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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암관의 살인

리뷰 총점8.0 리뷰 1건 | 판매지수 4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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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9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295쪽 | 316g | 128*187*15mm
ISBN13 9791198183002
ISBN10 1198183004

카드 뉴스로 보는 책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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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이면 골라도 이런 자식을 스카우트하다니. 남자는 과거의 자신을 책망했다. 하지만 애초에 선택지는 많지 않았다. 남자가 다니는 회사는 아주 좋게 말하면, 전 세계의 부유층들에게 리얼한 추리 게임을 제공하는 일을 한다. 클라이언트는 탐정 역을 맡아 살인사건의 추리를 즐기고 회사는 매번 클라이언트의 요청에 맞춰 공들여 게임을 기획하고 무대 제작부터 캐스팅, 시나리오에 이르기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준비한다. 공공연하게 말할 수 없는 이유는-이 게임에서 일어나는 살인이 진짜이기 때문이다. ‘탐정’은 말 그대로 리얼한 살인극을 수사하는 것이다. 그 강렬한 자극과 비일상적 경험을 위해 클라이언트는 수억 엔에 달하는 참가비를 아끼지 않는다. 이 ‘리얼 살인 미스터리’는 200년도 더 전부터 해외에서 비밀리에 활발하게 이루어지기 시작했고, 이를 위한 전문 회사까지 탄생했다. 남자가 일하는 곳이 바로 그 회사의 일본지부로 여기에서는 살인극부터 추리 게임에 이르는 전 과정을 ‘탐정 유희’라고 부른다.
--- p.15

···
고엔마에게 편지를 뺏겼지만, 사토의 머릿속에는 편지 내용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란포는 숨기고
세이시는 막는다
마지막으로 아키미츠가 목을 딴다

사람들로부터 편지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고 시즈쿠는 차례로 대답했다. 봉투에는 받는 사람의 이름만 적혀 있었고 보내는 사람의 이름이나 주소는 쓰여있지 않았다. 편지 내용도 봉투에 쓰인 이름과 마찬가지로 손으로 쓴 글씨가 아닌 인쇄된 것이라 필적감정도 불가능. 이런 편지를 받은 이유조차 모른다고 한다.
“정말 어렵군요. 이것만 봐서는 암호인지 협박장인지도 모르겠는데요.”
텐가와가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적극 나섰다.
“분명한 건 세 사람의 이름뿐이네요. ‘란포’, ‘세이시’, ‘아키미츠’.”
사카키가 식사를 하면서 말했다.
“각각 에도가와 란포, 요코미조 세이시, 다카기 아키미츠를 말하고 있는 건 틀림없을 것 같습니다.”
사토도 그건 추측할 수 있었다. 사카키의 미스터리 강의가 이어졌다.
“세 명 모두 일본 미스터리 소설의 기초를 닦은 거장들인 데다가 이 세 명이 함께 나오면 또 다른 해석도 가능하지요.”
“일본의 3대 탐정, 아케치 코고로, 긴다이치 코스케, 가미즈키 요스케를 탄생시킨 아버지라는 거지? 거기까진 나도 해석했어.”
시즈쿠가 말을 받자 히비코가 작게 손뼉을 쳤다.
“시즈쿠 씨도 보통이 아니네요-. 역시 미스터리 연구회.”
“아니에요, 미스터리 팬에게는 세계 3대 미녀보다 간단한 문제인걸요.” 시즈쿠가 쑥스러운 듯 겸손하게 말했다.
“그런가요-. 근데 세계 3대 미녀가 누구더라?” 골똘히 생각하는 히비코를 내버려둔 채 사카키가 말을 이어갔다.
“지금까지 해석으로 봤을 때 하나는 확실하네요. 보낸 사람은 미스터리를 매우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
“미스터리 연구회 멤버들에게 3대 미스터리 작가와 관련된 편지를 보낼 정도니까 말이지. 역시 사카키 선배야!” 이번에는 시즈쿠가 사카키를 추켜세웠다. 사카키는 겸손하기는커녕 의기양양하게 콧방귀를 뀌었다.
“어쩐지 불길한 느낌도 듭니다만.”
텐가와가 입을 열었다.
“첫 번째 줄 ‘란포는 숨기고’, 두 번째 줄 ‘세이시는 막는다’. 여기까지만 보면 보물찾기의 힌트처럼도 보이는데. 마지막 줄 ‘마지막으로 아키미츠가 목을 딴다’ 이 문장이 의미하는 건-.” 텐가와가 사람들을 둘러보았다.
“-살인 예고.”
식탁이 고요해졌다.
“살인인가요~? 그거라면 또 제 전문 분야죠-.”
히비코의 농담 섞인 한마디가 침묵을 깨트렸다. 다른 사람들의 표정도 밝기만 했다. 모두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것 같았다.
--- p.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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