’이라고 하여 유가와 묵가를 나란히 놓고 있습니다. ……
묵자는 춘추 전국 시대의 다른 사상가들과 마찬가지로 자기 사상을 펼쳐 보려고 여러 나라를 돌아다녔습니다. 그러나 힘있는 제후들은 대부분 그를 반기지 않았습니다. 그 까닭은 그가 비천한 계층 출신이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그의 사상이 지배층의 이익을 위한 부국강병책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민중을 옹호한 묵자의 사상은 진나라에 의한 통일의 기운이 무르익어 가면서 약해지기 시작했고, 통일 이후 중앙 집권적 전제주의가 강화되자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져 갔습니다. 묵자 사상이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청나라 고증학자들에 의해서이며, 오늘날 중국에서는 사회주의와 유사한 부분에 초점을 맞추어 활발히 연구하고 있습니다. ……
묵가 집단을 이렇게 강한 힘으로 결속시키고 끌고 나간 철학은 무엇이었을까요? 그들 철학의 핵심은 겸애와 교리였습니다. 겸애는 서로 사랑하자는 뜻으로 정치적 평등의 요구였고, 교리는 서로 이익을 나누어 갖자는 의미로 경제적 평등의 요구였습니다. 그러나 이 두 가지는 서로 다른 것이 아닙니다. 겸애가 이루어지면 교리는 저절로 따라오는 것입니다. 묵자는 겸애의 반대를 별애라고 했습니다. 겸애가 무차별적인 사랑이라면, 별애는 차별적인 사랑입니다.
그러면 묵자는 무엇으로부터 겸애 철학을 끌어냈을까요? 앞에서 말했듯이, 묵가 집단에는 하급 무사들이 많았습니다. 어떤 학자는 묵자의 무차별적인 사랑 철학이 바로 이 하급 무사 집단의 행동 양식에서 온 것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군인들이 전쟁을 한다고 해 봅시다. 특히 묵가 집단처럼 방어 전쟁을 할 때 성벽에 둘러서서 적을 맞아 싸우는데, 성의 어느 한쪽이라도 무너지는 날이면 결국 다같이 죽을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 편 누구 하나 중요하지 않은 사람이 없을 것이며, 서로 사랑으로 아끼고 돕지 않으면 안 될 것입니다. 바로 이 같은 극한 상황에서 동고동락하던 체험을 철학화한 것이 겸애라는 주장입니다. 묵자는 겸애란 자기를 위하듯 친구를 위하고, 내 부모를 위하듯 친구의 부모를 위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반대로 차별적인 사랑이라면 자신을 위하듯 친구를 위할 수 없으며, 내 부모를 위하듯 친구 부모를 위할 수 없게 된다고 했습니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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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 것이며, 무엇을 할 것인가?
삶의 근본적인 물음에서 시작된 동양철학의 정수


동양철학이란 무엇일까. 영어로 필로소피(philosophy), 지혜를 사랑한다는 뜻의 서양철학과 달리 일반적으로 동양철학이라 불리는 중국철학은 엄밀한 의미에서 도학에 가깝다. 도를 깨닫는 것이 목적인 동양의 사유들은 도를 깨우치는 데 필요한 것은 지혜가 아닌 수양을 통한 덕이라 믿었다. 동양철학의 주축이 되는 이 사유들은 춘추전국시대에 탄생하였으며, 이는 중국 문화의 틀을 형성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 현재까지 영향력을 발휘하는 이른바 ‘제자백가’, ‘백가쟁명’이라 일컬어지는 사상이 왜 이 시기에 탄생했을까. 그리고 그들은 무엇을 말하고자 했나. 이것이 《동양철학 에세이》1권에서 말하는 핵심이다.

중국 역사상 사회·정치적으로 가장 큰 혼란기였던 춘추전국시대. 그 격변기의 무질서함을 바로 잡고자 몇몇 사상가가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기 시작한다. 그 시작이 바로 소크라테스, 예수, 석가와 더불어 세계 4대 성인으로 꼽히는 공자. 공자의 사상은 2500여 년에 걸쳐 인류에게 엄청난 영향을 끼친다. 그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동아시아 여러 나라 문화의 중심을 이끈 유가 사상의 대표자이다. 그 사상의 힘은 여전히 유효하다. 그를 필두로 사상가 노자, 묵자, 장자, 맹자, 순자가 자신의 실천적 철학을 제시하였고, 더불어 법가, 명가, 농가, 주역의 사상이 시대마다 영향력을 행사했다. 그들이 말하고자 했던 궁극적인 뜻은 단 하나, ‘어떻게 살 것이며, 무엇을 할 것인가’였다. 그들의 사상 속에는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탄탄한 논리와 함께 강한 실천 의지가 담겨 있다. 이 책은 올바른 시각으로 동양철학을 쉽게 이해하고, 우리가 함께 살고 있는 이 공간을 좀더 살 만한 곳으로 바꿔 보려는 사람들에게 정신을 단련하고 주변 사람들을 깊이 이해하는 데 밑거름이 되어 줄 교양서이자 필독서이다.

시리즈로 재탄생한 동양철학 입문의 고전 《동양철학 에세이》개정증보판 출간

1993년에 처음 출간되어 10년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독자가 찾고 있는 스테디셀러 《동양철학 에세이》1권의 개정판이 2권 출간과 더불어 시리즈로 새롭게 선보인다. 대학 신입생과 일반인들의 동양철학 입문서로 기획되었던《동양철학 에세이》1권은 세월이 흐르면서 독자 연령층이 점차 낮아져 이제는 중고등학생들이 즐겨 읽는 책, 중고등학교 교사들이 추천하는 책(‘전교조’ 추천도서, ‘책으로 따뜻한 세상 만드는 교사들’ 권장도서 등)이 되었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동양철학 에세이》1권 개정판에서는 편집과 디자인에 변화를 주었다. 《동양철학 에세이》가 동양철학(정확히는 중국 고대철학)에 입문하고자 하는 일반인은 물론이고 중고등학생에게까지 널리 사랑받아 온 것은 지은이들의 균형 잡힌 시각과 친절한 ‘강의체’ 때문이다.
지은이들은 책에서 우리 의식과 생활 속에 깊이 스며들어 있지만 자세히 알지는 못했던 공자 맹자 노자 장자 순자 법가 주역을 비롯하여, 비교적 덜 알려진 묵자 명가 농가 같은 제자백가의 주요 사상을 차근차근 소개한다. 하나의 사상이 탄생하게 된 사회역사적 배경과, 그 사상에서 중심 역할을 한 인물의 일생을 소개한다. 또한 사상의 핵심 주장과 당대에 그 사상이 가졌던 의미를 설명하는 동시에, 견해가 편향되지 않도록 오늘날의 시각에서 본 사상의 한계와 모순을 짚어낸다. 또한 공자와 맹자, 공자와 노자, 노자와 장자, 공자와 묵자, 맹자와 허행(농가), 순자와 한비자(법가) 등 각 사상의 다른 점과 공통점도 이야기하여 각 사상을 비교한다. 한 편 한 편 읽어가다 보면, ‘동양철학은 고리타분하고 지루하다’, ‘동양철학은 뭔지 몰라도 신비롭고 심오하다’와 같은 편견이 조금씩 사라지고, 2500여 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지금, 여기’에서의 생생한 철학으로 다가오게 될 것이다.

책속으로 추가
춘추 전국 시대의 혼란은 이기심에서 왔습니다. 이기심은 본질적으로 차별적인 사랑을 낳으며, 차별적인 사랑은 자기 자신, 자기 집안, 자기 나라에 대한 사랑으로 나타납니다. 묵자는 지배 집단의 차별적 사랑 때문에 생긴 침략 전쟁의 물결을 거슬러서 무차별적 사랑에 기초한 전쟁 반대론을 주장하였습니다. 사실 묵자의 전쟁 반대론은 겸애를 실현하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주장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전쟁을 반대한다고 외치는 것만으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무리 강력한 구호도 작은 실천을 따라갈 수 없습니다. 그래서 묵가 집단은 그러한 전쟁에 맞서는 방어 전쟁에 직접 참여하기도 했고, 방어를 위한 무기들을 새롭게 만들어 내기도 했습니다. 어떤 학자는 묵가 집단의 이런 모습을 가리켜 방어전을 위한 전쟁 청부업이라고도 했습니다.
묵자가 전쟁을 반대한 가장 큰 이유는 전쟁이 파괴적이고 비생산적이며, 개인의 사욕을 채우기 위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묵자는 그럴듯한 명분으로 전쟁을 벌이는 지배 집단을 도둑에 비유했습니다. 남의 집에 들어간 좀도둑이 처벌을 받는 것과 달리, 남의 나라를 침략한 큰 도둑은 오히려 칭찬을 받는다고 비난했습니다. 또 죄 없는 사람 한 명을 죽이면 살인자가 되고 열 사람을 죽이면 인간 백정이 되는데, 전쟁을 일으켜 수만 명을 죽인 자는 도리어 영웅이 되니 어찌 된 일이냐고 했습니다. ……
묵자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집단을 만들었고, 강자에 맞서 싸우기까지 하였습니다. 그러나 묵자는 혁명을 꿈꿀 수 없었습니다. 이 점은 그의 사상에 혁명적 요소가 있다는 사실과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묵자가 피지배 계층에 의한 혁명을 인정한다면 그것은 또 다른 공격 전쟁을 의미하게 되고 공격 전쟁은 겸애에 어긋나는 것이니, 스스로 자기 철학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을 부정하는 결과를 낳습니다. 이 점이 묵자의 꿈이 이루어질 수 없었던 내부 요인입니다.
그러나 더 큰 원인은 다른 데 있는 것 같습니다. 묵자 사상은 사회주의는 아니지만 사회주의와 유사한 점이 많습니다. 우리는 1990년을 전후하여 사회주의 국가들의 몰락을 보았습니다. 사회주의는 인간의 사회적 실천을 강조하면서, 헌신적인 자기희생과 꿋꿋한 도덕성을 바탕으로 유지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인간 내면에는 또 다른 욕구가 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이기심입니다. 사회주의는 강한 조직력과 이성적 판단에 근거하여 지탱되었고, 경험과 실천이 그 사회의 추동력이었습니다. 그러나 조직력에 틈이 생기고, 그 틈을 이기적인 욕구가 뚫고 나왔을 때 사회주의는 몰락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묵자도 이성에 호소함으로써 묵가 집단을 강철 같은 대오로 이끌어 갔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하늘의 뜻이라는 외피도 있었지만, 주된 동력은 이상 사회에 대한 갈망과 꿈이었고, 이를 통해 내적 성실성과 아울러 외적인 배척력을 함께 가질 때 유지될 수 있었습니다. 즉 팽팽한 긴장이 강한 단결력을 가져왔던 것입니다. 그러나 춘추 전국의 혼란이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었습니다. 혼란의 종말은 지배 집단의 몰락을 가져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들을 강화하였습니다. 혁명 이론이 없는 묵자의 철학이 이런 상황에서 더는 지탱될 수 없었던 것입니다. 또한 그러한 틈을 이기적 욕구가 그대로 놓아둘 리도 없었습니다. 결국 2500여 년 전 중국의 획기적인 사상은 꿈으로 남았던 것입니다. (본문 94~113쪽)

회원리뷰 (7건) 리뷰 총점8.2

혜택 및 유의사항?
동양고전이 어렵다는 생각이 들면 먼저 이 책을..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초* | 2016.09.29 | 추천8 | 댓글12 리뷰제목
  어떤 지역의 문화든, 문화란 바로 그 지역의 종교와 사상이 겉으로 드러난 것이라고 한다. 따라서 문화의 뿌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본질이 되는 사상의 이해가 필요함은 자명한 사실이다. 동양사상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동양사상에서 춘추전국시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거의 절대적이다. 우리가 흔히 동양사상이라고 부르는 제자백가들의 사상이 바로 춘추전국시대;
리뷰제목

  어떤 지역의 문화든, 문화란 바로 그 지역의 종교와 사상이 겉으로 드러난 것이라고 한다. 따라서 문화의 뿌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본질이 되는 사상의 이해가 필요함은 자명한 사실이다. 동양사상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동양사상에서 춘추전국시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거의 절대적이다. 우리가 흔히 동양사상이라고 부르는 제자백가들의 사상이 바로 춘추전국시대 세객說客들이 설파한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들이 이런 동양사상을 공부하는데 있어 가장 어려운 부분은 그것을 서양철학과 비교하여 공부하려는 태도 때문이 아닐까 싶다. 동양에는 본래 철학이라는 용어가 없다고 한다. 동양의 사유들은 도를 깨닫는 것이 목적이다. 그리고 이러한 도를 깨치는데 필요한 것은 서양철학이 추구하는 지혜가 아니라 수양을 통한 덕으로 보았다. 그러기에 동양사상은 철학이 아니라 도학에 더 가까웠다. 또한 동양사상은 대부분이 2500년 전인 춘추전국시대를 다루고 있고, 오늘날 우리가 이해하기 어려운 한자로 쓰여 있다. 그러다 보니 동양사상은 마치 고리타분한 과거의 철학처럼 생각되기도 하고, 어렵다는 선입감을 가지게 만들기도 한다. 그런 선입감들이 동양사상은 특별히 그것을 연구하는 사람들에게나 필요한 학문처럼 여기게 만든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제자백가들이 살았던 시대는 난세중의 난세였던 지라, 그들이 주장했던 사상의 폭은 넓고도 깊었다. 그들인 벌인 백가쟁명은 치국평천하의 근본 목적인 치도治道와 그 방법인 치술治術을 둘러싸고 벌인 논쟁을 일컫는 말이다. 천하를 재패하기 위해 제자백가들은 각종 사상들을 유세했지만, 진시황의 천하통일로 난세가 끝이 나고, 또 진시황 사후의 혼란을 한무제가 극복하면서 유가만을 유일한 관학으로 인정함에 따라, 다른 사상들은 사람들의 기억에서 멀어졌을 뿐이다. 그러나 그 시대를 풍미했던 사상들은 중국문화의 틀을 형성하는데 지대한 영향을 끼쳤으며, 그것은 곧 동아시아 전체에 영향을 끼쳤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그러기에 동양의 사상들은 우리의 과거는 물론 현재마저도 일정부분 규정짓고 있다. 바로 문화라는 이름으로 말이다.

 

  이 책 [동양철학 에세이]는 이처럼 과거는 물론 현재의 우리 의식 속에서도 자리잡고 있는 동양의 사유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자들은 동양사상을 올바른 시각으로 많은 사람들이 만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수많은 동양사상과 관련된 책들을 마주하면 우리는 우선 그 방대한 양에 질리고, 원전에 나오는 한자는 어려울 것이라는 선입감을 주어 선뜻 손을 내밀지 못하게 만든다. 그러나 이 책에서 저자들은 이처럼 우리들이 흔히 갖고 있는 동양철학에 대한 오해를 풀어줌과 동시에,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것이 동양철학 임을 알려주고 있다. 그들은 우선 동양사상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공자를 비롯하여 노자, 묵자, 장자, 맹자, 순자의 사상을 살펴보고, 시대마다 각기 다른 영향력을 행사했던 법가, 명가, 농가와 주역을 다루고 있다. 물론 이들이 동양사상의 전부는 아니다. 그렇지만 저자들이 다루고 있는 제자백가들의 사상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동양사상의 맥을 접할 수가 있다. 그들이 말하고자 했던 궁극적인 뜻은 똑같았기 때문이다. 난세에 어떻게 살 것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을 할 것인가가 수많은 제자백가들이 구하고자 했던 이상이었다. 비록 그것에 이르는 방법은 달랐지만 말이다.

 

  이 책의 특징은 말 그대로 에세이 형식을 띠고 있다는 점이다. 수많은 동양고전들이 등장하지만 그 책들에 대한 소개는 간략하다. 또한 소개하는 사상이 탄생하게 된 배경과 당시에 그 사상이 가졌던 의미에 대한 설명은 동양사상을 보다 쉽게 이해하도록 만든다. 더불어 오늘날의 시각으로 바라본 사상의 한계와 모순에 대한 설명은, 철학이 현실인식에서 출발하는 것이어야 함을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동양고전 속에 나오는 원문과 그 순서에 얽매이지 않고, 필요한 예문을 한글로 쉽게 풀어 쓴 것 또한 우리들이 어렵게만 느끼는 동양고전이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려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동양고전에 관한 책은 많이 읽는 편이다. 그것을 이해하고, 이해하지 못하고를 떠나 많은 사유거리를 주는데 있어서는 동양고전을 따라올 책이 없다는 생각이기 때문이다. 오래 전에 나온 책이지만 책 제목에 반해서 고른 책이었다. 그런데 동양고전에 대한 입문서로서도 손색이 없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일찍이 신영복교수는 동양고전을 읽으면서 고민해야 할 것에 대해 이렇게 말한바 있다. 고전공부는 고전에 관한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고전에서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과거를 기억하고, 또 어떤 과거를 망각할 것인가 하는 기억투쟁은 어느 시대에나 있었던 사상사의 쟁점이었고,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오늘날 우리가 말하는 고전들이란 오늘이라는 시대가 선택하고 구성한 것이라고 할 수가 있다. 따라서 고전을 읽으면서 고민해야 하는 것은 오늘이라는 시대가 선택한 관점이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이 책에서 저자들이 오늘날의 시각으로 동양고전들에 대한 한계와 모순을 말하는 걸 읽으면서 든 생각이다. 또한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저자들의 관점이 나와 같은지, 다른지를 떠나 일단은 동양고전이 생각만큼 어렵지 않다는 것, 또 그것을 읽어 보고 싶게 만든다는 점이다. [동양철학 에세이 2]권에서는 어떤 내용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자못 기대가 크다.

8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8 댓글 12
동양철학 에세이 1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책* | 2016.01.28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동양의 철학은 서양 철학에 비해 우리에게 아직 신비롭고 어렵습니다. 플라톤의 <대화>나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과 같은 고전들도 고등학생의 필독도서가 되어 있는 것이 익숙한데, 맹자나 장자는 낯설뿐더러, 왠지 아리송한 선문답(禪問答)을 읽고 고민에 빠지게 될 것 같은 부담이 느껴집니다. 저자도 이러한 점을 염려했었는지. 서문에서 먼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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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 철학은 서양 철학에 비해 우리에게 아직 신비롭고 어렵습니다. 플라톤의 대화나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과 같은 고전들도 고등학생의 필독도서가 되어 있는 것이 익숙한데, 맹자나 장자는 낯설뿐더러, 왠지 아리송한 선문답(禪問答)을 읽고 고민에 빠지게 될 것 같은 부담이 느껴집니다. 저자도 이러한 점을 염려했었는지. 서문에서 먼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이 책은 동양철학을 신비적으로 해석하거나 시대를 넘어선 보편적 가치를 부여하는 것을 거부합니다. 각 사상의 시대적 한계와 의미를 긍정적인 면과 아울러 부정적인 부분까지 드러내 보일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쉽고 간결하게 동양적 특징을 지닌 사상들을 하나하나 다루어 갈 것입니다.

 

그리고 동양철학에 대한 오해들을 몇 가지 짚어줍니다.

  

오해 1. 동양철학은 골동품 같은 것이다.

오해 2. 그리고 점술이자 운명학이다.

오해 3. 그래서 특별한 수행을 쌓은 사람들만이 깨달을 수 있는 비과학적이고 비논리적인 신비한 것이다.

 

이것들이 오해라는 말은 '동양철학은 현재에도 유효한, 발전이 진행 중인 학문이고, 점술과는 관계가 없으며,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일상적인 것'이라는 뜻이겠지요. 책은 10가지의 동양 사상을 다룹니다. 가장 잘 알려진 공자, 맹자부터 노장자 사상의 노자와 장자, 약자를 존중하고자 했던 묵자와 순자, 진나라를 세운 법가, 춘추전국시대의 소피스트 명가, 농민을 중시한 농가, 그리고 우리에게 사주팔자의 운명을 알려주는 주역까지. 얼마나 합리적인지는 직접 책을 읽어보면서 느껴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여기서는 제가 새롭게 알게 되었거나, 허벅지를 내리치며 '옳다구나'라고 외치고 싶었던 부분을 소개합니다.

 

공자는 "효()의 실천은 충()과 서()에 있다."라고 합니다. ()이란 마음속에 중심을 하나만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 반대는 환()입니다. 글자의 모양을 보아도 환에는 마음에 두 개가 들어 있습니다. 흔들림이 없이 자신이 믿는 바를 지키는 것. 그것이 충입니다. ()는 마음이 같아지는 것입니다. 남의 처지에서 생각을 해보라는 뜻이지요. 공자는 자식이 내게 이렇게 해주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부모를 대하고, 부모가 내게 이렇게 해주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자식을 대하라고 합니다. 충서를 실천하면 효가 저절로 이루어질 듯합니다.

 

묵자는 세상의 갈등을 '겸애(兼愛)'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겸애는 차별없는 사랑을 의미합니다. 강한 이가 약한 이를 괴롭히는 것, 나와 나의 가족에 대한 이익 때문에 남을 공격하는 것이 모두 이 차별적인 사랑 때문이라고 본 것입니다. 아래는 묵자의 겸애사상을 잘 보여주는 내용입니다.

 

만일 당신이 무슨 일 때문에 어딘가로 떠난다고 하자. (중략) 당신은 처자식을 어떤 사람에게 맡기겠는가? 자기 가족이나 다름없이 당신 가족을 돌봐 줄 사람에게 맡기겠는가, 아니면 당신 가족보다 자기 가족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에게 맡기겠는가묵자><겸애 하

 

순자는 성악설을 주장한 유학자입니다. 같은 유학의 계보이기에 그의 이론은 맹자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인간을 보는 기준이 선과 악으로 분명한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체감 상으로는 많은 차이가 느껴집니다. 순자는 악한 본성을 누르고 선을 행하기 위해서는 성(), (), (), ()4가지 마음 작용을 현명하게 다룰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은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생리적 본성이고, ‘은 나 이외의 대상과 만나서 느끼는 감정입니다. ‘는 대상에 대한 감정이 생긴 뒤 어찌할지 판단을 내리는 과정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는 판단을 내린 뒤 실천할 수 있는 용기와 의지를 말합니다. 각각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실제 성격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지요

 

순자는 이기적인 본성이 군자와 소인이 같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앞서 이야기한 노력을 통해 군자는 스스로를 조절할 수 있는 점이 다른 것이지요. 즉 군자와 소인은 태어나면서부터 본성이 다르다고 본 공자나 맹자와는 달리 모든 사람들을 평등하게 생각한 점이 순자의 특징이었습니다. 성악설이 '나쁜 인간'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만은 아닌 것입니다. 

 

이 외에도 많은 분들이 노장 사상이나 주역에 대한 이야기를 직접 읽고 싶으시리라 생각합니다이 두 사상은 현대 사회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으나, 제대로 이해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글쓴이의 생각입니다. 책에서는 다른 시각을 갖도록 독자들을 설득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점을 고려하시고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글쓴이는 마지막 챕터에서 중국의 작가 궈모뤄(若)가 쓴 콩트 마르크스의 공자 방문기(우리나라에서는 '마르크스, 공자에게 질려 도망치다'로 출간되어 있습니다.)>를 언급하며 동양철학이 현대사회에서도 잘 통할 듯하면서도, 어딘가가 어색한 부분이 있음을 보여줍니다.아마도 우리에게 맞게 잘 해석하고 활용해야한다는 의미겠지요. 그런 만큼 공부도 많이 필요합니다. 남에게 배우는 것이 아니라, 직접 읽고 공부해야 자신의 이론이 되고 자신의 삶에 적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어렵다고 생각되는 원전을 읽기 전에 이 책으로 워밍업을 해두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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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동양철학 에세이 1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흰*초 | 2018.06.11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맹자의 성선설과 순자의 성악설은 예전부터 지금까지도 많은 논쟁이 이루어지는 주제인데요, 저는 성선설을 지지합니다. 한 사람이 태어난 후, 주변 환경이 그 사람을 악하게 만드는 것이지 태어날 때부터 악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주역은 재미있는 학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에도 점을 치듯이 예전에도 64괘를 이용해 길흉을 점쳐보았다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사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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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맹자의 성선설과 순자의 성악설은 예전부터 지금까지도 많은 논쟁이 이루어지는 주제인데요, 저는 성선설을 지지합니다. 한 사람이 태어난 후, 주변 환경이 그 사람을 악하게 만드는 것이지 태어날 때부터 악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주역은 재미있는 학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에도 점을 치듯이 예전에도 64괘를 이용해 길흉을 점쳐보았다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사극 드라마 같은 것에서 주사위 같은 것을 굴리며 점치던 모습을 보면서 신기하고 진짜 있었냐고 생각했는데 주역이 이 생각에 확신을 주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동양철학 에세이는 살면서 한 번쯤은 읽어봐도 괜찮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동양철학에 관심이 없다면 다소 지루할 수도 있지만 아는 것을 보는 반가움과 모르는 것을 배우는 것은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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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12건) 한줄평 총점 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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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평점5점
추천 받아서 산 책입니다 잘 읽어보겠습니다. 사은품 카드 지갑도 정말 예쁘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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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e | 2022.02.17
구매 평점5점
좋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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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임 | 2021.03.11
구매 평점5점
좋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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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임 | 2021.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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