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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사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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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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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4년 08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92쪽 | 510g | 140*210*25mm
ISBN13 9791172174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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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 하나가 깨져있었다. 깨진 유리 파편은 세라믹 바닥 타일 위로 흩뿌려져 있었다. 옆에 놓인 1인용 의자에도 파편이 보였다. 평소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의 테사의 머리카락이 뭉텅이로 바닥에서 발견되었다. 핏방울도 약간 보였다. 사실 약간이라고 하기에는 많은 양의 피였다. 제이스가 이미 갈아입은 옷에 남아 있던 자국과 비슷해 보였다.
--- p.7

사실이었다. 그때 그의 머릿속에 한 가지 생각이 스쳤다. 로지타는 그 날 약속에 늦게 나타났다. 제이스가 앤디와 카일을 식당에서 만난 건 6시 조금 넘은 시간이었고, 로지타는 7시가 되어서야 약속 장소에 나타났다. 같은 시간에 은행을 나섰는데. 어디에 갔었던 거지?
--- p.31

호버트 말이 맞았다. 그곳에서 나와야 한다. 이미 그곳에서 해야 할 일은 다 끝낸 상태고, 내일 반짝반짝 빛나는 새 신분증을 들고 시내를 돌아다니는 동안 짐을 보관할 새로운 장소가 필요했다. 만일 나쁜 새끼가 오늘 하루 종일 나에 대한 정보를 입수했거나 혹은 누군가 내가 나의 안락한 집에서 떠나는 걸 보기라도 했다면 내가 다른 주의 어느 지저분한 숙소에 머무르고 있다는 걸 그에게 이미 알려줬을 수도 있다. 그리고 나쁜 새끼는 그 소식을 듣고 웃고 있겠지.

너는 절대 나를 벗어날 수 없어. 나 없이 너는 아무것도 아니야. 넌 그냥 아무것도 아니야.
--- p.97

그 기억의 잔상은 여전히 제이스의 분노를 일으켰다. 분노는 저 깊은 곳에서부터 치밀어 올라 목구멍까지 차올랐다. 그 여자는 지금 자신의 아내이다. 제이스는 자신이 테사를 치료해 주던 그날 밤, 그녀가 그를 쳐다보던 눈길을 잊지 못한다. 그녀는 상처 입은 한 마리 새와 같았다. 이전까지 그녀의 인생에 있었던 남자들이 그녀를 착취했던 것과는 다르게, 제이스가 그런 행동을 하지 않는다는 것에 감사를 느끼고 있었던 것 같다. 제이스는 그때까지만 해도 그녀의 파란만장한 과거 이야기를 알지 못했다. 아마 그 순간 그곳에서, 그가 첫눈에 반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싶다. 한쪽은 부어 있고, 이전에 다친 다른 쪽도 낫는 중이었는데. 그럼에도 여전히 커다랗던 그녀의 눈망울. 피가 나고 있음에도 아름다웠던 입술. 주변 피부가 보랏빛과 푸르스름한 색과 고리 모양으로 멍이 들어있는, 기다랗기만 하던 그녀의 목.
--- p.149

모두 거짓말이었지만 그들은 알지 못했다. 그렇지만 나는 제이스와 실제로 공통점이 많았다. 그저 그런 것들에 대한 공통점이 아니었을 뿐이다. 나는 화목한 가정에서 태어나지도 않았고 숙제를 하면서 갓 구운 쿠키를 먹어본 적도 없었다. 응원전에는 당연히 참여해본 적도 없고 고등학교는 졸업조차 하지 않았다. 그들 또는 에반이 아는 나에 대한 진실은 제이스와 내가 실제로 어떻게 만났는지에 대한 것뿐이었다. 그의 전 룸메이트 데이먼과 있었던 그 날 밤의 이야기. 내게 일어났을 수도 있었던 그 날의 이야기. 세상에, 벌써 옛날이야기처럼 느껴진다.
--- p.268

우리는 함께 차를 타고 바닷가에 있는 식당으로 갔다. 아직 가본 적 없는 곳이었다. 아직 금요일 6시도 안 된 시간이었기에 진짜 주말 방문객들은 아직 무리 지어 나타나지 않았고, 그 덕에 우리는 예약 없이도 식당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제이스는 레드와인 한 병을 주문하고 테이블 위로 내 손을 잡았다. “당신이 자랑스러워.” 온 얼굴에 미소를 머금은 채 그가 말했다. “이제 곧 이 근방에서 제일 고객들이 많이 찾는 디자이너가 될 거야. 어쩌면 주 전체에서 제일 잘 나갈지도 모르고.”
--- p.296

부두에 이르러 나는 신고 있던 슬리퍼를 벗고 부두 옆에 걸터앉았다. 서쪽을 바라보니 해가 지는 모습이 보였다. 하늘이 눈앞에서 아름다운 분홍빛으로 변했다. 구름도 솜사탕 같아 보였다. 발가락 끝이 물 바로 위에 닿을락 말락 했지만, 물에 젖지는 않았다. 나는 물을 내려다보며 호수에 비친 나를 바라봤다. 두려움에 가득 찬 모습이었다.

진정해. 넌 안전해.

세상은 고요했고 들리는 소리라고는 해조류나 피라미를 찾기 위해 물가로 올라오는 물고기가 내는 꿀렁거리는 소리뿐이었다. 물고기들은 자신들을 맛있는 저녁으로 만들기 위해 낚시꾼들이 던져주는 빵 조각에 익숙한 것 같았다.
--- p.315

나는 바닥에 나뒹구는 유리 램프 파편 하나를 집어 들고 그의 아킬레스를 찔렀다. 그의 입에서 나오는 소리는 마치 동물의 포효 같았고 바닥으로 쓰러진 그는 자신의 발목을 움켜잡았다. 그는 계속해서 고통에 몸부림쳤다. 나는 손바닥을 희생해 깨진 유리 조각 위를 기었다. 자유를 얻기 위해 문 쪽으로 기어갔다. 그가 나에게 손을 뻗은 순간 나는 바닥에서 일어섰고… 그것이 그가 나를 자신의 손아귀에 넣으려는 간절한 마지막 시도였다.
--- p.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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