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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500년의 거짓말

조선 500년의 거짓말

: 민중의 눈으로 다시 쓴 조선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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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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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4년 08월 23일
쪽수, 무게, 크기 588쪽 | 842g | 152*224*29mm
ISBN13 9791186542682
ISBN10 11865426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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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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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 글을 쓰는 내내 잊지 않으려 한 믿음이 있습니다. 민중을 배제하고 나면 그 시대 역사는 절반도 알지 못하는 것이며, 역사의 주체를 지배계급으로 국한한 역사는 절반의 진실도 말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그것입니다. (…) 저는 대다수 역사 서적이 다분히 편향적으로 해석하고 평가해온 이 주제들을, 조선 민중의 입지와 눈높이에서 다르게 해석하고 싶었습니다.
--- p.6~7

조선 역사 전체를 대강 머릿속에 떠올려보더라도 지배계급의 백성 사랑은 얼른 수긍이 가지 않습니다. 모름지기 진짜 사랑은 자기 안위를 걱정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서 시작되는 법입니다. 그런데 조일전쟁과 조청전쟁이 터졌을 때, 백성을 버리고 가장 먼저 달아난 이들은 임금과 조정의 사대부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이후로도 느낀 게 없는 사람처럼 행동하더니 결국 조청전쟁을 자초해 또다시 강토를 쑥밭으로 만들어 백성을 사지로 내몰았습니다. 그러고도 제대로 책임지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외침을 두 차례나 겪고도 그들은 조금도 달라진 모습을 보이지 않았으며, 언제나 놀고먹으며 땅을 늘렸고 자기 곳간 채우는 일에만 열심이었습니다.
--- p.19~20

생각해보면, 해방 이후 한반도의 남과 북에서 독재체제가 동시에 자리 잡은 것도, 체제 질서를 강조하고 신분 차별을 당연시한 성리학적 가치관이 이 땅에서 말끔히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위선적이고 간교한 지배 이데올로기, 즉 지배계급의 거짓말이 만들어낸 결과는 그만큼 고약하고 질겨서 많은 희생과 시간을 바쳐서야 비로소 바로잡을 수 있는 것입니다.
--- p.27

조선 창업 이래로 왕실 재정은 꾸준히 증가했습니다. 정도전의 좌절 이후, 한순간도 주저하거나 멈추지 않았습니다. 임금과 그 일족은 내수사(內需司)와 여러 궁방(宮房)을 앞세워 막대한 규모의 사유지를 불법적으로 소유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직접적으로 피해를 본 사람들은 대부분 힘없는 백성들이었습니다. 뜻있는 신하들이 질책하고 개혁을 요구했지만, 왕실의 부당한 횡포는 왕조 내내 멈추지 않았습니다.
--- p.37

조선 사회에서 양반 사대부들이 실제 부담한 의무로는 딱히 거론할 만한 게 없습니다. 그들은 한 사회의 지도층으로서 마땅히 이행해야 할 의무는 외면했고, 오로지 특권에 안주하며 세월을 보냈습니다. 물론 그들 가운데 유학의 본령에 따라 바른길을 걸은 참 선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하나의 계급으로서 양반 사대부들은 누리는 지위나 혜택에 상응하는 자질과 품격을 갖춘 집단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이 평생을 편히 앉아 놀고먹을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백성들의 피땀 어린 헌신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신분 귀천의 잣대를 칼같이 들이대며 백성들을 동등한 인간으로 대접하지 않았습니다.
--- p.71

실록을 검색해보면 왕실에서 백성을 침탈한 사례가 사대부가의 그것보다 훨씬 더 많이 발견되는데, 놀랍게도 제대로 판결하거나 처벌한 경우가 거의 없다시피 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듯 왕족들이 앞장서서 백성의 재산을 강탈하고, 임금은 대수롭지 않게 그들을 감싸고 두둔했습니다. 상황이 이러하니, ‘여염집을 빼앗지 말라’는 임금의 영이 양반 사대부들에게 제대로 먹힐 리 없었습니다. 이를테면 ‘왕실도 다 하는 일을 우리라고 못 할 건 무언가?’라며 잘못을 합리화하게 되는 것이죠. 결국 임금과 그 일족들이 사대부들의 강도질에 면죄부를 발급한 것이나 진배없습니다.
--- p.80

양반 사대부에게 관대한 법과 형벌 제도 역시 조선 사회가 부패를 용납한 또 하나의 요인이었습니다. 하급 관원과 아전은 부정한 상관을 고소할 수 없었고, 고을의 구실아치나 일반 백성이 부패한 관찰사나 수령을 고소하는 일은 법으로 금지되었습니다. 이른바 부민고소금지법이 그것입니다.
--- p.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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