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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제국 연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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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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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4년 08월 23일
쪽수, 무게, 크기 432쪽 | 796g | 152*225*26mm
ISBN13 9791169812207
ISBN10 1169812201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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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를 두고 많은 학자들은 역사상 ‘최초의 세계사’라는 별명을 붙여주었다. 이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13세기 초 칭기스 칸의 제국이 탄생한 이후 14세기 후반 여러 지역을 지배하던 몽골의 정권들이 분열하고 붕괴할 때까지, 몽골제국의 역사는 그 자체로 이미 세계사였다. 몽골인들이 추진한 수많은 정복 전쟁들, 외교적 교섭과 사신들의 방문, 경제적 교류와 상인들의 활동, 종교의 확산과 선교사들의 왕래 등은 지구상의 수많은 지역을 하나의 네트워크에 연결시켰다. 그것은 13~14세기의 유라시아를 정치·문화적으로 연결시킨 ‘몽골웹(Mongol Web)’이었다. 『집사』는 바로 이 몽골웹이 포괄하는 제국 전역을 서술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13~14세기 세계사의 핵심이자 기축이었던 몽골제국의 역사를 올바로 이해하기를 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누구라도 『집사』에서부터 출발하지 않으면 안 된다.
---「『몽골제국 연대기』 서문」중에서

역사란 드물게 일어나는 기이한 정황과 놀라운 사건들을 입수하고 정리하여 그것을 글로 적고 책에 기록한 것임은 지혜로운 분들이 모두 인정하는 바이다. 각 시대의 좋고 나쁘고 중요한 사건들을 묘사하여 후손들에게 귀감이 되게 하고, 지나간 시대의 정황들이 다가올 시대에 알리며, 그렇게 함으로써 유명한 군주나 강력한 국왕들에 관한 설명이 시대의 페이지 위에 영원히 남도록 하는 것이 바로 학자의 임무이다. 그렇지 않으면 사건과 사실들은 시간의 경과와 시대의 흐름에 따라 사라져버리고 말 것이다.
---「프롤로그」중에서

칭기스 칸이 출생할 무렵인 12세기 중반 몽골 고원의 유목민들은 울루스(ulus)라 불리는 집단으로 나뉘어 살고 있었다. 울루스라는 말은 원래 ‘사람’, ‘백성’을 뜻하지만 ‘부족’, ‘나라’와 같은 뜻으로도 쓰였다. 당시의 대표적인 울루스로는 나이만, 케레이트, 타타르, 메르키트, 오이라트, 몽골 등이 있었다.

나이만은 고원의 가장 서쪽인 알타이 방면에 있었으며, 케레이트는 몽골 고원의 중심 지역에 위치해 있었다. 고원의 동부에는 타타르가 있었고, 초원의 북방, 즉 바이칼 호 남쪽의 셀렝게 강 유역에는 메르키트가 있었다. 가장 서북부에 해당되는 이르티쉬 강 유역에는 ‘삼림민’이라 불리던 오이라트가 있었다. ‘몽골’은 고원 중북부의 헨티 산지에 자리 잡고 있었다. 오논·케룰렌·톨라 세강이 발원하는 ‘삼하의 원류’가 있는 부르칸 칼둔 부근이 이들의 근거지였다.

1206년 테무진은 오논 강의 발원지에서 쿠릴타이를 열었다. 몽골 고원의 모든 유목민들이 자신의 지배 아래 통합되었음을 선포하고 ‘칭기스 칸’이라는 칭호를 취했다. 그의 출생 연도에 대해서는 1155년부터 1167년까지 견해가 다양하지만, 현재 몽골국에서는 1162년을 공식 인정하고 있다. 그가 열 살 남짓 되던 해에 아버지 이수게이가 타타르인들에게 독살된 뒤 테무진 일가는 부르칸 칼둔 산지로 숨어들어가 비참한 생활을 했다. 그러나 그와 형제들이 성장하면서 상황은 조금씩 호전되었다. 테무진은 옹기라트씨 데이 세첸의 딸 부르테와 혼인한 뒤 아버지의 의형제였던 케레이트의 토오릴(옹 칸)을 찾아가 그의 가신이 되었다. 그리고 이때부터 적대 세력을 하나씩 격파해나갔다. 그는 의형제 자무카와 결별했고 자신의 후원자 토오릴과도 충돌했으며 타이치우트·메르키트·타타르를 격파했다. 그리고 마침내 몽골 고원에서 가장 강력한 두 집단인 케레이트와 나이만을 격파함으로써 통일의 위업을 달성했다.

이후 칭기스 칸은 1227년 사망할 때까지 대부분의 시간을 대외 원정으로 보냈다. 먼저 몽골 고원 주변에 있던 키르기스(1207년)와 오이라트(1208년)를 복속시킨 뒤 도주한 나이만의 왕자 쿠출룩을 추격하기 위해 중앙아시아로 군대를 보냈다. 1209년에는 몸소 탕구트(서하)를 공격하여 이듬해 복속시키고, 마침내 1211년 여진의 금과 전쟁을 시작했다. 수도 중도를 포위당한 금은 1214년 몽골의 요구를 받아들이고 화친하기로 했지만, 몽골군이 철수하자 그해 여름 황하 이남의 개봉으로 수도를 옮겼다. 몽골군은 다시 남하하여 화북을 점령하고 금과 전쟁을 계속했다. 한편 호라즘으로 보낸 사신단이 1218년 시르다리야 하반의 오트라르에서 학살당한 사건을 계기로 칭기스 칸은 서방 원정을 시작했다.

1219~25년 7년간의 전쟁 끝에 신흥 대국 호라즘은 멸망했고 중앙아시아와 서아시아에서 번영하던 많은 도시는 폐허로 변했으며 주민들은 살육을 당했다. 이슬람 측 사료에 기록된 살육된 사람들의 숫자는 크게 과장되어 있긴 하나 파괴의 실상이 참혹했던 것은 사실이다.

칭기스 칸은 귀환한 뒤 다시 탕구트 원정에 나섰다가 1227년 사망했다. 그는 세계를 정복하고 모든 나라를 지배하는 제국을 건설할 생각은 하지 않았을지 모른다. 그러나 원정의 결과 중국과 중앙아시아의 농경 지역에 대한 지배가 현실화됨에 따라 그의 제국은 서서히 세계제국으로 변모하기 시작했다.
---「제1편 [칭기스 칸, 태동하는 제국]의 시작하는 글」중에서

1206년 호랑이해가 찾아왔다. 초봄에 칭기스 칸은 ‘아홉 개의 다리를 지닌 흰 깃발’을 세우고, 많은 사람들과 함께 장엄하게 쿠릴타이를 열었다. 그 자리에서 그는 축복을 받으며 보좌에 앉았다. ‘칭기스 칸’이라는 칭호를 정한 사람은 콩코탄 출신 뭉릭 에치게의 아들, 즉 ‘텝 텡그리’라 불리는 무당 쿠케추였다. ‘칭’은 강하고 단단하다는 뜻이며, ‘칭기스’는 그 복수형이다. 카라 키타이 군주들의 칭호인 ‘구르 칸’이 강하고 위대함을 뜻하는 것과 비슷하다.

쿠릴타이가 끝나자 칭기스 칸은 나이만족의 부이룩 칸에 대해서 원정을 나섰다. 부이룩은 울룩 탁 부근의 수자우 강에서 사냥을 하고 있었는데, 낌새를 차리지 못했다. 칭기스 칸과 그의 군대가 갑자기 들이닥쳐 그를 죽이고 그의 왕국과 천막, 부인과 자식, 말 떼와 가축을 빼앗았다. 쿠출룩 칸은 자기 부친 타양 칸이 살해되었을 때 도망쳐 숙부인 부이룩 칸에게 갔고, 메르키트의 군주 톡타이 베키도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그곳으로 갔다. 이들 두 사람은 다시 도망쳐 나이만 지방의 변경인 이르티쉬에 피신했다.

1207년 토끼해 가을, 탕구트 지방이 반란을 일으켜 물자를 보내지 않고 명령도 받들지 않았기 때문에, 칭기스 칸은 다시 그곳으로 출정했다. 이번 원정에서는 그 지방 전체를 정복하고 당당히 귀환했다.

같은 해에 칭기스 칸은 알탄과 부라를 키르기스의 수령들에게 사신으로 파견했다. 두 명의 키르기스 수령이 사신을 극진히 환대하고, 각자 자기 휘하에 있던 부하들을 그 사신과 함께 보내, 흰색 송골매를 바치고 칭기스 칸에게 귀순했다.

탕구트와 키르기스 지방에서 승리를 거둔 칭기스 칸은 1208년 용해에 자신의 목지로 돌아와 여름을 보냈다. 겨울에는 이르티쉬로 도망간 톡타이 베키와 쿠출룩을 치기 위해 출정했다. 도중에 전초병과 선봉대가 갑자기 쿠투카 베키를 수령으로 하는 오이라트족과 마주쳤다. 그들은 칭기스 칸의 군대에 대적할 수 없음을 깨닫고 귀순하여 향도 역할을 했다. 군대는 톡타이 베키와 쿠출룩을 급습하여 격파하고, 그들의 재산과 말 떼와 가축을 모두 약탈했다. 톡타이는 그 전투에서 죽었고, 쿠출룩은 소수의 사람들과 함께 다시 도망쳐 카라 키타이 지방의 구르 칸에게 피신하여 한동안 그곳에 머물렀다. 구르 칸은 그를 위로하고 ‘아들’이라 불렀다. 얼마 후 자신의 딸을 그에게 주었는데, 그의 최후에 대해서는 뒤에서 이야기하겠다.
---「제1편 [칭기스 칸, 태동하는 제국]의 “제3장 대외 원정과 제국의 팽창” 중 칭기스 칸의 즉위 장면」중에서

지금까지 어느 시대에도 세계 모든 지역의 민족과 온갖 계층에 대한 정황을 기록한 역사서는 집필된 적이 없다. 그러나 지금은 지상의 많은 나라들이 칭기스 칸 일족의 칙령을 받들고 있고, 키타이와 마친, 인도와 카시미르, 티베트, 위구르와 여타 튀르크 종족들, 아랍과 프랑크 등 각종 종교와 민족에 속한 현자와 점성가와 학자와 역사가들이 짐의 어전에 모여 있다. 그들은 각각 자기 족속의 역사와 설화와 신앙에 관한 글들을 갖고 있다. 그러니 그것들을 토대로 완벽한 개요를 짐의 이름으로 완성하고, 그것을 세계의 강역과 지리를 묘사한 책과 함께 모두 두 부분으로 집필하라. 그것을 상술한 『가잔 축복사』의 속편으로 만든다면, 유례가 없는 대집성이 될 것이다. 그 같은 기념물은 어느 시대의 제왕도 갖지 못했던 것이니 지체 없이 완성시켜, 나의 이름과 명예를 영원케 하라.
---「[에필로그]의 울제이투 칸의 『집사 』편찬 명령」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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