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관리나 애자일 소프트웨어 개발에 관한 훌륭한 서적은 많다. 하지만 오늘날까지도 애자일 환경에서 제품 관리를 어떻게 수행하는지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 책은 없다. 마치 애자일을 하는 사람이 일부러 그 주제를 피해온 것 같은 상황이라서, 제품 관리 전문가들은 멋지고 새로운 애자일 세상을 이해하는 데 아직도 어려움을 겪는다. 스크럼을 적용하는 회사가 점점 많아지면서, 스크럼을 적용할 때 제품 관리를 어떻게 실행해야 할지를 묻는 다급한 질문들이 더 늘고 있다. 나는 이 책을 통해 그런 질문에 답을 주고자 한다.
1999년에 처음으로 애자일 실천사항을 접했을 때, 비즈니스 부문과 기술적인 부문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서로 밀접하게 협업한다는 점에 매우 놀랐다. 그때까지만 해도 소프트웨어 개발은 비즈니스가 아닌 기술에 관련된 사람만 관심 갖는 것이라 생각했다. 2001년, 처음으로 애자일 프로젝트를 코치할 때 가장 힘들었던 점은, 제품 소유자를 애자일에 맞게 변화시키는 일이었다. 지금까지도 제품 소유권은 내가 컨설팅했던 회사가 경험한 가장 큰 걸림돌이면서도 성공요인이었다. 성공적인 제품을 개발하는 것뿐 아니라 스크럼을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것도 마찬가지였다. 세일즈포스닷컴이 애자일로 전환할 때, 이들을 이끌었던 크리스 프라이와 스티브 그린은 “첫 시도를 하는 동안 내내, 우리는 수많은 전문가들로부터 제품 소유자 역할이야말로 애자일 전환을 성공시키는 열쇠라고 들었다. 직관적으로는 그 말을 이해했지만, 그렇다고 제품 소유자가 자기 역할을 수행하면서 겪어야만 하는 커다란 변화를 우리가 진정으로 이해한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스크럼과 같은 애자일 방법론은 오래 전부터 알려진 “유일하게 변하지 않는 것은 변화뿐이다.”라는 진실을 따른다. 시어도어 레빗은 『근시안적 마케팅』(1960)에서, “자사 자체 조사결과에서 제품이 아직 구식이 아니라고 판명되었다면, 다른 회사가 곧 구식으로 만들어버릴 것이다.”라고 말했다. 크리스텐슨(1997)은 파괴적 혁신이 결국 모든 산업에서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단지 얼마나 빨리, 그리고 얼마나 빈번하게 일어날지가 확실하지 않을 뿐이며, 재빠르게 적응하지 못하는 기업은, 지금 당장 수익성이 좋더라도 문을 닫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다행히, 경험을 중시하는 스크럼은 끊임없는 변화와 예측불가능성이 주된 힘으로 작용하는 복잡한 상황을 처리하기 위해 새로운 것과 혁신적인 것을 다루는 데 알맞다. 만약 여러분의 비즈니스에 변화가 심하다면, 스크럼을 통해 강력한 동반자를 만날 것이다.
---「저자서문」 중에서
몇 년 전부터, 클라우드 컴퓨팅이나, 빅데이터 관련 말들이 많이 들린다.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과연 기업들이 추구하는 전략이나 비즈니스 방향과 얼마나 부합되고, 확실한 투자효과를 볼 수 있을지에 대한 궁금증이 든다. 하지만 그에 반해, 예전에도 중요했고 앞으로도 계속 중요한 말은, 바로 제품(Product)이다. 많은 기업이 제품을 만들고, 제품 기반의 서비스를 추구하고 있으며, 제품에서 성공한 경험을 살려 서비스 업체로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금융, 통신을 포함한 대부분의 산업 영역에서, 제품은 기업 비즈니스 모델의 기반에 속한다.
하지만, 성공한 기업들의 특성을 조사한 수많은 리서치 결과들은 고객이 중요하다고 이야기를 한다. 안타까운 것은, 국내에서도 그동안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진행하고, 수많은 제품과 서비스들을 개발, 운영, 유지보수하고 있지만, 고객 관점에서 성공적인 프로젝트가 얼마나 많았는지에 대해서는 선뜻 답하기가 쉽지 않다. 그만큼 고객을 위한 소프트웨어 제품이나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쉽지 않으며, 소프트웨어 개발 및 관리 역량을 갖춘다는 것이 매우 어려운 일임을 반증하는 상황이다.
기업 비즈니스 모델의 기반인 제품에 고객이 추구하는 가치를 얼마나 잘 반영했는지는 기업이 경쟁적인 시장에서 생존하고 나아가 지속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는 중요한 바탕이다. 따라서, 조직은 어떻게 제품을 기업의 고객을 중심으로 한 비즈니스 전략에 맞게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한 경험과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이 책은 바로 그런 내용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역동적인 시장 상황이나, 항상 가치를 찾는 유동적인 고객에 초점을 맞춘 소프트웨어 제품 개발 및 관리에 대한 경험을 전달한다.
다만, 이 책은 초보 독자들을 위한 책이 아니다. 실제 제품이나 시스템을 만든 경험이 있는 다양한 이해당사자들, 즉 고객, 사용자, 개발자, 운영팀, 관리자, 아키텍트, 모델러 등을 위한 책이다. 기업의 비즈니스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IT를 조직에 효과적으로 적용하려는 목적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관심을 가져야 할 내용이며, IT 리더라면 반드시 알고 활용해야 할 내용을 담고 있다. 소프트웨어 제품이 갖는 개발의 비가시성을 극복하면서도 어떻게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빠르고, 효과적으로 만들 수 있을까? 아니, 정말 소프트웨어 제품이나 시스템을 그렇게 만들 수 있을까? 과거에도 중요했고, 지금도 중요하며, 앞으로도 중요할 수 밖에 없는 ‘제품’에 관심이 있다면, 이 책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소프트웨어 제품 개발 체계를 확인해보기 바란다.
---「옮긴이의 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