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고 행복한 육아는 부모와 아이가 맺는 관계에서 결정된다. 부모와 아이의 관계가 탄탄하면 부모는 그 기초로 아이를 미래의 동량으로 키울 수 있다. 잘 맺어진 관계에서 부모는 아이에게 삶의 가치를 가르칠 수 있으며, 아이는 부모로부터 배워야 할 것을 받아들이고 배운다. 관계가 좋으면 그 사람의 말을 듣기 마련이다. 아이가 부모의 말을 듣는다면 육아는 쉽고 행복해진다. 내 아이가 10살이 될 때까지, 관계라는 주춧돌을 잘 놓는 부모가 되자. 이 시기가 부모와 아이가 관계를 잘 맺을 수 있는 결정적 시기다. 아이가 부모를 가장 좋아하고 필요로 하는 품 안의 기간이기 때문이다. 이 10년이 부모와 아이의 100년을 좌우한다.
--- p.22~23
부모는 아이와 잘 맺어진 관계 속에서 ‘평소에는 온화함’으로, ‘훈육 상황에서는 단호함’으로 육아를 해야 한다. 온화함에는 미소와 칭찬, 격려와 위로 등이 포함된다. 단호함에는 엄격함과 부모 말이 곧 규칙이라는 신뢰가 들어있어야 한다. 부모의 온화함은 아이의 내면을 따뜻하게 채우고, 가치감과 자존감을 올려주며, 훈육 상황에서의 단호함은 아이에게 세상의 이치와 규칙을 알게 하고 조절력을 높여준다. 이런 부모에게서 자란 아이는 유연함과 단단함을 장착한 멘탈 강한 아이로 성장한다.
--- p.25
미성숙한 아이는 자기 욕구대로 하려 하는데, 부모는 욕구대로만 하려는 아이를 제지하고 바르게 이끌어주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부모가 보여야 할 것이 단호함이다. 육아를 하다 보면 부모의 단호함이 필요할 때가 많다. 부모의 역할은 아이의 바른 태도와 습관을 형성해 주고, 규칙을 알려주어야 하며, 아이 자신과 타인의 안전을 지키도록 가르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이는 욕구와 감정대로 행동하려는 발달 과정에 있으므로 부모의 가르침에 순순히 따르지 않는다. 하지만 부모는 자신의 감정이나 행동을 다루는 데 서툰 아이를 반복해서 가르쳐야 한다. 아이가 떼쓰고, 고집부리고, 거짓말을 하는 등 옳지 않은 행동을 할 때는 훈육도 해야 한다. 이때 보여줘야 할 것이 감정 조절력을 갖춘 부모의 단호함이다. 만약 부모가 단호해야 할 때 그냥 넘어간다면 아이는 ‘제 맘대로’ 살게 된다. 하고 싶으면 하고, 안 하고 싶으면 안 하는 통제 불가의 사람이 되는 것이다. 부모는 아이의 제 맘대로 욕구에 끌려가지 말고 단호하게 가르쳐서 해야 할 일은 하도록 해야 한다. “하기 싫어도 해야 해.” “하고 싶어도 하면 안 돼.
--- p.28~29
부모의 양육 유형을 파악하는 것은 육아에서 중요한 일이다. 양육 유형은 양육에 대한 부모의 태도를 말하며, 유형에 따라 부모와 자녀 관계가 결정된다. 또한 자녀의 정서 발달, 성격, 자아정체성 형성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나는 어떤 유형의 부모일까?’를 아는 것은 부모로서의 육아 효능감을 높이고 육아를 좀 더 쉽게 해준다. 내가 어떤 유형의 부모인지 알면 자신을 돌아보며 양육 방식을 보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유용하다.
--- p.31
아이는 ‘기질’이라는 밑그림을 타고 난다. 내 아이를 잘 키우고 싶다면 타고난 기질인 밑그림을 잘 살려서 성장하도록 도와주자. 기질은 좋고 나쁨이 있는 게 아니다. 성격에 장단점이 있듯 기질에도 장단점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강조하지만 아이의 기질에 대해 부모가 약점 삼거나 비난하면 아이는 자신을 그렇게 규정하고 부정적인 정체성을 형성한다. 아이의 기질을 탓하지 말고 기질의 강점을 잘 살려서 키우자. 최소한 아이의 기질을 비난하거나 걱정하는 이런 말은 삼가야 한다. ”그렇게 까다로워서...“, ”그렇게 느려서...“, ”그렇게 순해빠져서...“
--- p.53~54
내 아이에게 간절히 바라는 것을 말과 눈빛으로 건네자. 그리고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해 주자. 아이의 존재가치는 부모의 “너는 있는 그대로 소중한 존재야”라는 말과 부모의 기대가 합쳐져 올라간다. 말과 눈빛이 조합될 때 더 완벽해진다. 아이를 바라보는 부모의 ‘1초 눈길’이 아이의 인생을 결정할지도 모른다. 싸늘하고 냉정한 포기의 눈길로 보내는 ‘너한테 뭘 기대하니’라는 메시지 한 줄은 상대를 단박에 쓰러뜨릴 강한 독성을 품고 있다. 아이러니하게 부모가 자식에게 그렇게 한다. 어떤 부모도 이런 부정적 자아상을 심어주고 싶지 않음에도 그렇다. 부모는 아이가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내도록 해주고 싶다. 그렇다면 간절히 원하고, 진심으로 말하라.
--- p.132
자아정체성은 한 마디로 ‘나’를 아는 것이다. 그리고 나와 관련된 또 다른 나를 찾고 아는 것이다. 나와 관련된 것은 많다. 부모, 자신이 태어나 자란 곳, 나를 사랑하는 방법, 힘들 때 극복하는 방법 등이다. 이 중에서도 나와 부모, 태어나 자란 곳을 안다는 것은 ‘나는 유기적으로 연결된 존재’임을 인식하는 중요한 연결 고리다. 자신은 결코 하늘에서 뚝 떨어진 존재가 아니고,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하는 것은 아이 인생 항로의 좌표를 갖게 한다. 길을 잃지 않게 하는 북극성 같은 존재가 아이에게 있음을 인식하게 하는 것이기도 하다.
--- p.145
내 아이는 하기 싫은 일을 어떻게 대하는가. 어렵고 힘든 일은 회피하는가. 자신의 기분을 내세우고 핑계만 대는가. 하고 싶지 않지만 해야 할 일은 하려고 노력하는가. 열심히 했음에도 실패했을 때는 어떻게 하는가. 아이가 어렵고 힘든 일 앞에서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를 살펴보고 해낼 수 있도록 고통에 대한 대응능력과 조절력을 길러주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부모는 격려도 하겠지만 훈육이 필요한 상황을 맞닥뜨렸을 때는 단호하게 아이를 가르치고 이끌어야 한다. 그런 수많은 반복을 거치며 마침내 아이는 해야 할 것을 스스로 해내는 조절력이 높은 아이, 그리고 멘탈이 강한 아이로 성장할 것이다.
--- p.192~193
아이들의 삶이라고 해도 이렇게 간단하지 않다. 원하지 않아도 자신이 해야 할 일이면 상황을 받아들이고 해내야 한다. “이럴 수 없어” “하기 싫으니까 안 할 거야”라고 거부한다면 세상도 아이에게 녹록지 않음을 보여줄 것이다. 아이의 삶이 진취적이고 의연해지려면 ‘받아들임’ 없이는 안된다. 기쁨, 행복 따위만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다. 그 반대되는,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중요하다.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도 자신에게 이해시키며 해결해 나가도록 도와주어야 그릇이 큰 아이로 성장한다. ‘다른 사람의 말이나 행동, 형편을 잘 알아서 긍정하고 이해한다’라는 납득의 의미는 받아들임, 즉 수용의 가치를 잘 표현하고 있다. 문제는 이해할 수 없는 일도 받아들여야 할 때의 태도다. 억울한 일, 힘든 일, 못하는 일, 하기 싫은 일 등의 상황은 아이 앞에 언제든 나타날 수 있다. 그럴 때마다 받아들이지 못하고 회피하면 부적응자가 된다. 어떤 것도 일단은 받아들이고, 해보고, 안 되면 다시 수습해서 도전하는 과정이 쌓이면서 멘탈이 강해지고 해낼 능력도 향상된다.
--- p.210~211
과정보다 결과에 집착하고 인간관계에서도 하수의 위치에 있다면 어릴 때 채워지지 않은 의존적 욕구 때문이다.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다고 속상해하며 자기 연민에 빠지거나 다른 사람을 원망하면 직장에서든 친구 관계에서든 대접받지 못하는 사람이 된다. 어떤 조건과 상황에 상관없이 소중한 사람, 사랑받는 아이임을 알려주고, 보여주고, 느끼게 하며 아이의 의존적 욕구를 채워주는 부모는 정서적 안정감을 탄탄하게 해주는 훌륭한 부모다. 아이는 보호와 사랑, 관심과 배려를 통해 받고 싶은 욕구를 충족하며 부모와의 유대감을 바탕으로 세상과의 교류에도 자신감이 있다. 설령 타인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이 생기더라도 쉽게 흔들리고 상처받지 않는다. 아이의 정서적 의존 욕구를 채워주는 것은 어떤 물질적 투자도 뛰어넘는다. 지금 내 아이에게 채워주자. 거창하지도 않고 어렵지도 않다. 이런 표현이면 된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말이다. 그 말을 입 밖으로 소리 내어, 그리고 아끼지 않고 전하는 것이다. “네가 사랑스러워.”, “너는 우리에게 축복이야.”, “너를 있는 그대로 사랑한단다.”
--- p.141~142
아이가 부모의 도움 없이 공부를 좋아하고 지속적인 집중력을 발휘하며 자기주도학습을 하는 정도까지 바라지 않는다고 해도 공부를 외면하거나 싫어하면 자존감에 문제가 생긴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자존감은 유능감과 효능감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공부에 무능감을 느끼면 긴 학창 시절을 거치면서 자존감은 바닥을 친다. 그리고 공부 재능은 타고나는 것이라고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부모가 어느 정도까지는 올려주고 빛을 발하게 도와주어야 한다.부모는 아이에게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게 도와줄 수 있다. 성적이 우수한 것과는 다른 의미다. 최소한 공부를 외면하지 않게 하려면 ‘해낸 경험’이 많아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자. 해냈다는 성취감과 성공 경험을 많이 하도록 도와주면 아이는 차츰 부모의 도움 없이도 스스로 동기부여하고 공부하게 된다. 내 아이가 공부에서도 인내하고 노력해서 끝까지 해내는 힘인 지구력을 장착한다면 어떤 분야에서든 자신이 원하는 만큼 이룰 것이다. 공부 자존감만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그 실력이 기본이 되어 다른 일에서도 인내와 끈기의 그릿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학생 시기에 마땅히 해내야 할 어렵고 힘든 공부라는 과업을 성공적으로 성취했으니 성장 시기마다 해낼 일을 결국, 잘 해내지 않겠는가.
--- p.253~254
부모는 아이가 존재 자체에 대한 충분한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존재다. 더불어 아이의 학업성취도를 높여주고 결국 해내도록 돕는 존재다. 부모는 그런 위대한 존재다. 아이의 학업성취도를 높이려면 학습에 대한 부모의 소신이 확실해야 한다. 가장 고난도의 과업을 이뤄내는 아이에게 학습에 대한 부모의 소신이 흔들림 없어야 아이는 견디고, 버티며 긴 학습 여정이라는 발달 과업을 성공적으로 이뤄낸다. 학습력을 좌우하는 결정적 시기인 초등 3학년까지 아이 학습에 대한 부모의 철학과 소신이 긍정적이어야 하는 이유다. 이제 공부 잘하면 무슨 소용 있느냐고 의심하지 말자.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건 아이가 공부해야 할 시기에 학습력이 높으면 행복감과 만족감이 높다는 사실이다. ‘공부만 잘하는’ 아이가 아니라 ‘공부도 잘하는’ 아이, ‘발달 과업을 잘 이룬’ 멘탈이 강한 아이인 것이다.
--- p.274~275
소속과 연결의 힘은 아이의 소통 능력과 사회성에 중요하게 작용하며 자신감과 공부로도 이어진다. ‘대인관계가 좋은 아이들이 자존감도 높다’라는 연구 결과처럼 관계 능력은 자존감과도 직결된다. 하지만 ‘관계’는 항상 잘 맺을 수만은 없다는 게 문제다. 관계의 특성은 관계를 맺고, 관계를 이어가고, 그 과정에서 꼬이기도 하고 원치 않게 끊어지기도 한다. 아이 역시 자신이 원치 않는 상황에서 따돌림을 당하거나 따돌리는 처지가 될 수도 있고, 무리에서 탈락하거나 잘 지내던 친구와 멀어지는 경험도 한다. 친구가 안 놀아줘서 속상할 때도 있을 것이며 거절당해서 당황스럽고 세상이 캄캄해지는 순간도 경험할 것이다. 부모로서는 ‘별일 아닌 사소한 것’이 아이에게는 하늘이 무너져 내릴 만큼 ‘엄청난 사건’이 되어 등원 거부와 등교 거부로 이어지기도 한다. 아이의 인간관계에서 부모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 p.285
친절하게 알려주고, 같이 하면서 성공을 경험하게 하고, 성취를 칭찬해 주며 아이의 일상생활 능력을 올려주자. 생활력은 적응력이자 생존력이다. 스스로 할 줄 아는 게 많은 사람이 자신감을 가지고 성취해 나간다. 내 아이가 집안일에서 유능하도록 키우자. 집안일 잘하는 아이가 공부도 잘하고, 집안일 잘하면 공감 능력, 정서 지능이 높아지며 할 수 있는 게 많은 아이가 결국 성공한다.
--- p.350