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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과 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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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8월 23일
쪽수, 무게, 크기 544쪽 | 144*220*32mm
ISBN13 9791198796615
ISBN10 1198796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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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이디어는 유럽에서 맨해튼을 거쳐 들어온 것이었다. 이탈리아 사회주의 연맹 회원들은 파업에 돌입한 이탈리아 노동자들이 아이들을 굶주림과 위험에서 지키기 위해 지지자들의 가정에 맡긴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노동자들은 아이들을 먹이고 돌봐야 할 의무에서 벗어나 파업에 집중하여 승리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2월 7일부터 사회주의 일간지인 《뉴욕 콜》을 통해서 뜻있는 가정들을 모으는 광고를 내보냈다.

“아이들을 맡아주세요”

로렌스시에서 파업에 돌입한 노동자들의 아이들이 배가 고픕니다. 엄마 아빠들은 굶주림과 싸우고 있으며, 굶주림 때문에 파업이 무너질 수 있습니다. 어른들은 기꺼이 모든 고통을 참아내지만, 어린것들이 아파하는 모습은 볼 수 없습니다. 또 밥을 달라고 보채는 소리도 차마 듣지 못합니다. 노동자 여러분, 그리고 파업에 연대하는 여러분에게 알립니다. 이 투쟁이 끝날 때까지 노동자들의 아이를 맡아주실 분들은 우리 신문사로 이름과 주소를 보내주세요. 지금 당장 연락주세요.

《뉴욕 콜》로 수많은 편지와 전화가 쏟아졌으며, 탈출할 아이들 700명의 자리를 확보할 수 있었다. 모든 신청자는 면접을 보았을 뿐만 아니라 가정 방문까지 거친 후에 선별되었다. 《뉴욕 콜》의 헤드라인은 이랬다. “당신들의 아이들을 보내주세요!” 《일 프롤레타리오》의 헤드라인 문구는 더욱 따뜻했다. “그 아이들을 우리 아이들로 삼겠습니다.”

저녁 8시가 되기 직전, 붉은 깃발 수십 개가 군중들 머리 위로 펄럭였고 헤드라이트로 플랫폼을 비추며 기차가 미끄러져 들어왔다. 마치 일제히 신호라도 받은 듯이 〈라 마르세예즈〉의 허밍이 시작되어 기차가 완전히 정차할 때까지 계속 커져갔다. 그다음에 갑자기 환호의 함성이 터져 나왔다. 각종 모자들이 하늘을 날아다녔다. 잠시 후 곤히 잠든 조그만 아이들을 업은 남자들이 객실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조금 있다가 나이가 좀 있는 아이들도 나왔고, 두 줄로 대열을 지었다. 아이들은 콘크리트 바닥을 쿵쿵 밟아 행진하면서 연호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누구? 우리는 누구? 우리는 누구?”
“맞아요 우리는! 맞아요 우리는! 맞아요 우리는!”
“파업 노동자! 파업 노동자! 파업 노동자!”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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